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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남기 위한 생존 게임 - 폰지 사기

3,002 조회

2019.10.23 14:14

EXIT6 모임에서 플레이 했던 사진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4819&tb=community_post&game_id=9089&game_category=&&btv=on

저는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합니다.

뭐랄까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그래서인지 유난히 인터랙션이 발생하는 게임들이 취향이 맞는 것 같습니다.

혼자만의 싸움을 하는 엔진빌딩류는 이제 점점 저에게서 멀어져만 가네요.

폰지 사기는 게임 속 테마에 흠뻑 빠져들수만 있다면 아주 흥미롭게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 합니다.

오묘한 인터랙션도 존재하는데다가 상환일이 다가오는 상대를 바라보며 놀리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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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위기

게임은 폰지 사기를 본따 만든 경제 게임처럼 시작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초반에 나누는 대화는 투자하는 기업이나 투자금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만 오고 갑니다.

게임 테마 자체가 폰지 사기의 일부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자 이야기도 하고, 또 앞으로 무슨 기업이 유망하네 어쩌네 하며 허풍도 늘어 놓습니다.

그리고 약 3~4 라운드 이후 부터 여유롭던 대화는 그 주제가 다소 바뀌기 시작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앞으로 몇 라운드 뒤 자신이 내야 할 이자의 금액이 만만치 않음을 알기 때문이죠.

허세와 오만이 가득했던 초반의 대화와는 달리 갑과 을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거만과 비굴함으로 대화의 주제가 바뀌기 시작 합니다.

갑과 을의 입장은 이자를 내는 라운드가 지나면서 또 바뀝니다.

어제의 을이 갑이 되어 "아니 김대표, 이제 그 회사는 내게 팔지?" 하며 딜을 걸어 옵니다.

내가 어제 인수 할 때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제시하는 권대표가 원망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는 내 현실도 원망스럽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 위기만 지나면 나는 다시 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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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타일

폰지 사기를 경제 게임으로 보는 이유는 엄연히 돈이 오고가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난이도가 조금 있습니다. 보통의 게임들은 어떤 사고파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가격이 책정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폰지 사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상대가 얼마를 지금 가지고 있을까를 고민해가며 가격 제시를 해야합니다.

그러다보니 어제 40$하던 기업의 가치가 오늘 2$에 팔리기도 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경제 게임을 어려워 하시는 분들은 이 부분에서 내가 얼마를 제시를 해야 하는지, 혹은 상대의 딜을 내가 받아야 하는지 아닌지를 가늠 할 수 없어 곤란해 하십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 한 번 당하고 나면 곧장 이해를 하시게 됩니다. - 빅엿은 배움의 지름길

폰지 사기를 생존 게임으로 보는 이유는 게임이 뒤로 갈 수록 살아 남기 위한 발악을 위한 게임이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산더미처럼 불어난 이자, 이것을 메우기 위해 또 빚을 내고 헐값에 기업을 다 팔아넘깁니다. 그래도 괜찮냐고요?

네, 괜찮습니다. 이 위기만 버티면 되거든요. 분명히 나보다 먼저 망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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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게임의 승패

폰지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승리 조건이 다른 경제 게임들과 다르다는 것 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경제 게임들은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이 승리를 하죠.

뭐, 아무리 달라봐야 승점이 많은 사람이.. 등등 뭔가 가장 부유하게 게임을 마친 사람이 1등을 차지하게 됩니다.

폰지 사기의 경우 라운드(시간의 흐름)에 의한 게임 종료 조건이 없습니다.

대신 누군가가 이자를 내지 못하는 순간 그때가 게임 종료의 순간이 됩니다. - 바로 사기꾼이 드디어 경찰에 잡혀 깜빵가는 순간입니다.

당연히 이자를 내지 못한 그 누군가는 게임의 꼴찌가 되고, 살아 남은 사람들이 승점을 비교하게 됩니다.

재밌는 것은 폰지 사기는 경제 게임에서의 핵심이 되는 돈이 승점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초심자 룰에서는 돈을 승점에 반영합니다만

내가 열심히 사기쳐서 투자 받은 회사가 얼마나 많은지, 즉 누가 제일 사기를 많이 쳤는지가 중요하게 됩니다.

폰지 사기는 은행 돈을 빌리고 그렇게 빌려온 돈을 이용해 돌려막기를 하는 게임입니다. 돈을 버는게임이 아닌 거죠. 그러니 돈은 승점과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이 무한 돌려 막기를 이용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업의 투자를 받았는지, 얼마나 그동안 사기를 잘 치고 다녔는지로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다른 경제 게임들과는 확실한 차이점이며, 폰지 사기라는 제목에 알맞은 테마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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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게임의 법칙

폰지 사기를 할 때에는 이것을 명심 하세요.

- 빚 내는 걸 두려워 하지 마라, 남들 다 빚지며 산다.

- 회사 파는 걸 아까워 하지 마라, 살아 남는 게 먼저다.

영화 타짜에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호구는 돈을 잃는다, 그 돈은 다시 내게 들어오고 나는 그 돈을 다시 호구에게 빌려 준다."

이 게임은 시작부터 내 돈을 갖고 시작하지 않습니다.

돈을 빌리고 빌린 돈을 최후의 순간까지 돌려막기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 중 누군가는 호구가 될 것이고, 당신이 그 호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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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게임의 헛점

하지만 게임의 중대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테마에 몰입하지 못하는 인원이 한 명이라도 있는 경우, 너무나도 허망하게 게임이 종료되는 상황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전혀 이자를 못 낼 상황이 아닌데, 뭔가 승점에 혈안이 되어 회사도 안 팔고 투자도 적게만 받다가 돈이 모자라버린 경우죠.

보드게임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주요한 인물 중 - 질 것 같으면 게임을 던지는 사람 - 이런 부류의 플레이어가 있다면

폰지 사기는 10점 만점에 1점도 받기 힘든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게임 설명을 해 주실 때 전반적인 흐름과 분위기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진행 하면서 대화를 통해 이자에 대한 위기 의식을 한 번씩 상기시켜 주는 것으로 해소를 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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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총평

EXIT6 모임에서 작성했던 후기 글의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대출 없이는 세상 살기 힘든 요즘 현대인들에게 추천하는 게임 입니다. 무분별한 대출과 카드 돌려 막기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화살임을 꼭 기억하세요.

풍족하게 살 필요 없습니다. 항상 1등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현실에 만족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십시요.

이자 낼 돈이 없어 괴로워하는 꼴찌보단 다 팔고 남은 회사 하나 없는 2등이 더 아름답습니다.

경제, 생존 게임이라고 설명은 했지만 실제로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방식이 기존의 게임과는 분명히 다른 길을 걷는데다가

이런 색다름이 폰지 사기라는 짙은 테마에 묻어나는 게임인 만큼 사람을 많이 가릴 수도 있는 게임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EXIT6 모임에는 이 게임에 아주 어울리는 분들이 계셔 매번 즐겁게 플레이가 가능하네요.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894&tb=community_meet&id=&delivery=0&pg=1&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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