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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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1 13:30

저희 모임 페북에 올린 후기입니다. https://www.facebook.com/Boardton/

2019년 8월 10일 모임 후기

아래는 Tragedy looper script1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14명이나 참가를 하신다고 하셔서 사실 전략 게임 플레이는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는데, SK씨가 아침부터 모일 생각이 없냐고 하셔서 마나님의 허락을 받고 오전 10시반부터 모임을 가졌습니다. MDE씨와 KDE씨가 오신다고 하셔서 4인플 전략 게임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최근에 산 Tragedy looper를 하기로 하고 밤늦게까지 메뉴얼과 마스터마인드 핸드북을 읽고 모임 장소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KDE씨가 갑자기 늦게 오신다고 하셔서 당황했었는데 예고도 없이 JH씨가 나타나셔서 예정대로 4인플을 시도해 볼 수 있었네요. 룰을 설명해주고 첫번째 시나리오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JH씨가 '이건 첫번째 시나리오니까, 가장 첫번째 메인 플롯하고 첫번째 서브플롯일거에요' 라고 주장을 하셔서 속으로 엄청 뜨끔했습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추론 하는걸 좋아하는 SK씨가 아직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면서 그걸 일축하면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가이드에 나와 있는대로 첫턴부터 패배를 시켜면서 참가자들을 당황시켰는데, 바로 두번째 loop에 들어가니까 상황을 거의 다 파악하시더라구요. 각자 케릭터의 role이 거의 다 발각되서 속으로 엄청 식은땀을 흘렸는데 role을 밝히는데 너무 치중을 하신 나머지 아까 당했던 방법에 또 당해서 두번째 loop도 금방 끝냈습니다.

이제 plot도 다 밝혀지고 role도 거의 다 나온터라서 제가 손 쓸 방법이 거의 없었는데, 그동안 incident가 거의 일어나질 않았던 터라 이걸로 마지막 승부를 보려고 했습니다. 마지막에 필요한 paranoia counter도 다 막혀 버려서 좌절하고 있던 찰나에 paranoia counter를 올려줄 수 있는 role이 때마침 하나 있더라구요. 그래서 3일차에 incident를 일으켜서 간신히 게임에서 승리를 했습니다. KS씨는 그걸 놓쳐서 엄청 아쉬워 하시더라구요. 첫 시나리오라서 사실 마스터 마인드가 좀 힘들긴 했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가 없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다른분들도 좋아하셔서 다른 시나리오도 곧 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는 한국에서 이틀전에 돌아오신 KDE씨가 오셔서 Magic maze를 플레이 해봤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기대를 갖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룰을 어기지 않으면서 게임하는게 너무 어렵더라구요. 다들 답답하니까 여기저기서 말로 뭐라고 하기도 하고 두드리는걸로는 해결이 안되니까 직접 막 미플을 가리키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처음하는거라 시간을 초과해서 첫번째 시나리오부터 패배를 했습니다. 그런데 5인플로 하다보니까 좀 아쉬운 점이 보이더라구요. 5명 중에 두 명은 겹치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서 누구한테 요청을 해야하는지 애매한 상황이 종종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룰 설명해주신 KDE씨가 갑자기 사라지셔서 4인플로 다시 도전을 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성공을 하긴 했는데 여전히 서로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하게 되더라구요. 다시 조심을 하자고 다짐을 하면서 뒤에 합류하신 IE씨와 함께 5인플로 시나리오2를 시도했습니다. IE씨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감을 잡질 못하셔서 멍하게 계셨는데 다행히 IE씨랑 JH씨가 겹치는 역할을 갖고 계셔서 시나리오 2도 무사히 깨봤네요. 'Do something' mark가 한 개 밖에 없어서 다들 답답해서 다른 사람 방향 카드를 손으로 막 두드려댔는데 정식 룰대로 하면 진짜 답답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더 높은 시나리오도 한 번 해보고 싶네요.

이제 사람들이 거의 다 모여서 엄청 북적거렸는데 처음 오시는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마헤를 꺼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원을 커버할 수는 없었는데, 놀랍게도 SK씨가 Isle of trains를 사서 가지고 오셨더라구요. 이게 아주 유명한 게임은 아닌데 제가 소개시켜 드렸던게 마음에 드셨었나봅니다. 그래서 4분은 Isle of trains를 하고 저는 거북이 올라타기 놀이를 했습니다. 다들 엄청 소심하게 하셔서 주사위가 빵빵터지는 재미는 조금 덜 했지만 그래도 7명이서 하다보니가 섬이 비좁아서 서로 엎히면서 힘들어하는게 재밌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몇 분이 더 오셔서 이제 세 테이블로 나눠서 진행을 했는데, J씨가 전에 해봤던 Stroop을 해보고 싶어하셨는데 마침 MDE씨가 가지고 오셔서 이걸 소개시켜드리는 와중에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Ganz schon clever를 꺼내서 제가 설명해 주기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Stroop 하다 말고 가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드리고 돌아왔습니다. 다행히 한 번 해보신 JA씨가 계셔서 진행이 잘 될거라고 믿긴 했는데 룰마의 직업 병인지 종종 제대로 플레이하고 있는지 가서 확인해 보게 되더라구요.

결국 제가 계속 왔다갔다 하느라 Stroop은 언제 끝났는지도 모르게 끝이 났고 제 테이블에 계신분들은 대부분 오늘 처음 오신 분들이라서 다시 간단한 벼룩 서커스로 돌아갔습니다. 요즘은 계속 갈라쇼를 시도해보다가 오랜만에 트리오를 다시 해봤는데, 의외로 금방 트리오를 3개나 모아서 쉽게 이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운이 없는지 똑같은 색깔을 계속 여셔서 카드를 몇 장 못 가져간 J씨가 의외로 높은 숫자의 카드를 꽤 많이 가져가시더니 갈라쇼를 외치시더라구요. 그래도 트리오가 3개나 있어서 이길 줄 알았는데 트리오 하나도 없이 갈라쇼가 승리를 해서 꽤나 신선했습니다.

J씨가 좀 더 전략적인 게임을 원하시길래, 약간 걱정은 됐지만 좀 더 난이도가 있는 모던 아트를 꺼냈습니다. 사실 경매 게임의 룰은 단순한데 적절한 경매가를 선정하는게 이 게임에서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예상대로 그 라운드에서 최고로 벌 수 있는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그림을 사는 모습이 종종 보였는데, 후반부에 가니까 이제 다들 적응이 되셨는지 히든 경매에서 3명이 같은 가격을 제시하는 일도 두번이나 일어나더라구요. 다른 분들은 조용히 경매를 하셨는데 저는 그 와중에 '최고가 90원! 이거 사시면 90원까지 벌 수 있습니다!'를 외치면서 비싼값에 그림을 팔아 넘겨서 쉽게 이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라운드에 갑자기 시장이 난장판이 되더니 5종류의 카드가 몽땅 다 나오고 제가 비싸게 샀던 그림이 결국 휴지조각이 되더라구요 ㅠ.ㅠ 제가 '고객님 감사합니다' 하면서 나름 비싸게 그림을 EY씨에게 팔아 넘겼는데 시장이 요동치는 바람에 EY씨는 그걸로 때돈을 벌고 1등을 하셨습니다. 저랑 A씨는 무려 동점으로 끝났고 큰 그림을 그린다고 주장하시던 J씨가 꼴찌를 하셨네요.

간단하게 Ganz schon clever를 한 판 더 하면서 초보분들은 압살하고(...) 마지막 게임으로는 IE씨가 사온 사그라다를 처음으로 해봤습니다. IE씨는 저희 모임 고인물로 오랫동안 활동하셨는데 그동안 게임은 많이 하셨지만 딱히 사거나 하시진 않으시다가 무슨 바람이 드셨는지 사그라다를 사셨더라구요. 게다가 지난 목요일에 갑자기 평일 번개도 열어서 성공적으로 모임도 여셨다고 해서 엄청 뿌듯했습니다. 게다가 저도 사그라다는 한번도 못해봐서 궁금했거든요. 역시 인기가 있는 게임이라 꽤 재밌었습니다. 게다가 첫 게임인데도 한 칸도 안 남기고 주사위를 몽땅 다 넣어서 예쁘게 꾸며서 좋았는데,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퍼즐의 측면을 강조한 공통 미션보다 개인 미션에서 받는 점수가 더 커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공통 미션으로 나온 서로 다른 색깔로 가로줄 만들기와 5가지 색깔로 세트 만들기를 완벽하게 완성해서 40점을 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같은 색깔을 많이 모아서 개인 미션 점수를 높게 받으신 EY씨에게 패배를 했습니다.절대 처음 오신 분에게 져서 심통이 난게 아닙니다(...)

오늘은 새로 오신 분들도 많고 전체 인원도 많다보니까 걱정이 좀 됐었는데, SK씨, JA씨,IE씨가 직접 게임도 들고 오시고 설명도 잘해주셔서 저 빼고도 다른 테이블이 무척 원활하게 게임이 돌아간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게다가 이제 모임원들이 제가 안 해 본 게임도 사들고 와서 설명까지 해주시니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모임이 계속 번창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