2인 게임, 배틀 라인 리뷰
개인적으로 몹시 좋아하는 게임이라 글을 써봤습니다.
쇼텐토텐은 플레이해본 적이 없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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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보드게임 작가인 라이너 크니치아는 독일인으로 수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은행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경제관념이 잘 녹아난 보드게임을 많이 디자인했는데 유명한 것이 경매 3부작 시리즈(모던아트, 메디치, 라)가 있습니다. 이외 타일 놓기 3부작(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사무라이, 사막을 지나서)도 만들기도 했고, 600여 가지의 보드게임과 책을 출판하여 세계에서 가장 多作을 한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My City'라는 테트리스 타일배치 시스템을 활용한 레거시 게임을 내놓아 상당한 호평을 듣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글판이 나오길 기원하고 있습니다.ㅋㅋ
어쨌든 이 작가가 만든 수많은 게임 중에 오늘 소개해드릴 'Battle Line'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원래 1999년에 '쇼텐토텐'이라는 이름으로 출판하였다가, 2000년에 이 게임을 재구현하여 테마를 '스코틀랜드→헬레니즘'으로 바꾸고 '전술 카드'라는 개념을 추가해 배틀라인이라는 이름으로 GMT사에서 발매 한 게임입니다. 크니치아의 발언에 따르면 유럽 시장과 다르게 미국 시장은 테마를 중시해서 테마가 조금 더 잘 느껴지는 쪽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디자인적인 면에서만 헬레니즘 시대 느낌이지, 테마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쇼텐토텐이 조금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아트웍이라면 배틀라인은 연륜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 느낌이 물씬 느껴집니다...ㅋㅋ
예~전에 보드피아에서 만원 후반? 2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드게임 입문할 당시에 들여놓아 지금까지 아내와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으로, 아내와 제가 동시에 재밌었던 보드게임을 꼽으라면 Top3안에 드는 게임입니다. 2인 전용게임 중 입문용 보드게임에 이만한 명작이 없다고 생각해 허접하지만 리뷰를 써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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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성
어른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사이즈입니다. 가로 15.5cm 세로 23cm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원정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 한 모양인지, 페르시아군과 그리스군대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중앙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그려져 있네요ㅋㅋ
보드게임 긱에서는 평점 7.4점을 받았고 웨이트가 1.9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난이도입니다. 2인 전용 게임이고 플레이 타임은 대략 15분~20분 정도가 걸립니다.
설명서는 흑백으로 인쇄된 종이가 딸랑 1장 들었습니다.
게임에서 깃발 대용으로 쓰이는 폰입니다. 9개가 들었습니다. 이걸 누가 몇 개를 자기 진영으로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립니다.
전술카드는 10장이 들었습니다.
전술 카드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로 조커로 사용되어 우리 측 전력을 강화시키거나, 상대방의 플레이의 전략에 훼방을 놓는 용도의 카드들이 있습니다.
알렉산더와 다리우스 카드가 있는데, 가장 강력한 카드로 다른 카드들에 비해 월등히 좋습니다...
일반 카드는 60장이 들었습니다.
1~10까지의 숫자가 적힌 카드가 6가지 색상(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녹색, 보라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슬리브는 여타 GMT 게임들이 그렇듯이 6590사이즈입니다.
헬레니즘 시대 페르시아 군과 그리스 군의 이미지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대다수의 이미지가 '커맨드 앤 컬러스 고대'에서 재탕되었습니다.ㅋㅋ
좌측=배틀라인, 우측=커맨드 앤 컬러스 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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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게임 방법
※이외 세부적인 내용들은 규칙서를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신은 고대 전장의 리더가 됩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앙에서 혹은 측면에서 적을 압도해야합니다. 적을 공격하거나, 수비하거나 때를 기다리는 것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 배틀라인에 군사를 소집할 것입니까?
※승리조건 : 9개의 깃발 마커 중 인접한 3개의 깃발을 획득하거나, 5개의 깃발을 획득하면 승리합니다.
3-1. 세팅
9개의 깃발 마커(빨간색 폰)를 중앙에 쫙 깔아줍니다. 양 사이드에 일반 군사 덱과 전술 덱 더미를 둡니다. 플레이어 마다 7장의 카드를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3-2. 행동
자기 차례에 핸드에 있는 카드 중 1장을 9개 깃발 구역 중 원하는 곳에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카드 1장을 뽑는데, 일반 군사 더미에서 뽑아도 되고, 전술 카드 더미에서 뽑아도 됩니다. 전술 카드는 7장의 핸드 제한 범위 안에서 원하는 만큼 뽑을 수 있지만,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제한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사용한 전술카드 보다 +1개만큼 사용할 수 있음=상대방이 아직 전술 카드를 1개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나는 1장을 사용할 수 있고, 상대가 1장을 사용했다면 나는 2장까지 사용할 수 있음)
3-3. 대형
깃발에 내려놓는 카드는 최대 3장까지입니다. 이 3장의 카드 조합이 상대가 내려놓은(혹은 앞으로 내려놓을) 카드 보다 더 강한 조합이라면 깃발을 내 쪽으로 가져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약한 대형 조합입니다.
※만약, 상대방과 같은 조합을 내려놓았다면, 숫자 총 합이 높은 사람이 이깁니다.
※카드 조합과 숫자 합계까지 같다면 먼저 내려놓은 사람이 이깁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내려놓든지 간에 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를 상대방에게 증명하고 깃발을 제 쪽으로 가져옵니다.
3-4. 예시
저는 주황색 5를 내려놓고, 상대방은 노란색 9를 내려 놓았습니다.
이에 제가 같은 숫자 조합을 맞추기 위해 파란색 5를 내려놓자, 상대는 보라색 9를 내려 놓습니다. 같은 숫자 조합으로 3장을 맞춘다면 제가 패배합니다(상대가 9라서 총합이 높음).
저는 녹색 5와 6이 마침 있어서 녹색 4, 5, 6 혹은 5, 6, 7을 만들기 위해 6부터 내려놓았습니다.
상대는 그 곳에 주황색 2를 내려놓습니다.
저는 녹색 5를 내려놓습니다. 상대는 주황색 7을 내려놓습니다. 순간 저는 '상대가 혹시 녹색 4,나 7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카드를 뽑았는데 운 좋게도 녹색 7이 나왔습니다.
상대가 무슨 카드를 내려놓든 제가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깃발을 제 쪽으로 가져와 획득했음을 표시합니다.
이 때가 개인적으로 가장 짜릿한 순간입니다.ㅋㅋ
상대는 전술 카드로 알렉산더(조커)를 내려놓습니다. 상대방의 대형이 9, 9, 9를 완성했으므로, 제가 설사 5, 5, 5를 완성하더라도 이길 수 없습니다. 깃발을 상대가 가져갑니다.
간단하게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입니다.ㅋㅋ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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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기
배틀라인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핸드관리와 셋콜렉션이 주가 되는 간단한 카드 게임입니다. 규칙은 익히기 전혀 어렵지 않지만, 전략의 깊이나 고민의 순간순간은 웬만한 전략 게임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Easy to learn, Hard to win"이란 말이 아주 잘 어울리는 게임으로 작가인 라이너 크니치아는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3번째와 7번째 깃발 공략에 포인트를 줘야한다는 비책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ㅋㅋㅋ 주로 중앙 힘싸움에만 몰두하는 양상이 되기 쉬우므로 되려, 측면을 먼저 장악해 상대방의 날개를 끊는 전략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또한 크니치아는 전술 카드를 되도록이면 많이 쓰지 않는 게임 플레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저도 같습니다ㅋㅋ) 손에 많은 전술 카드를 들고 있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알렉산더나 다리우스 카드가 나올 때까지 전술 카드를 계속 뽑는 것은 자기 스타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4-1. 1점대 웨이트 게임에서 나오는 깊은 전략성
사진 출처 : 보드게임 긱
1점대 웨이트 게임에서 이만한 깊이 있는 전략성을 느껴본 게임이 거의 없습니다. 1점대 게임이라면 주로 가족, 파티게임들에 해당하는데 이렇게 묵직한 느낌은 배틀라인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 물론 GMT게임들은 주로 워게이머들이 투표를 많이 해서 웨이트가 낮아진 느낌이 있지만, 원작인 쇼텐토텐도 웨이트가 1.7임을 본다면 그리 축소된 점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머리를 싸매면서 여지껏 나온 카드들을 카운팅하고 상대방이 지닌 패를 예측해서 최선의 승률을 위한 전략을 짜는 행위는 일면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보드게이머로써 굉장히 행복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4-2.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
상대방의 패를 모르기 때문에 행동 하나 하나가 몹시 긴장됩니다. '왜 저기에 저 카드를 두었을까?', '연속된 숫자 조합을 노리는 건가?', '전술 카드 중에 뭔가 있는거 아니야?'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상대방 견제도 하고 내 조합도 최선으로 만드는 과정이 전개됩니다. 전술카드를 뽑았을 때 포커페이스는 필수입니다. 너무 좋아했다간, 상대방이 눈치 채고 대비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전술 카드를 사용하거나 상대의 의도를 무력화시킬 때 쾌감이 몹시 큽니다.
4-3. 우수한 리플레이성
세팅이 정말 편리합니다. 정리도 너무 쉽습니다. 승리를 위해 한두 가지 루트만 파는 뻔한 전략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플레이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질리지 않고, 어떤 성향의 사람과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감상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정도의 게임이라 학생들의 두뇌 개발 게임으로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4-4. 거의 느껴지지 않는 테마
억지로 헬레니즘 시대 알렉산더 대왕의 테마를 가져왔지만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시스템적으로도 테마가 잘 녹여진 게임을 좋아하는데 이런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또한 이 게임은 어느 정도 머리를 쓰겠다고 마음먹고 하는 게임이라서 보드게임을 처음 하는 분들에게 들이밀기엔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ㅋㅋ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 만큼 고민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 '게임은 자고로 뇌를 비우고 하는 것'이란 생각을 지닌 분들(루미큐브도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딱히 먹히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업용 게임으로는 조금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부, 연인이서 즐길 보드게이머를 찾으신다면 추천
뭔가 익히긴 쉬우면서도 전략적인 게임을 찾으신다면 추천
자녀분들과 즐길 게임을 찾으신다면 추천
영업용 게임으로 쓰시기엔 조금 애매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 총평 : 개인적으로 갓겜이라 생각하는 게임, 깃발을 가져올 때의 쾌감이 중독적이다. |
참고로 보드피아에서 배틀라인 중세버전 한글판이 출시될 예정이라 합니다! 지형등의 각종 추가 규칙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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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 개인블로그(https://blog.naver.com/jjomsae/222069534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