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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의 영역은 언젠가 전자기기에 잠식될것이다? (설문 有)

2,473 조회

2015.09.24 08:23

종료

총 171명 참여

그렇다

( 21명 선택 12% )

아니다

( 150명 선택 87% )

제가 보드게임을 처음 입문했을 06년도만해도 손꼽는 명작들이 마구잡이로 탄생하던적이었습니다. (특히 워게임)

제가 기억하는것으로는 A&A가 바로 그러했었죠. 어찌나 이런 게임들에 매료가 되었었던지,

지금은 사라져버린 아발론힐이라는 회사의 작품들을 닥치는대로 구입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디플로머시, 히스토리오브더월드, A&A, 어콰이어 등등말이죠.

그리고 하나하나 피규어를 세워서 지도에 펼쳐놓는 과정을 겪다가 마지막 피규어를 놓았을때의 그 희열감,

그리고 그 지도를 뿌듯하게 바라보는 나. 모든게 보드게임의 한 과정이었죠, 분명 저에게는 유쾌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 저는 A&A를 pc로 즐기지, 전혀 오프라인으로 꺼내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현실에 타협한거죠. 피규어를 놓는 와중에서 상대플레이어들이 지루함을 느꼈고,

제가 생각하기에 이걸 또 게임 끝나고 치운다거나, 도중에 밥을 먹고온다거나 이럴때 스탑하는것에 대한 애매함 등등..

(보통 한번 스탑한게임은 다시 돌아왔을때 그 흥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죠.)

오프라인이 따지고보면 외관만 이쁘지 이것저것 불편하다는점이 꽤 많다는것을 저도 갈수록 느끼고 있었던것이죠.

그렇게 A&A와 같은 게임들은 09년도쯤 마지막으로 플레이하고는 두번다시 책장에서 나온적이 없었습니다.

먼지털기 위해 한번씩 빼는것 제외하고는요.

한때는 저와 함께 A&A를 무진장 즐겼던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언제부터인가 "아 그거 귀찮아, 차라리 pc로 하자" 이런말을 하기 시작했으니..

아마 A&A를 오프라인으로 돌리며 피규어를 세우던 재미를 다시 느끼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각설. 전자기기에 그 영역을 넘겨준것은 비단 A&A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아레나라는 사이트가 생겨난 이래로 우후죽순으로 플레이 가능한 게임들이 탄생했었고,

사람들은 더 이상 테이블로 가지 않아도 간편하게 컴퓨터 앞에서 AI가 모든것을 세팅해주고,

배치해주고, 거스름돈을 거슬러주고 점수카운팅을 해주죠.

심지어 그 앞에서 밥을 먹거나 음료를 마셔도 괜찮습니다. 오프라인이었다면 카드와 컴포넌트에 음식기름이 묻을까

손때묻을까 눈치를 봐왔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친구들 사이의 게임이라면 도중에 합의하에 스탑을 하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도

원활하게 게임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치울 필요도 없죠, 언제든지 종료버튼을 누르면 AI가 뒷정리를 다 해주니요.

하루종일 앉아있지 않아도, 누워서 플레이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습니다!

전자로 즐기는 보드게임은 이렇듯 참 편리합니다. 아니, 어쩌면 보드게임이라는 마이너한 취미의 대중화를 위한다면, 피해갈수없는 수단이 될것입니다.

심지어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까지 개발이 되어, 한손에 보드게임을 들고다닐수도 있습니다.

보드게임을 위해 상대 집이나 장소까지 적당한 가방안에 낑낑거리며 넣어갈 필요가 없다는점에서 정말 가히 혁명적인 일이죠.

연금술아카데미라는 게임도 이런 대중들의 흐름에 半전자화라는 전략으로 천천히 따라간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이야 이런 게임이 신기하고 독특해보이겠지만, 연금술아카데미가 선구자가되어 앞으로 이런게임들은 분명히 더 많이 나올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보드게임의 영역이 언젠간 전자기기에게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을까, 잠식되지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더군요.

오프라인으로 즐기기에는 적당한 사람도 필요하고, 장소도 필요하고 여러가지 신경쓸것이 많은데

pc로 즐긴다면 전 세계 사람들과 그 자리에서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셈이죠.

너무나도 바빠지고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보드게임은 어찌보면 너무 슬로우 할 수 있다는겁니다.

세월이 갈 수록, 그게 매력반감의 포인트로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을겁니다.

<전자화>. 보드게이머의 입장으로는 양날의 검처럼 한편으로는 기분좋지만, 한편으로는 언젠가 "그걸 뭐하러 테이블에서해, pc로 하지" 라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더 많이 나올까봐 좀 두렵기도 합니다.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보드게임의 전자화, 언젠간 보드게임의 영역이 전자기기에 완전히 잠식당할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보라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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