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치킨 던전 후기
2인플 한판 4인플 한판 플레이했습니다.
3인과 5인플레이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4인베스트 느낌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명예를 떨치기 위해 던전을 탐험하고 몬스터를 죽이고 다른 영웅을 뒷통수치면서 보물을 긁어모으는 사리사욕에 눈먼 영웅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플레이 규칙은 단순합니다.
던전을 마음껏 탐험하고 나타난 위협을 물리치고 명예와 보물을 얻고 레벨업을 한다.
이것이 진행의 전부입니다.
게임의 재미는 던전을 탐험하면서 이득을 많이 챙길수록 더 큰 위협을 맞닥뜨리는 것에 있습니다. 방을 탐험할때마다 이득을 얻고 얻은만큼 위협토큰이 쌓이게 되는데 탐험을 종료했을때 다른 플레이어들이 쌓여있는 위협토큰을 사용하여 현재 플레이어를 괴롭히게 됩니다.
현재 탐험중인 플레이어가 어떤 위협을 겪게될지 다른 플레이어들이 결정하는 이 부분이 여타 먼치킨 시리즈가 그랬듯 재미의 핵심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오리지널 먼치킨을 능가할 수 없었던 것이 이 부분입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위협이 무서워 소극적으로 방 하나만 달랑 탐사해서 위협토큰을 적게 쌓는다면 그저그런 삼류 던전크롤게임이 되어버립니다. 그래도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할만큼 자신을 몰아붙인다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던전크롤형식의 먼치킨 하면 먼치킨 퀘스트가 떠오르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게임은 먼치킨 퀘스트 상위호환입니다. 먼치킨퀘스트는 던전크롤따위는 모르는 사람이 만든것마냥 게임이 늘어져버리는 문제가있었습니다. 거의 플레이타임이 메이지나이트급이었죠. 먼치킨 던전은 먼치킨 퀘스트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단순화 하면서 게임의 핵심적인 요소를 잘 살려냈다고 할수있습니다.
먼치킨의 진정한 재미는 온갖 협잡으로 상대가 죽어버리는 모습을 깔깔대며 지켜볼수있다는 것인데 협잡요소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먼치킨에서는 내손의 한정된 방해카드를 누구에게 쓸지 고민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에게 쓰도록 협잡질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먼치킨 던전에서는 그렇게까지 협잡질을 할 이유가 많이 줄어듭니다. 이미 손에는네장의 위협카드가 있고 한 플레이어의 차례에 위협카드를 각자 한장씩밖에 낼수없고 자신의 차례가 끝나면 위협카드는 다시 네장까지 드로우할수있습니다. 결국 위협카드는 내가 아닌 다른 모든 플레이어에게 고르게 쓸수밖에 없어 '그 카드는 아꼈다가 나말고 다른사람에게 써야해!'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없게 되죠. 다른사람에게 쓸것도 이미 가지고있거든요.
먼치킨에서 협잡이 난무할수밖에 없던 또다른 이유는 전투를 도와서 같이 몹을 잡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인데 먼치킨 던전에서 협동 전투는 완전 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또한 언제든 상대방의 아이템과 레벨을 날려버리던 저주카드도 사라져버렸습니다. 먼치킨 특유의 재미가 사라져버린 것이지요.
상대방을 견제하면서 얻었던 먼치킨 특유의 희열이 부족한걸 제작자도 알았는지 스트레치골로 meanchikin pack을 줬는데 이 팩을 합치면 pvp룰이 추가됩니다. 딱히 이 룰이 재미를 더 주는지는 모르겠더군요.
이 게임을 오리지널 먼치킨을 상상하면서 접근하면 재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먼치킨에 미니어쳐게임을 끼얹은 것이 아니라
미니어쳐게임에 먼치킨을 끼얹은 게임입니다.
장점
방해요소를 위협이라는 요소 하나로 압축해냈다.
던전에서 보물을 끌어모으는 재미를 잘 살렸다.
협잡을 싫어하는 사람도 뒷통수치기의 묘미를 느낄수있도록 만들어졌다.
먼치킨캐릭터들을 미니어쳐로 잘 살려내서 보는 맛이 잇다.
단점
먼치킨 광들의 협잡요소가 대폭 줄었다.
먼치킨의 핵심 저주카드가 없다.
모두 안전지향 플레이를 하면 재미가 반감된다.
먼치킨의 묘미 종족 및 직업을 중간에 변경할 수 없다.
총평
먼치킨을 좋아하는데 주사위도 좋아한다면 사야함.
먼치킨의 협잡질을 기대하면 노잼게임.
미니어쳐에 주사위 굴리기 게임을 좋아한다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은 확실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