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n Spiel 2019 게임 "알짜배기" 후기 -1부-
안녕하세요.
굵직굵직한 행사 때마다 돌아오는 "알짜배기" 후기입니다.
한 2~3부 정도로 나누어서 작성할 예정인데,
1부에서는 '트리스메기스투스:궁극의 조합식' / '익스팬시티' / '마라카이보' / 'It's Wonderful World' / '아쿠아티카'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저는 주로 weight가 무거운 게임들을 즐겨하는 편이고, 우베, 마틴, 크바틸, 코리의 팬입니다.
유로게임뿐만아니라, 아메리트래쉬, 18시리즈, 테마 게임 등 나름 대중적으로(?) 다양하게 즐기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10점 리스트 게임이니 본 리뷰를 보시는 분들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브라스 / 쓰루디에이지스 / AOS / 스타워즈: 리벨리온 / 아그리콜라 / 르아브르 / 카베르나 / 황혼의 투쟁]
* 최근 매우 재밌게 즐겨하는 게임들: [아캄호러: 카드게임 / 버라지 / 오딘을 위하여 / 온 마스 등]
개인적인 생각으로, 에센 페어 플레이 차트 게임들은 점점 대중화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머스 게임은 오히려 긱버즈 리더보드의 게임들이 저랑 맞다고 생각해서,
어느 순간부터 에센 페어 플레이차트 보다 GeekBuzz를 좀 더 신뢰하게 되더군요.
그리하여 본 리뷰의 대상이 되는 게임들은 GeekBuzz 순위에 등극한 게임 위주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 트리스메기스투스:궁극의 조합식 [Fair Play 차트 4.0 이상(투표수 부족) / GeekBuzz차트 3위]
'트리스메기스투스'는 당대 가장 위대한 연금술사였던 에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를 뜻하는데요, '세 번 위대한 에르메스'라고 합니다.
세 번 위대하다라는 것은 우주 전체 지혜의 세 부분에 대해 모두 통달하고 있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 합니다.
그 세 부분은 바로, 연금술 / 점성술 / 신성 마법입니다.
이 게임은 그 중에서도 연금술에 초첨을 맞춘 게임이고, 우주 전체 지혜에 대해 통달해야 그런 별명이 붙는만큼,
엄청난 브레인버닝 게임입니다. 늙어서 그런지 이 게임 한 번 하고나니까 그 뒤에 했던 게임들이 잘 기억이 안나요.
이 게임의 작가로 말할 것 같으면, 촐킨 / 마르코폴로 / 테우티후아칸을 만든 '다니엘 타스치니'와
이 게임으로 데뷔한 '페드리코 피어로렌지' 입니다. (이 작가가 메인 작가로 보입니다)
처녀작가의 대담함과 신선한 매커니즘 및 브레인버닝 게임의 대명사였던 다니엘의 만남은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게 했으나,
사실 뭐 엄청난 특별한 매커니즘이 있는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게임들을 잘 조합해 놨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재미는 확실히 보장하는 게임이더라구요.
연금술에 필요한 원 재료들을 잘 모아서 그 재료들을 정제하고, 정제한 재료들을 통해 새로운 물약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물약을 만들어 내면 유레카!처럼 새로운 조합식을 떠올리고, 그 떠오른 조합식으로 현자의 돌을 완성해 나가는,
딱 봐도 연금술연금술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주사위 드래프팅을 통해 주사위를 가져와 그 주사위가 있었던 주사위 풀의 주사위 개수만큼의 행동 수를 얻고,
가져온 주사위 색깔이나, 모양에 따라 할 수 있는 액션이 정해집니다.
할 수 있는 행동에는 원재료 획득, 재료 변환, 마법서 획득,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물약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공통 업적을 획득하기 위해 남들과 경쟁하여 점수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사실, 이 게임은 인터액션이 직접적으로 발생하다기 보다는 자신만의 연금술을 최적화하는 루트를 만들어서 점수를 획득하는 퍼즐요소가 강한 게임입니다.
남들과의 인터액션이 발생하는 순간은, 주사위 드래프트를 통해 주사위를 가져가는 타이밍이나,
마법서 획득 / 공통 업적 달성 부분에서 일부 볼 수 있는데,
좀 독특한 매커니즘은 남의 차례에 자신의 반응 토큰을 사용해 그 행동의 일부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모양/색깔의 주사위를 가져갔는지를 예의주시하며 생각해야하고, 언제 반응 토큰을 사용해야 할 지 타이밍을 잘 재야합니다.
자신의 턴에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단순하고 짧고, 남의 턴에도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다운타임은 없는 편이지만,
앞서 말한 자신의 연금숨을 효율화해야하는 부분 때문에 꽤나 브레인버닝이 필요합니다.
전형적인 '첫 게임으론 알 수 없어' 게임이지만, 게임을 끝마쳤을때, 마치 에르메스가 접신한 마냥 깨달음을 얻을 수 있던 게임입니다.
리플레이성의 우려나, 이 게임을 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는 좀 필요하지만, 게임 자체는 매우 재미있어
헤비웨이트의 게임을 즐겨하고, 브레인버닝에 고프신 분들에게는 올 에센 게임 중에서 감히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익스팬시티[순위 없음]
아직 국내에는 출시 전이라 크게 회자가 되지 않은 게임이지만, 올해 에센 게임 출품작이어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보드게임 입문작으로도 손색없으며, 게임을 마쳤을 때 나오는 비쥬얼은 꽤나 보드게임으로 입덕시키지 좋은 모양새인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은 서버비아와 일정 부분 유사한데요, 좀 더 단순화되었으나 입체 버전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점수 타일에 인접하여 상업용 건물이나 주거용 건물을 지으면, 해당 건물을 완성할 때 인접해있던 점수 타일을 계산하여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한 이런 점수 뿐만 아니라, 공통 업적이 있어 이를 통해 경쟁을 해야하므로, 다른 사람들의 진척도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개인 임무도 있어 이를 통해 점수를 획득하는 방법도 고려해야하고, 생각할 부분이 은근히 있습니다.
같이 하는 것 같지만 혼자하는 느낌이 드는 점이나,
타일 뽑는 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신의 개인 임무 달성 마저도 운으로 느껴지는 단점이 있지만,
분명 입문 게이머들에게는 시각적, 적절한 게임성이나 꽤나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3. 마라카이보 [Fair Play 차트 순위 없음 / GeekBuzz차트 13위]
젠콘 즈음부터 계속 회자되었던 마라카이보라는 게임입니다.
마라카이보는 그웨트의 작가 '알렉산더 피스터'가 만든 게임인데요, 이 마라카이보 역시 그웨트의 향기가 살짝 남아 있는 게임입니다.
바로 '레이싱'의 요소를 유로 게임에 접목했다는 점인데요, 그 요소가 이번 마라카이보에서 훨씬 자연스럽고 정교하고 재미있게 적용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올 에센 출품작 중에 게이머들에게 가장 히트를 칠 수 있는 유력한 게임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다가 이번 마라카이보에서는 카드의 의존도가 매우 커져 엔딩 빌딩의 느낌을 가미하여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었어 느낌을 주긴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전혀 번잡스럽게 느껴지지 않고 게임 각각의 요소에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웨트보다 훨씬 재밌게 했고, 시나리오(레거시) 요소도 들어 있어 리플레이성도 정말 뛰어날 거라 예상합니다.
규칙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해서 미들-헤비 웨이트 게임을 즐겨하는 어느 게이머도 만족시켜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배를 남미 지역의 해협을 항해하며 각 도시가 제공하는 행동을 하거나,
마을에 들려 자신이 이동한 거리에 따라 행동 수가 정해집니다.
마을에서는 손에 있는 카드를 버려 돈을 벌거나, 손에 있는 카드를 구입할 수 있으며,
도시에서는 동맹 3국(프랑스, 스페인, 영국) 중 하나와 협력하여 전투를 치르거나, 탐험가를 통해 내륙을 탐험하며 그 도시의 각종 보상을 받게 하는 등 유니크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구입한 카드를 통해 각 행동을 할 때마다 이득을 얻고, 동맹 3국에 대한 영향력도 행사하여야 하며
매 라운드 마다 공개되는 공통 임무에 대한 점수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레이싱' 부분은 그웨트에서처럼 개별적으로 하는 것과 다르게, 한 명이 한 바퀴를 돌면 모든 플레이어들이 시작 장소로 돌아와야 해서
너무 뒤쳐져서 행동을 챙기면 오히려 이득을 못보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에 어느정도 맞춰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
한글판이 안나오면 이상할 정도로 게임성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또 하고 싶네요, 이 게임...
4. It's Wonderful World [Fair Play 차트 순위없음 / GeekBuzz차트 5위]
굉장히 단순한(?) 카드 드래프트 엔진빌딩 게임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굉장이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게임을 해보고 나니 큰 실망을 준 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레즈 아르카나'의 하위호환으로 느껴질 만큼 게임이 단순하고 심심했습니다.
카드 장 수가 150장으로 굉장히 많지만 리플레이성이 그렇다고 뛰어날까? 하는 생각이 드는, 다음 판이 기대가 안되는 게임이랄까.
드래프트에 모든 것을 의존했지만, 드래프트로 남을 견제하기에는 너무 번잡시러운 점도 있고요.
물론 이렇다는 평은, 레즈 아르카나보다 좀 더 입문자들에게 접근성이 좋으며,
한마디로 '스플렌더'와 거의 비슷한 포지션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5. 아쿠아티카 [Fair Play 차트 4.0 이상(투표수 부족) / GeekBuzz차트 2위]
제가 쓰는 리뷰 대상 게임 중 페어 플레이 / 긱 버즈에서 모두 아주 높은 평가를 받은, 아쿠아티카라는 게임입니다.
'이반 투조브스키'라는 러시아 작가의 처녀작입니다.
이것 역시 요새 아주아주 핫한 '엔진빌딩'을 주요 매커니즘으로 삼고 있고요, 앞서 말한 게임들 중 가장 독특한 시도를 한 엔진빌딩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드를 전투로 정복하거나, 구입하는 선택지가 주어지는 부분에서는 레포갤을 떠오르게도 하고요.
카드 구입/정복을 하면 해당 보상을 순차적으로 얻고 다 사용하고 난 다음에는 자신의 전리품으로 보관하는 행동을 해야하는 것도
꽤나 독특하게 엔진빌딩을 구현해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로 인해 작용하는 콤보를 터트리는 맛이 있더라구요.
단점이라면, 시스템이 좀 엉성한 부분이 있습니다.
카드마다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아 카드 구입하는 매커니즘이 유연하게 동작하지 않는 부분 등
도미니언처럼 카드에 유니크한 가격을 매겨 카드 등급을 좀 더 세분화하는 디자인을 했다면,
좀 더 다양한 게임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네요.
어쨌거나 수도 없이 밀려오는 '엔진빌딩' 중에 나름 신선한 시도를 한 게임 같습니다.
그래서 양쪽 모두의 평가가 높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규칙 설명 5분에 플레이 타임 한 2~30분으로 라이트~미들~헤비 게이머 누구에게도 먹힐 수 있는 게임인듯 합니다.
게임 아트웍도 꽤나 예쁘고, 프리 액션으로 주어지는 토큰들도 손맛이 있어서,
꽤나 대중화될 요소는 높다고 생각돼요.
1부는 여기까지하고,
2부에서는 Geek Buzz 리더보드 1위인 '매그니피션트' 등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