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가 별로 없는 보드게임을 구매한 뒤 리뷰를 쓰는 걸 좋아합니다.
보드게임 하고 싶습니다.
크래커 1개
2019 의미 있게 즐긴 보드게임 TOP 20 by 몽테
라마나타님이 진행한 보드라이프 피플스 초이스에 참가하고자 보드게임 순위 20위를 정리하다보니 꽤 재미있더군요. 그래서 전 그냥 보드게임만 적어서 내지 않고 나름의 사유를 길게 다 옆에 적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저만의 탑20을 별도로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저도 한 번 도전해봅니다!
탑20의 기준은
제 선호도, 주변 보겜 멤버의 선호도, 영업의 난이도, TTS or 오프라인에서 플레이 빈도, 등등을 고려했습니다.
그리고 하위권으로 갈 수록 순위를 정하는 게 어려워서 전 1위부터 20위로 거꾸로 내려가겠습니다 ㅋㅋ
사진은 폰에 있는 것과 지인이 보내준 것 위주로 써서 종종 없는 것도 있습니다 ㅎㅎ;
1위
테라미스티카
가이아 프로젝트도 있는데 왜 테라미스티카? 냐고 묻는다면… 제가 테라미스티카 밖에 안해봤거든요 ㅎㅎ; 어플리케이션으로 처음 접한 다음 테라미스티카 빅박스로 주변 보겜 멤버에게 전파하고, 요즘엔 TTS로 즐기고 있습니다.
운이 배제된 순수한 수싸움, 다양한 종족과 두루마리, 미션 등으로 리플레이성도 나쁘지 않아서 저도 (아그리콜라로 단련된 주변) 보겜 멤버들도 좋아합니다.
주로 같이 하는 분들이 TRPG를 하는 분이어서 그런지, 테라미스티카를 할 때에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불의 종교에 올인한 유목민이 항해 레벨을 올리면서)우리 유목민들은 조로아스터교의 뜻을 따라 전 대륙을 사막화 하기 위해 항해를 시작하겠다!’
‘(요새 효과로 마녀가 근처에 주택을 지으면)으아~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여기까지 날아왔어! 빨리 저들을 격추시켜!’’
‘(광신도로 다른 사람 주택 근처에 주택 지으면서)파워 받고 우리 신 믿으시죠?’
와 같은 드립이나 RP 같은걸 간간이 하는 편이어서 나름대로 테마에도 몰입하고 있습니다 ㅋㅋ
몇개의 쟁쟁한 후보가 있었지만, 제 보겜 멤버들과 최근에 불붙은 게임이기에 2019년 몽테의 보겜, 명예의 1등 자리를 내드리겠습니다. 와~
2위
아그리콜라
제 마음속 영원한 1등 아그리콜라… 제 보드게임 인생에 획을 그은 보드게임이 몇개 있는데 첫번째가 푸에르토 리코, 두번째가 아그리콜라입니다.
그 이후로 꾸준히 아그리콜라를 즐겨오다가… 같이 할 멤버가 없어서 한동안 못했지만, 어찌어찌 작년부터 대략 15명~20명에게 아그리콜라 룰을 전파하고 실력을 키우면서 재밌게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TTS 아그리콜라는 번역이라든가 그런게 좀 별로이고, 온라인으로 가독성 좋은 한글판 아그리콜라를 즐길 방법이 없어서 안하고 있긴 하지만 ㅋㅋ 오프라인 모임에선 거의 항상 들고 다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저한테 배운 보겜 멤버들 중 저를 이기는 사람은 한 명 뿐이긴 하지만… 밥 먹이는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농장의 빈칸을 다 채우게 되고, 30점, 40점을 내면서 조금씩 실력을 키우는 모습을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저한테 아그리콜라를 전파당한 보겜멤버들이 아그리콜라를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그리콜라는 제 인생 게임이구나 싶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비록 요즘엔 테라미스티카 때문에 잠깐 뒤로 밀렸지만요 ㅋㅋ
아, 그리고 심심할때마다 어플로 AI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습니다.
3위
너도? 나도!
1, 2위와 3위의 톤이 확 바뀌었죠? 너도?나도!는 순전히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으로만 따진다면 상위권에 들기 힘든 게임입니다. 그러나 소모임이나 술자리를 좋아하는 제 성향이 이 너도?나도!를 3위에 들게 만들었습니다.
회사, 고딩친구, 보겜멤버, 동호회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이 게임이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룰 설명도 매우 쉽고, 혹시나 착각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죠. 이 너도?나도!로 점수를 많이 내서 1등하는 것은 부차적인 즐거움이라 생각하거든요. 특히 TRPG 행사나 단편 번개를 하는 중 시간이 어정쩡하게 남거나, 좀 서로 친해져야겠다 싶을때 이 너도? 나도!를 꺼내면 정말 좋았습니다.
이미 시트는 다 써버린지 오래라서 작은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하고 있네요 ㅋㅋ
언제, 어디서, 누구하고 해도 괜찮은 너도? 나도!를 3위 드리겠습니다.
4위
도미니언
덱빌딩 게임의 조상 도미니언… 지금 보드게임을 많이 한 사람에게 도미니언을 하자고 꺼낸다면 아마 ???같은 표정을 지을지도 모릅니다. 클랭크, 에이언즈 엔드와 같이 덱빌딩의 형식에 테마나 전략을 더 발전시킨 게임도 나와있고, 크라운 오브 하트라는 녀석도 있고… 어쨋든 보드게임을 좀 해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도미니언은 잘만들었지만, 지금 하기엔 좀 올드하지 ㅎㅎ 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4위까지 올라온 이유는… 뭐, TTS덕분입니다.
퇴근하고 가볍게 보드게임 한판하고 싶은데, 너무 쉬운건 하기 싫고. 그럴땐 언제나 도미니언을 꺼냅니다. 거기다 도미니언의 장점이자 참… 제대로 즐기기 힘든 요소가 바로 확장이 많다는 점이잖아요? 어디 모임을 갈때 이 확장들을 다 바리바리 싸들고 다닐수가 없죠. 그런데 이 TTS는 그런 점이 해결이 되서, 내가 하고 싶은 확장을 쉽게 꺼낼 수 있는게 너무 좋습니다 ㅋㅋ
그래서 TTS로는 매번 해도 오프라인 모임에선 도미니언을 잘 안가지고 다니긴 합니다 ㅋㅋ
친한 TRPG 보겜 멤버들과 드립을 치기도 좋고요
‘집에 까마귀 한마리 어떠세요?’
‘아니 민병대가 우리집 다 털어가고 그 돈으로 마을을 짓네!’
‘기사들이 우리집 다 부수고 가네!’
(어째 공격 카드에 당한 기억만 있네요...)
적당히 머리를 쓰면서도 빠른 시간 안에 한 판 할 수 있는 도미니언이 4위! 입니다.
5위
7원더스
TTS에서 가볍게 머리 쓰고 싶을때 도미니언을 꺼낸다면 오프라인에서 가볍게 머리 쓰고 싶을땐 7원더스를 꺼냅니다. 최대 7인까지 할 수 있는데, 플레이 시간은 인원이 많아져도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 그리고 비교적 문명류의 게임 중에선 쉬운 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치고 있습니다.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나무 어디갔어!”, “강철! 강철 어디갔어!” 필요한 자원이 끊겨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라든가, 군비 경쟁을 하는 두 국가 옆에 위치해서 고통받는 모습이라든가… 어째 고통받는 모습들만 기억에 남네요 ㅋㅋ
익숙해지면 리더스, 시티스, 아르마다 등의 확팩으로 새로움을 계속 줄 수 있다는 점도 +요소입니다. 이제 제 주변에는 슬슬 리더스 정도는 넣을 수 있게 되서 즐겁네요. 시티스도 얼른 넣고 싶은데…
6위
루트
재고가 풀려서 영어판으로 산지 2달만인가 한글판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서 저를 슬프게 했던 녀석입니다… 한글판이 나오자마자 구해서는 한동안 쭉 루트를 달렸네요.
루트는 귀여운 일러스트, 아기자기하면서도 무거운 세계관, 그리고 제 취향을 저격하는 개성 넘치는 특징을 가진 여러 진영들. 전 비대칭 전략 게임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진영별로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전달하는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서로 전선을 유지하며 빈틈을 기다리기 보다 적극적으로 싸움을 권장하는 듯한 공격자에게 유리한 주사위 굴림 규칙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양이 후작, 이어리 왕조, 우드랜드 연합, 방랑자 등 개성 넘치고 귀여운 컴포넌트가 지도에 쭉 늘어서서 전선을 밀고 당기고, 점수를 먹고 있다 보면 하나의 동물 왕국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점에서 저와 제 주변 보겜 멤버에게 한동안 루트를 계속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네요 ㅋㅋ
하다보니 좀 질려서 (그리고 새로 알려주기 위해선 너무 말해줘야할 게 많아서…) 요즘은 좀 안하고 있지만,, 2019년도의 보드게임에 선정될 값어치는 충분히 보여준 루트였습니다.
7위
증기의 시대
이 증기의 시대에는 좀 사연이 있습니다.
우선 전 이 증기의 시대를 펀딩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저는 펀딩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안한걸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이브다이스에서 택배가 왔을땐 머리에 물음표를 잔뜩 띄웠습니다. 이게… 대체 뭐지? 하면서 뜯어보고 어… 어…? 어???? 나 이거 펀딩했었어? 하면서 당황했었죠 ㅋㅋㅋ
그리고 두번째 사연은… 전 스팀만 했었는데, 이 에이지 오브 스팀, 증기의 시대가 스팀인줄로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팀도, 증기의 시대도 해본적 없는 3명의 멤버와 이 에이지 오브 스팀을 하려고 꺼내고, 펀칭하고, 세팅을 하던 중에야 두개는 비슷하지만 다른 게임이란 사실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딱 1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밌었습니다.
대출금에 허덕이면서 “사장님 저흰 철도를 놓을 돈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숨만 쉬고 있어! 숨만 쉬면 이번 턴도 버틸 수 있어!”같은 드립이나 치고 있었지만 ㅋㅋ 아그리콜라를 능가하는 그 괴로움이 오히려 도전욕구를 자극하더군요.
같이 했던 분들도 어렵고 힘들었지만 재밌다는 평을 줘서 저에게 힘을 준 것도 큽니다 ㅋㅋ 그런게 아니었으면 10위권 밖으로 떨어졌을 텐데, 덕분에 용기를 가지고 2번째 플레이를 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얼릉 하고 싶네요.
8위
이웃집 몬스터
네 간만에 다시 캐주얼한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도둑잡기에 마피아 요소를 섞은 듯한 이 게임이 상위권에 위치한 이유는 너도? 나도!와 비슷합니다. 뭔가 짧은 시간동안 왁자지껄하게 하기엔 이웃집 몬스터만한 게 없더군요. 젝스님트 같은 것도 그런 용도로는 아주 훌륭하지만… 그림 때문에 이웃집 몬스터의 손을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보드게임을 꺼내면 만화 같은 느낌의 일러스트에 “와! 예쁘네요!” 같은 말을 먼저 해주더군요. 거기서 +점수를 받고 들어가니 룰 설명을 할 때도 더 집중하고 몰입해서 듣는 것 같습니다. 룰 자체도 매우 쉬운 편이고요.
그림에 대해 더 말하자면 사냥꾼, 시민은 능력은 같으면서 일러스트가 다른 데, 이것 때문에 여러가지 드립을 치거나 이야기를 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점도 좋습니다.
너도? 나도!와 같이 짧막한 시간동안 보드게임을 영업하거나 즐기기 위해 꺼내는 이웃집 몬스터, 8위입니다.
9위
에이언즈 엔드 레거시
영어이고, 비싸고, 여러번 할 수 없고, 휴대가 힘들고, 엔딩을 보기 위해서 같은 멤버와 해야하고… 여러모로 불편한 점들이 많은 보드게임입니다. 그럼에도 2019년에 한정해서 최고의 보드게임을 하나 골라야 한다고 하면 전 망설이지 않고 에이언즈 엔드 레거시를 뽑을 겁니다.
펜데믹 레거시도 했지만… 글쎄요, 처음엔 매우 신선했는데, 뒤로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멤버가 생각보다 덜 재밌어한 것도 이유인 것 같긴한데… 덕분에 끝까지 하지 못 하고 방치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에이언즈 엔드 레거시는… 와… 원래도 에이언즈 엔드를 좋아하긴 했지만, 정말 이 레거시는 즐겁게 했습니다. 에이언즈 엔드와 에이언즈 엔드 : 워 이터널에 이후의 이야기로 보이는데, 전작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아는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는 점이라든가, 여러가지 기믹들이 잘 활용된 점, 캐릭터가 점점 강해지는 이유라든가, 적이 강해지는 이유, 그리고 왜 이 적과 싸워야하는지 등이 스토리상으로 잘 구현되어 있어서 몰입감이 정말 뛰어납니다.
베트남으로 장기 출장 가있는 친구가 잠깐 한국에 쉬러 왔을 때 이 녀석을 뜯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1주일 동안 엔딩 보고 돌아갔습니다. 특히 마지막에는… ㅇㅇㅇ이 ㅇㅇㅇ해서 ㅇㅇㅇ을 하는 게 진짜… 같이 한 친구 둘하고 게임이 끝난다음에도 30분동안 이 레거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아, 영어라는 점이 아쉽긴 합니다. 제 친구가 나름 스토리를 읽어주면서 직독직해를 해줬는데… 대충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음, 너희들은 오버워치 대원이야. 커튼 사이로 새어나오는 아침 햇볕에 깼는데, 오늘이 결전의 날이란 걸 떠올렸어. 그래서 너는 테이블에 놓인 사진을 보며… 음…. 음…. 그래서 악당들 조지러 가야해. 자, 시작하자.”
그 이후로 스토리는 그냥 제가 대충 보고 늬앙스만 파악해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10위
레지스탕스 : 아바론
지난주 일요일 보드게임, TRPG 모임을 했는데 그때 여러명이서 하려고 레지스탕스 : 아바론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10인이서 딱 2판을 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강했기에 바로 이렇게 순위권으로 올라왔습니다 ㅋㅋ
특히 두번째판이 정말 기억에 남는데...
3번째 원정인데 이미 한 번은 실패해서 이번에도 실패하면 아더왕의 기사들이 패배하는 상황. 리더로 뽑힌 분이 자신을 제외하고서 원정을 갈 사람을 구하겠다면서 자기 PR을 해보라고 했는데, 한바퀴 쭉 듣고서 고심해서 선정한 5인이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나온 카드는… 성공이 1장, 실패가 4장.
10명중 4명 있는 모드레드의 기사를 모두 찾아내서 원정을 보낸거였습니다. 거기다 유일한 아더왕의 기사는… 무려 멀린이었습니다. 멀린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2명째 모드레드의 기사를 원정대에 추가하는 것을 보고서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는데, 3명째 선택하고, 4명째 선택을 한 것을 보고서 포기했다고 하네요 ㅋㅋㅋ
그렇게 모드레드의 기사들은 찾으라는 성배는 안 찾고 멀린을 데려가서 슥 죽인걸로 끝났습니다.
짧고, 간단하면서도 마피아의 본 재미는 그대로 담아둔 레지스탕스 : 아바론을 10위 드리겠습니다.
11위
테라포밍 마스
샀던 초반에는 정말 재밌게 했었습니다. 한동안 테라포밍 마스를 하기 위해서 꾸준히 친구들을 만났을 정도로요. 솔플로도 되게 많이 하고, 영업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 점차, 조금씩 지치고 질리더군요.
정말 잘만들었다고 생각하고, 하자고 하면 할 용의도 있습니다. 그런데 1시간이 넘어가면 그때부터 조금씩 지치더군요. 서로 상호작용이나 대화를 하기보단 각자 자기 기업을 키우는 데에 전념하느라 그런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
그럼에도 오거나이징도 하고, 확팩도 다사기도 하고, 종종 하고 싶어져서 한판 돌리게 됩니다. 그럼 한 일주일동안 테포마를 하고 싶어졌다가 급 지쳐서 한동안 또 안하게 됩니다.
참, 잘 만들었지만 1시간~1시간 반 정도 지나면 지치게 되는 오묘한 게임입니다 ㅎㅎ..
12위
크툴루 워즈
TTS를 사서 처음으로 한 보드게임, 크툴루 워즈입니다. 개인적으로 크툴루 테마도 참 좋아하는데, 우선 고대의 신과 싸우는 탐사자가 아니라 고대의 신이 되서 지구의 패권을 쥐기 위해 싸우는 컨셉이 마음에 들고, 팩션별로 독특한 능력을 가진 비대칭 전략이라는 점도 좋아합니다. (비대칭 전략을 좋아한다는 건 루트에서도 이야기했죠 ㅋㅋ) 각 팩션의 특징을 살려 자신에게 유리한 전선을 만들어놓고 상대의 빈틈을 찾아 물어뜯고, 정치를 통해 전황을 이끌어가는 건 비대칭 전략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일겁니다.
그 즐거움을 오프에서도 즐기고 싶어서 실물로도 샀는데 거대하고 정규한 피규어들! 고대의 신을 소환해서 직접 움직이는 손맛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커요 ㅜㅠ 진짜 너무 커서 어딜 들고 다니기가 너무 힘듭니다. 거기다, 한판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하자고 쉽게 말도 못 꺼내겠네요. 심지어 아직 보겜 멤버하고도 하지 못 한 게임입니다 ㅜㅠ
언제 한 번 날잡고 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고 있나 보겜 멤버들)
13위
젝스님트
젝스님트도 워낙 영업, 파티 게임으로 유명하죠. 그래서 언젠가 사야지, 해봐야지 하면서 계속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누가 가져와서 한 번 해본다음에 바로 샀습니다.
처음에 이 게임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음, 적당히 카드를 사용해서 감점을 덜 먹는 심리전 게임이군.”이라는 반응을 하는데, 막상 하다보면 “이거… 운빨 게임이네요?” 라는 반응으로 바뀌는 게 재밌습니다 ㅋㅋ
여기저기 감점 폭탄이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먹지 않기 위해 버티다가 결국 먹기도 하고, 포기했는데 다른 사람이 구원해주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폭탄이 갑자기 터질때도 있고, 다양한 상황이 쉴새없이 펼쳐져서 재밌더군요.
게임 외적으로 할 이야기가 딱히 없다는 게 아쉽지만, 쉬운 룰에, 언제 꺼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젝스님트!
14위
티켓 투 라이드
필요한 티켓을 모아 기찻길을 완성해서 장소를 이으면 되는 심플한 규칙! 게임이 끝나고 난 뒤 지도위에 놓인 형형색색의 예쁜 기찻길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예쁜 기찻길을 만들기 위해 치열한 자리선점 싸움을 해야만 한다는 게 티켓 투 라이드의 묘미 아닐까요.
처음에는 뭐가뭔지 잘 모르고 티켓을 모으다 ‘내가 원하는 티켓이 다른 사람과 겹칠 때’의 답답함’과 ‘내가 필요한 길을 뺏겼을 때’의 스트레스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점차 철도 회사 사장으로 변해가는 보겜 멤버들을 보며 ‘이제 슬슬 증기의 시대를 영업할 때가 되었군.’이라는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입문 보드게임입니다.
15위
레지스탕스 쿠
처음엔 단순한 블러핑 게임인줄 알았는데, 하다보니 텍사스 홀덤 같은 깊이가 있더군요. 그 원사운드가 그린 텍사스 홀덤 만화에서도 자기패를 보지 않고서도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는 에피소드가 나오죠.
상대가 들고 있는 카드, 공개된 카드로 내가 들고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 추측할 순 있어도 100% 확신을 할 수 없기에 가능한 것인데. 요는 내가 필요한 카드를 들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면 상대는 그걸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걸 깨달은 뒤로는 상대가 말한 카드에 카운터를 치거나 제 패를 지킬 수있는 카드를 계속 손에 들고 있다고 말하면서 심리전을 하게 되더군요. 그런 심리전을 하다 상대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순간이나, 잘 속여넘겨서 내가 이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그 짜릿함이 레지스탕스 쿠의 묘미입니다.
다만, 상대도 어느정도 저처럼 플레이를 해야지 심리전이 가능한 부분이긴 합니다. 그냥 100% 솔직하게 플레이 하거나, 모든 것을 다 의심하는 멤버하고는 좀 재미가 떨어진 다는 게 마이너스 요소… 그래서 한때는 항상 들고 다녔었는데, 요즘엔 ‘너도? 나도!’나 ‘이웃집 몬스터’에게 밀리게 되었네요 ㅎㅎ;
저희 멤버 사이에선 “사랑하면 쿠를 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상대에게 쿠를 날릴 수 있는 레지스탕스 쿠 하세요 ^^
16위
클랭크!
용 둥지에 들어가서 보물을 털어야하는 덱빌딩 게임 클랭크! 덱빌딩이라는 장르를 가지고 이런 신나는 게임도 만들 수 있구나! 라는 신선한 충격을 준 게임입니다.
용이 공격할 때마다 주머니에서 클랭크 토큰을 꺼낼때의 스릴, 제일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보물을 챙겨 도망나오는 데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 문 바로 앞에서 이동이 딱 1 모자라서 죽어버리고 분해하는 사람을 보는 즐거움!
매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 클랭크!가 16위 입니다~
17위
스컬
예쁜 해골 코스터로 하는 블러핑 게임 스컬! 일단 이 해골 그림들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ㅋㅋㅋ 진짜 맥주잔 밑에 깔게 이런 코스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고 스컬 보드게임을 맥주 마실때 코스터로 쓰진 맙시다...
스컬을 소개하는 만화를 보고서 괜찮겠다 싶어서 샀는데, 여러모로 웃음을 주곤 하는 블러핑 게임이어서 만족했습니다. 한 명, 한 명 해골로 인도해서 죽이는 맛도 좋고, 목숨이 몇개 안 남은 상태에서 2번 연속 해골을 피해 꽃을 찾아내는 데 성공해서 승리를 거머쥐는 맛도 좋습니다.
그런데 왠지 최근에 했을 땐 고고학자가 된 것 마냥 해골만 찾아내서 빠르게 탈락한 기억 밖에 없네요… 하도 많이 했더니 좀 질려서 순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ㅋㅋ
18위
스트림스
단체 게임으로 참 좋습니다.
송년회에서 한 번, 지난주에 했던 보드게임 & TRPG 모임인 테이블탑 파티에서 20명 가량 되는 인원과도 해보고, 예~전 송년회때 30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에 진행한 기억이 있는데, 숫자 타일을 하나 하나 꺼낼 때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탄식과 환호성을 듣는 맛이 정말 쏠쏠 합니다 ㅋㅋ
여기저기서 자기에게 필요한 숫자들을 부르면서 “5나와라! 5!” “20! 이젠 너뿐이야! 20! 20!!!” “19만은 안돼! 19만은 절대 안돼!”같은 절규가 여기저기서 나오게 되는데, 그럴때 천천히 숫자를 꺼낸 뒤 한 번 보고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서, “이게 여기서 나오다니!” 라고 말한뒤 한 3~4초 있다가 숫자를 말하는 그 맛… 크으...
여러분도 간단한 상품 걸고 스트림스 한 판 해보세요!
19위
바겐 퀘스트
올해 제가 리뷰로 올린적 있는 바겐 퀘스트입니다. 값은 비싼 편이지만, 테마와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서 샀고 딱 예상한 정도의 재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보스들을 퇴치하기 위해 모인 모험가들에게 물건을 파는 상점주인이 되는 게임인데, 팔 물건을 공급 받은 뒤 전시를 해서 모험가들을 꼬셔서 적절한 가격에 팔아 PPL로 명성 점수를 따야하는 게임입니다.
테마가 게임 시스템에 잘 녹아 들어있습니다. 거기다 파는 물건부터 모험가들 까지 제각각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보스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리플레이성도 있는 편입니다.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가격이 볼륨과 게임의 재미와 딱 적합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ㅋㅋ 직접 사기 보단 지인이 가지고 있으면 괜찮은 게임입니다.
20위
임페리얼 세틀러
어딘가 약을 빤 듯한 느낌으로 만든 문명 카드 게임…
사무라이와 로마군 그리고 야만인들과 이집트 군대가 격돌하는 쌈마이함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공룡만 있었으면 정말 화룡정점이었을 텐데 말이죠.)
대체로 카드로 엔진을 구축하는 게임은 다른 사람의 플레이에 신경을 쓰기 보다 내 카드를 배치하는 데만 신경 쓰기 마련인데, 침략이란 시스템으로 상대의 카드와 자원을 끊임없이 체크하게 만든게 일단 좋았습니다.
그리고 각 팩션의 개성을 나타내는 카드들이라든가(전 비대칭 전략이 좋습니다.) 다양한 자원, 아기자기한 그림과 컴포넌트 등이 게임에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한글화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급 임페리얼 세틀러 스핀 오프가 한글화 된다고 하니 기쁘면서도 아쉽네요. 임페리얼 세틀러 본판은 한글화 기대하기… 힘들겠죠? ㅜㅠ
그외...
리뷰상
수퍼 카멜롯
다시 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 리뷰의 한 획을 긋게 만든 수퍼 카멜롯에게 2019 리뷰 상을 드리겠습니다!
빅재미 상
미플 서커스
미플 서커스를 사면 다 같이 하하호호 웃을 수 있겠지? 라고 기대하면서 샀습니다.
그런데, 최종 미션으로 노래부르면서 진행하기를 선택한 제가 정말 서커스를 엉망으로 진행했고, 결국 제 손으로 무너뜨리고 만 무대를 양 손으로 가리키면서 ‘짜잔!’을 외치는 순간 같이 하던 분들이 하하호호 웃더군요.
영상으로도 남기셔서 한동안 그분들의 빅재미가 되었다고 합니다.
왜 미플 서커스가 20위 순위권 안에 없느냐며, 2019 자기의 빅 재미였다는 항의를 듣고서 빅재미상으로 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