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 CON 2019 게임 "알짜배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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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 16:53

3년 만에 돌아온 젠콘 알짜배기 후기 시리즈(?)입니다.
지난 회와 다르게 "알짜배기" 게임을 골라서 후기를 쓰지 않고,
해본 몇 개의 게임들의 "알짜배기" 평을 써봤습니다. (어쨌거나 이어가려는 후기 시리즈...)

순서는 일반적으로 재미 순이긴 한데 아닌 것도 있고 좀 섞여 있습니다 :)
편의상 반말투니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버라지

: 2019년, 아니 테라포밍 마스 이후 이것을 능가하는 전략게임은 없다. 제대로 평가만 되었어도 무조건 보드게임긱 TOP 10 내에 들어갈 수 있는 게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클라우드 스파이어

: 투매니본즈를 만들어 낸 "칩 띠어리 게임즈"에서 또 하나의 역작을 탄생시켰다. 투매니본즈가 RPG였다면, 클라우드스파이어는 MOBA(LOL, DOTA) 류. 게임 특성상, (프리 포 올 형식도 가능하나) 2:2, 1:1 류의 구도가 제일 베스트가 될 것 같다. 미니언을 원하는 순서대로 포트리스 게이트(LOL에서는 넥서스)에 배치해서 방향을 정해주면, 그 상대방 포트리스 게이트로 정해진 규칙을 따라 이동하고, 영웅은 별도의 규칙으로 직접 제어하여 상대방 포트리스 게이트를 먼저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 포탑(스파이어)를 중간중간 설치해서 적 미니언의 진군속도를 늦출 수도 있고 전투 중에 발생한 수입으로 진보를 수행하여 종족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성격이 완연히 다른 4개의 종족이 있어서 각 종족을 마스터하는 재미도 있는 게임. MOBA를 정말 잘 구현해 냈고 체감하는 재미는 정말 끝내준다. 단점이라면 플레이타임(최소 3시간). 그리고 수많은 텍스트. 적어도 능력/종족 시트는 한글화가 필수이다.

씨티 오브 빅 숄더

: 아크라이트와 18을 섞었다는 것은 참 잘 알 수 있는 게임. 둘을 잘 조합해서 꿀잼 게임을 만들어 내긴 했다. 다만 이상한 상품의 수요 공급 규칙때문에 약간 공산 국가에 있는 듯한 부조리함을 느낄 수 있음. 자유 경제 시장이 아니라 정부가 강압적인 법을 시장에 적용해서 테마를 파괴한다는 느낌이랄까. 규칙 설명 들었을 때 진짜 핵꿀잼 느낌이었는데, 하면 할 수록 '이거 할 바에 18하고 말지, 아크라이트 하고 말지...'가 느껴짐. 이 한줄평 조차 칭찬인지 까는 건지 알 수 없는 느낌 정도의 느낌.

파이프라인

: 전형적인 '한 번 더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상상함. 하지만 어림도 없지'형 게임. 딱히 인터액션은 크지 않고 퍼즐 요소가 커서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편. 거기다가 행동/돈 등의 자원이 빡빡하기 그지 없어서 이런 것들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최적의 게임.

스타워즈: 아우터림(젠콘 대상 게임 아님)

: 훌륭한 샌드박스 류 게임이고, 게임 내내 다양한 상황이 발생해서 정말 자유도가 높은 게임. 직접적인 인터액션도 존재하고 테마도 그럴싸하다.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해 원하는 대로 스탯을 늘리고, 퀘스트를 수주 받아서 원하는 방식으로 클리어 하는 등, 명성을 제일 먼저 10을 달성하면 승리하는 게임. 아쉬운 점은 리플레이성과 플레이타임? 코리와 스타워즈 조합의 기대감이 너무 컸달까.

지도제작자

: 개인적으로 그동안 롤앤라이트 게임들은 소장할 정도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플릿다이스 정도가 고민이 되는 수준? 그런데 지도제작자는 롤앤라이트(정확히 말하면 드로우 앤 드로우지만) 계열의 마스터피스랄까. 거기다가 리플레이성도 나름 뛰어나서 몇 판을 돌려도 지겨움이 덜하다. 전형적인 확장으로 볼륨을 엄청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게임 같은데, 확장이 어서 빨리 나왔으면! 단점으로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라 하는데 나는 잘 못느끼겠는 부분. 같은 그림 그린다고 점수를 덜 주는 것도 아닌데...?

팍스 파미르 2판(젠콘 대상 게임 아님)

: 1판에 비해 좀 더 간결해지고 규칙서가 친절해졌다는 평. 규칙도 컴팩트하지만 복잡도가 좀 있는데, 어쨌거나 정치+영향력 게임을 볼륨 및 재미를 최대한 압축시킨 게임이다. 루트 작가의 또 다른 비대칭 게임인데, 루트만큼 대중적인(?) 테마는 아니지만 게임은 더 빨리 끝나는 느낌(익숙해 지면 1시간 내) 점수 내는 방법이 나름 다양해서 1등을 잘 판별해서 견제를 해야하는 게임. 언어 요소가 많지 않고, 나름 뛰어나고 아름다운 컴포들 덕에 게임 재미가 업된다.

나인타일패닉

: 오잉크가 귀여움을 무장하고 몇 번 헛손질 하더니, 마스크멘을 잇는 오잉크의 또다른 명품 타일 게임을 내놨다. (이것 마저 원작의 재판이라는 것은 함정) 주어진 시간 내에 9개의 타일을 배치해서 최대한의 점수를 뽑아야 하는 게임인데, 파티성으로도 전략성으로도 퍼즐성으로도 좋다. 한글판 어서 나오길.

베런파크 확장

: 베런파크 기본판은 한 서너판 하면 질리는 느낌이라면, 베런파크 확장은 재미를 충분히 증폭시켜 놓았다. 하지만 본판 가격의 확장이라니. 모노레일이라든지, 곰 유원지 등의 다양한 요소는 팔았던 베런파크를 다시 집으로 불러들이는 촉매제가 되었다...

언더워터 시티즈

: 개인적으로 테포마의 단점으로 생각했던 카드 순서를 단계별로 나눠 보완한 느낌의 게임. 재미는 있긴 한데 비교대상으로 불리는 테포마에 비빌 수준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테마가 거의 안느껴진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

아리리시 게이지

: 주식+철도를 이렇게 간결하게 잘 표현했다니 그저 놀라울 뿐. 주식+철도 테마인데 1시간 남짓 걸리는 게임 볼륨. 물론 그만큼 헤비 게이머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나름 액기스만 잘 뽑아낸 게임. 수작이다.

아뮬

: 딱 판타지 왕국의 포지션.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까지 수용 가능한데, 판타지 왕국보다 조금더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반대로 말하면 판타지 왕국만큼의 빠른 템포를 가져가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 재미는 아뮬이 좀 더 있는 느낌인데, 시간 대비 재미는 판타지 왕국보다 살짝 아래랄까.

팀3

: 그저 미친 게임. 블럭 모양이 그려진 문제가 주어지면 말을 하지 못하는 팀원 1이 손짓 발짓을 사용해 블럭의 모양을 설명해야 한다. 그걸 본 말을 할 수 있는 팀원 2가 말로 그걸 설명해주면, 눈을 가린 팀원 3이 팀원 2의 말을 듣고 문제의 정답이 되게끔 블럭을 쌓아야 한다. 일단 무조건 호불호가 갈린다. 남들 앞에서 바보가 되는 걸 극혐하는 사람들은 이 게임을 무조건 거를 것. 하지만 함께 즐겁고 재밌는 분위기에선 대박 게임이다. 엠티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파크

: 구성품만 봤을 때 게임성이랑 상관없이 무조건 사고 싶다는 느낌이 든 게임. (하지만 유부남 용돈의 벽은 높았다) 전체적으로 심심하긴 한데 트래킹이라는 테마를 아주 잘 나타낸 게임. 미국에 살았다면 내가 트래킹 했던 산들을 추억하며 추억팔이용으로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자기 차례에 할 수 있는 행동이 몇 가지가 없어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편의 게임이긴 한데, 앞 사람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고민거리가 매 번 생겨서 다운 타임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2~3인 최적 게임인듯. 엔트리 레벨의 셋콜렉션 게임. 이정도로 게임이 예쁘면 게임성을 좀 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