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가 별로 없는 보드게임을 구매한 뒤 리뷰를 쓰는 걸 좋아합니다.
보드게임 하고 싶습니다.
크래커 1개
귀여운 문명 카드게임의 스탠드 얼론 "임페리얼 세틀러 : 북방의 제국들"
아주 추운 북쪽땅에~
얼음과 물고기 그리고 펭귄이 가득한 그곳엔~
술과 노래가 있고,
무서운 바다괴물도 있지!
그러나 명심해둬, 건드리지 말아야할 것은 바로 전사들의 명예와
귀여움!
임페리얼 세틀러, 북방의 제국들!
앵무새 : 멋진 문명 카드게임이라고!
몽테의 보드게임 리뷰 010 - 임페리얼 세틀러 : 북방의 제국들
이번에 다이브다이스에서 특가로 임페리얼 세틀러 : 북방의 제국들이 올라왔는데, 아직 구매를 할 지 말 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한 번 리뷰를 써보고자 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본판과 북방의 제국들!
1. 임페리얼 세틀러 본편과 달라진 점
임페리얼 세틀러 : 북방의 제국들은 임페리얼 세틀러에서 몇가지 변주를 준 스탠드 얼론 작품입니다. 내가 고른 팩션 카드로 구성된 제국 덱을 사용해서 자원을 모으고 점수를 얻는 기본 골자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몇가지 규칙이 없어지고, 바뀌거나, 새로 추가 되었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원정을 통한 약탈, 섬카드 획득이네요. 본판에서는 그냥 드래프트 방식으로 일반 카드를 나눠가던 방식에서 테마와 그에 어울리는 규칙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뀐 규칙들 중 일부입니다.
공용 카드가 섬 카드로 바뀌면서 규칙도 몇개 바뀌었습니다만 큰 골자는 비슷합니다.
그리고 론델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본판에 있었던 몇가지 규칙들이 사라졌습니다. 매라운드 자원을 받을 수 있는 생산단계가 사라지고, 일꾼 두개를 원하는 자원으로 바꿀 수 있는 액션이 사라지면서 자원 수급이 본판보다 더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행동 게임 말로 이득을 볼 수 있는 론델 시스템으로 보완했습니다. 자원 자체를 모으기는 힘들어졌지만, 자원 소모 없이 손에든 카드를 쓸 수 있는 축조나, 새로 카드를 뽑을 수 있는 탐험이 자원의 의존도 자체를 낮췄지요. 그럼에도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수확이나 이주 행동으로 보충 할 수도 있습니다.
임페리얼 세틀러의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하는 론델!
본판 임페리얼 세틀러가 공평하게 자원과 카드를 나눠 주는 느낌이었으면, 북방의 제국들은 론델 시스템을 통해 나한테 필요한 자원이나 카드에 더 집중하는 느낌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팩션마다 전략이 다른 비대칭 전략 게임과 어울리는 변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2. 개성 넘치는 6개의 부족
팩션 마다 점수를 얻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같습니다. 카드를 최대한 많이 내려놓고, 카드에 적힌 액션을 사용하면 됩니다. 쓰지 않은 자원이 게임이 끝났을 때 2개당 1점인 반면 카드 액션을 사용하면 자원 1개에 1점으로 바꿀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을 해야합니다. 거기다 내려둔 카드 1장당 1점이니, 많이 내려둘 수록 게임중에도 끝나고서도 점수를 많이 벌 수 있단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테라포밍 마스를 포함해서, 카드를 사용해 자원과 점수를 모으는 게임은 많이 있으니까요. 북방의 제국들은 각기 개성을 가진 6가지 팩션을 통해 차별화를 주었습니다.
글렌 부족의 카드들
글렌 부족같은 경우 점수를 얻는 카드가 30장 중에 13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13장이 점수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자원이 다릅니다. 나무 1개에 1점, 일꾼1개와 돌1개에 2점, 나무1개와 식량 1개에 1점, 금화나 도끼 1개에 2점 등등 죄다 다르지요. 일부 조건이 겹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결국 점수를 얻는 조건이 다 다른 겁니다. 그러면 모든 자원을 다 모아야 하게 되는 만큼 비효율적인 부족 같지만, 이걸 6장의 카드가 보완해줍니다. 이 6장의 카드는 다른 카드의 효과를 복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즉 상황에 따라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자원을 점수로 바꾸는 카드를 복사를 하면 됩니다. 덕분에 어떤 상황에도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좋습니다.
올라프 부족의 카드들
올라프 부족은 자원을 점수로 바꿔 주는 카드가 9장 뿐입니다. 글렌 부족의 능력을 복사하는 카드까지 합치면 대략 19장으로, 팩션 카드의 2/3를 차지하는 반면 올라프 부족은 1/3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점수를 얻을 때 불리해 보이죠. 하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했을 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4장의 카드가 이 간극을 채워줍니다. 2장의 카드는 섬 카드를 약탈을 하면 1점을 주고, 정복을 하면 1점과 금화 1개를 줍니다. 약탈과 정복은 자원을 얻는 행동이고,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늘리는 행동인데, 자원을 쓰는게 아니라 늘리는 행동 자체가 점수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그렇게 얻은 자원은 또 점수를 늘리는데 쓸 수 있겠죠? 그리고 남은 2장은, 내가 정복한 섬의 갯수에 따라 한번에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드들이 1라운드에 1 번 쓸 수 있는 만큼 빠르게 내려놓지 않으면 큰 점수를 받기 힘든 반면, 이 2장의 카드는 타이밍만 잘 노리면 한번에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거기다 남은 17장의 카드는 섬을 점령하고, 약탈하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아시겠죠? 열심히 약탈하고 점령합시다.
이중 하나는 당신에게 맞겠지!
이런식으로 각 팩션 별로 점수를 얻는 방식이 다르기에 거기서 오는 신선함이 있습니다. 거기다 6개의 팩션이 있는 만큼 그 중 하나는 나랑 맞는 팩션이 있겠네요.
3. 그래서 첫 라운드에 뭘 해야하지...?
북방의 제국들은 각각의 개성을 가진 6개의 팩션과 론델 시스템은 임페리얼 세틀러 본판에 비해 좀 더 밀도 있는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원을 퍼주고, 여러가지 차선책을 제공하고 있는 본판과 다르게 선택과 집중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입문자나 임페리얼 세틀러를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애매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카드를 써야하지?
임페리얼 세틀러 본판에서도 그랬지만 처음 한, 두번 플레이를 하는 정도로 점수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테라포밍 마스는 각 기업이 어떤 전략을 짜야 좋을지 기업카드를 보면 대충 알 수 있습니다. 타르시스는 도시를 많이 지으면 되고, 에코라인은 숲으로 점수를 많이 먹을 수 있죠. 헬리온은 열에 토르게이트는 전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루트는 또 어떤가요? 자기 개인 판에 점수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자세히 적혀있습니다. 그렇게 종족마다 다른 규칙을 익히는 과정 자체가 점수를 얻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금방 익힐 수 있죠.
하지만 임페리얼 세틀러 : 북방의 제국들은 팩션을 고르고 처음 카드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해야할지 감이 잘 안잡힙니다. 내가 팩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와 시작 자원 뿐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팩션 이름도 룰북에만 적혀있어서 모를 수 있습니다 ㅋㅋ) 시작 자원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플레이를 해보면 왜 저런 설명이 붙어있는지 알 수 있지만, 하기전엔 좀 추상적입니다 ㅋㅋ
이런 문명 카드 게임은 초반에 내려놓는 카드와 얻는 자원이 스노볼링을 일으켜 중후반부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편인데 북방의 제국들은 첫 행동으로 무엇을 해야하는 지 감잡기 어려운 편입니다. 이 팩션이 중요시 여기는 자원이 무엇인지, 어떤 카드를 빨리 내려놓는 게 좋은지, 원정을 많이 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제가 위에 글렌 부족과 올라프 부족에 대해 쓴 이야기는 30장의 카드를 다 펼치고 분류를 한 다음에 얻은 결론입니다. 테스트 플레이를 할 때는 1도 모르고 막 플레이 했습니다 ㅋㅋ
모르겠다 일단 공격 한다
물론 어느정도 어려운 보드게임을 즐기는 보드게이머들한테는 너무 쉬운 것보다는 적당히 어려운 게 더 좋긴 한데, 그것도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할지 감이 잡힐 때.’좋지 않나요…? 임페리얼 세틀러는 플레이를 하면서 익히기 어렵습니다. 적어도 30장의 카드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서로 어떤 시너지를 일으키는지를 미리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귀여운 일러스트에 꽂혀서 임페리얼 세틀러 : 북방의 제국들을 사려는 분이라면 다시 한 번 고민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나와 주변 인물들이 매직 더 게더링, 하스스톤, 유희왕과 같이 자신의 덱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로 하는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지.
4. 생각보다 플레이 시간이 깁니다
임페리얼 세틀러는 규칙이 가벼운 편입니다. 덱이 30장 밖에 안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가이드를 받으면 처음 하는 사람도 금방 익숙해질 수 있거든요. 여러분은 가벼운 전략게임을 한다면 한 어느정도 시간을 쓸 생각이 있으신가요? 저는 30분, 길어야 1시간 안에 끝나야 합니다. 가벼운 게임은 길게 해봐야 가볍기에 점점 그 시간이 아까워지더라구요ㅋㅋ 그런데 임페리얼 세틀러는 여러개의 카드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카드 게임입니다. 그리고 한번 내려놓은 카드는 계속 그 효과를 쓸 수 있죠. 그러다보니 플레이 하는 인원수가 늘어나면 플레이 시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본판의 경우 1명당 30분정걸려서, 4명이서 하면 2시간이나 게임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 플레이 시간 때문인지 보드게임긱에서도 2인이 베스트라고 적혀있네요 ㅋㅋ 그나마 북방의 제국들은 본판과 다르게 게임 종료 조건이 라운드가 아니라 점수여서 더 빨리 끝나겠지만, 여전히 4인 비추, 3인 추천, 2인이 베스트라고 적혀있네요.
근데 최대 4인 게임인데 왜 more than에 32명이나 투표했죠...? 확장팩 추가하면 5인도 가능한가;
만약 4인이 할 무거운 전략게임을 찾거나, 빠르게 끝낼 가벼운 전략게임을 찾으신다면 패스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5. 아기자기 귀여운 문명 카드게임!
임페리얼 세틀러 본판도 일러스트를 보고 반했습니다. 동글동글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문명 게임! 임페리얼 세틀러 : 롤 & 라이트에서도 적었지만, 어렸을 적 했던 섭시티의 추억이 살아나면서 구매욕을 불태웠었죠. 거기다 비대칭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저에게 고를 수 있는 다양한 팩션이 있는 문명 카드 게임은 극호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도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을 했고, 주변 사람들도 괜찮다면서 여러번 할 용의가 있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임페리얼 세틀러는 가볍게 즐기기에는 무겁고, 깊게 즐기기에는 가벼운 어정쩡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판같은 경우는 확장으로 부족한 깊이감을 보완했지요. 30장으로 내 덱을 만들수 있는데, 확장을 구매하면 내 덱을 취향에 맞게 커스텀을 할 수 있었거든요. TCG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괜찮은 방법이죠.
북방의 제국들도 좀 더 돌려봐야 확실히 말할 수 있겠지만, 테스트를 했을 땐 그렇게 깊이 있는 전략게임은 아닌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임페리얼 세틀러의 스탠드 얼론 게임이었고, 얼른 지인들을 불러 플레이 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 까지 구매를 결정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