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간 플레이한 게임
안녕하세요, 익퓨입니다.
지난 일주일간 플레이한 게임 후기 올려봅니다.
1. 트리스메기스투스
흔히 볼 수 있는 [자원 관리 - 퀘스트 수행] 게임입니다.
다른 게임들과 차이가 있는 점은 '연금술'이라는 테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납 -> 구리 -> 주석 -> 수은 -> 철 -> 은 -> 금 순으로 자원을 연성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또한 이 연성 과정에서 에센스라고 부르는 또 다른 자원들을 사용하게 되고, 이럴 때마다 사용된 에센스의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하나의 연성 과정에 아티팩트를 설정하면, 그 연성을 할 때마다 해당 아티팩트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엔진 빌딩의 요소도 갖고 있기 때문에
'연성'이야 말로 이 게임이 갖는 가장 큰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액션 수행에 있어서는 특이하게도 유사 AP 시스템을 사용했는데요.
처음에 모든 주사위를 굴린 뒤, 원하는 주사위를 1개 가져와서 해당하는 주사위의 개수만큼 AP를 갖습니다.
이렇게 얻은 AP를 자기 턴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져온 주사위의 면에 따라 원재료, 에센스, 실험 카드를 가져오는 액션을 할 수 있고,
가져온 주사위의 색에 따라 연성을 하거나, 아티팩트를 가져오는 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미 사용한 아티팩트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밖의 특이점으로는 다른 사람의 턴에 리액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는데요.
이 때 다른 사람의 주사위를 사용하여 리액션을 하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사용한다면 요긴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액션이나 퀘스트 보상, 연성 보너스 등으로 자원을 모아서 실험 카드나 출판 카드의 퀘스트를 완료하여 점수를 버는 게임입니다.
생각보다 게임이 좀 긴데, 그래도 재밌습니다.
2. 파라노말 디텍티브
정말 간단히 얘기하자면, [미스테리움]과 [블랙 스토리즈]를 합친 게임입니다.
한 플레이어가 살인사건의 피해자였던 유령이 되어 다른 형사들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컨셉의 게임입니다.
형사들이 맞혀야 하는 것은 "누가, 왜,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의 5가지 키워드입니다.
형사들은 카드를 통해 질문하는데, 답변을 받는 형식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영미 문화권에서 '영매'나 '유령'이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유령이 대답하는데요.
타로 카드, 토킹 보드, 고스트 미터, 깃털 펜, 교수형 밧줄, 유령의 외침, 그림자의 속삭임, 유령의 손길, 귀신 들린 거울 등
각 방식들의 디테일은 직접 플레이하며 확인해 보세요. 나름 잘 구현했습니다.
이러한 카드들을 같은 수만큼 나눠 받고 자기 차례에 한 장씩 내면서 질문합니다.
어쨌든 파티 게임인데요. 생각보다 빵빵 터지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판토마임을 한다거나, 그다지 길지 않은 줄로 형상을 표현해야 한다든지 하는 점들은 100% 유령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의 개인 역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령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에 따라서 게임의 재미가 크게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3. 저스트 원
이거 그냥 웃겨요.
지금까지 해 본 단어 게임 중에서 제일 재밌습니다.
다만 모든 단어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단어 게임을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안 좋아할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모든 플레이어가 협력하여 한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단어 하나를 맞히게 만드는 게임입니다.
한 단어가 결정되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그에 대한 힌트 한 단어를 작성하는데요.
모두 작성한 뒤 힌트를 공개하고, 겹친 단어는 지워집니다(!).
네, 너무 뻔한 힌트를 준 사람들이 있다면 그 힌트는 전달되지 않는 거죠.
반대로 이런 게 무서워서 모두가 이런 힌트를 주지 않는다면 결정적인 힌트가 가지 않아서 단어를 맞히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점에서 오는 딜레마가 바로 이 게임의 재미입니다.
아쉽게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아야 됩니다.
3~7명이 가능한 게임인데, 7명을 꽉꽉 채워서 하시는 게 가장 재밌습니다.
4. 애니멀 렐름
지금까지 해본 한국 게임 중 제일 재밌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삼국지 비밀결사]였는데요.
[애니멀 렐름]은 클라이밍의 요소가 약간 들어 있는 간단한 카드 게임입니다.
[스컬킹/위저드]에서처럼 매 게임마다 몇 개의 하트를 획득할지 먼저 비딩을 하고, 정확히 그만큼의 하트를 획득하면 그에 따른 점수를 받게 됩니다.
2~3개를 성공하면 얻는 점수가 낮고, 여기서 멀어질 수록 얻는 점수가 높아지더군요.
기본적으로는 매우 컴팩트한 [스컬킹]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릭을 딴다'는 개념이 없는 대신에, 내 앞에 한 장을 내려놓고 다음에 내 턴이 올 때까지 특정한 조건이 만족되면 하트를 얻거나 잃는다는 규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규칙이 오히려 초심자들에게는 더 친절한 것 같습니다.
나름 밸런스 있는 카드들의 능력과 귀여운 카드 디자인, 심플하면서 에러플의 여지가 없는 규칙.
볼륨이 작지만 내실은 가득찬 게임이라는 느낌입니다.
같은 동물 테마인 클라이밍 게임 [프랭크의 동물원]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릅니다.
매턴 한 장씩의 카드를 플레이해야하기 때문에, [애니멀 렐름]이 훨씬 간단하고 훨씬 템포가 빠릅니다.
게임 시작 전에 하트 몇 개를 획득할지 정하는 지점에서 최소한의 전략성도 보장됩니다.
아쉬운 점은 게임의 실질적 볼륨 정도일까요.
6종 42장을 사용하는데, 좀 더 많은 종류의 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드 장수가 더 늘어도 상관 없을 테니까요.
카드들을 [쥐-고양이-개]/[양-호랑이]/[토끼] 세 계통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서로 다른 계통끼리는 전혀 연관이 없다는 점도 좀 아쉬웠구요.
조금 더 많은 상황을 일으킬 수 있었다면 훨씬 좋은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트래지디 루퍼
유저 제작 시나리오 2개를 마스터마인드로 플레이 했습니다.
오랜만에 해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적응하고 나니 역시 재밌더군요.
[루퍼]는 추리게임이긴 합니다만 [클루] 등으로 대표되는 정통 디덕션 게임이나 [디텍티브] 등의 스토리형 추리 게임과는 결이 좀 다릅니다.
초중반에는 다른 추리게임과 비슷하게,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추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큰 그림을 알고 있는 중후반이 되면 PvP의 심리전이 되죠.
그리고 이러한 심리전이 이 게임의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게임 설명을 들으면 '아니 이걸 대체 어떻게 이기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마스터마인드로 플레이 해보면 생각 외의 빡빡함을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루퍼로 플레이하는 것도 좋지만,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는 마스터마인드로 플레이할 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그러기 위해선 훨씬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는 점이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점이기는 합니다.
현재 사당역 근처에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매주 1회씩 정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글을 참조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