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계곡의 선술집 후기
제가 글재주가 없어 후기는 잘 안 쓰는데.. 이 재밌는 게임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아는 만큼 토해놓고 갑니다.
2018년 KDJ로 선정되고 에센에서 유명세를 탄 게임, 퀘틀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의 디자이너(Wolfgang Warsch)가
2019년에는 돌팔이 확장과 신작으로 깊은 계곡의 선술집(Die Tavernen im Tiefen Thal)을 출시했습니다.
돌팔이에 이어 독어판으로 먼저 나오는데 언어의 장벽도 씹어먹고 유명해지는 클라쓰 (박수)
어서 게임명이라도 영어로 나왔으면........BGG에서 독어로 찾기 너무 힘든......
돌팔이와 선술집의 현재 BGG 요약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평점으로 어느 정도의 재미 보장과 돌팔이보다는 쵸큼 난이도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습니다.
깊은 계곡의 선술집(이하 "선술집")은 카드 뽑기(운 요소)+주사위 드래프트(상호작용)+덱 빌딩+주사위 배치+전략 요런 느낌입니다.
카드 뽑기는 도미니언, 그웨트, 로코코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어 덱이 돌고 돕니다.
덱이 섞이는 순간만 뽑기 운이 달려 있고 카드를 압축함으로써 그 차이를 좁힐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칩을 뽑는 돌팔이 보다는 운 요소가 적습니다.
여기에 따라오는 덱 빌딩은 흔한 카드 구입이지만 구입한 카드가 뽑기 덱 위에 쌓임으로써
다음 라운드에 즉시 사용할 수 있어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점이 직접 설계하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주사위 드래프트는 가장 비중이 큰 플레이어간 상호작용입니다.
이 주사위가 일꾼이랑 다름 없는데 다음 사람에게 좋은 거 안 줄려고 견제가 난무하죠.(사악한 저는 일단 그렇습니다.)
게임의 가장 기본 세팅인 척하지만 모듈 4의 시작 카드(하늘색)가 하나 껴있네요.
게임 흐름은 모두가 함께 라운드 보너스를 받고, 카드를 뽑고, (있다면)유색 주사위를 굴리고,
공용 주사위 드래프트하고, 차례 순으로 행동하고, 카드 정리하기 반복입니다.
룰북에는 8라운드에 한 라운드당 7 페이즈가 있다는 설명으로 부담주는데 사실 포인트는 카드 뽑고 주사위 배치 후 행동하기가 끝입니다.
심지어 대부분 페이즈가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주사위 드래프트와 행동 수행만 차례 순서대로구요.
개인플레이 비중이 있는 만큼 의도치 않은 에러플을 무시할 수 없어서 일부러 점검차 페이즈를 쪼개놓은 느낌이였습니다.
2인플로 기본 게임(모듈 1)과 모듈 1-5, 이렇게 2회 플레이 해봤는데
모듈별 구성품이 있다보니 뭔가 이것저것 많습니다. 셋팅이 조금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로 200장이 넘는데요.... 그 중 제일 많은 게 귀족카드 61장입니다.
이게 왜케 많나 했더니 기본 게임인 모듈 1 규칙서에도 적혀 있듯 보라색 귀족카드(10점) 많이 모으는 게 목표였어요.
선술집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맥주를 많이 모으면 귀족들이 마시러 옵니다.
귀족을 열심히 모은 1등이 99점이였습니다. 만렙이라나 뭐라나.
기본 게임으로 얼추 룰이 익숙해진 후, 바로 모듈 5까지 포함해서 플레이해보았습니다.
이게 1라운드 사진(중앙에 있는 수도원 보드의 달 마커로 확인)
이 게임에서 제일 잉여로운 주사위는 3, 4입니다. 위 상황에서는 2도 놓을 곳이 없어 아무 칸이나 차지했네요.
가장 유용한 주사위는 1, 5, 6입니다. 3, 4는 손님을 구입하지 않은 이상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고
아무 값이나 놓을 수 있는 칸은 단 2칸 뿐이라 3개 이상이 된다면.......주사위가 허공에 놀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실제로 2개나 못 쓴 적도 있음)
게임 내 주사위 값 보정이 있지만 +만 되고 6 -> 1도 불가합니다. (-)기능이 있었으면 참 유용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였습니다.
마지막 8라운드 사진
1과 6 주사위만 있었다면 주사위당 맥주를 4잔씩 뽑아내는데 하나도 없네요. 참으로 원통합니다.
결국 돈으로 올인 후 설비를 업그레이드해서 귀족카드(10점)을 받는 식으로 해결했습니다.
게임의 큰 틀은 돈과 맥주를 많이 생산해 가장 점수가 높은 귀족을 모으는 걸로 좁혀집니다.
그리고 5가지 모듈이 각각 추구하는 성향이 조금씩 달라 그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모듈은 누적으로 쌓이다 보니, (모듈 4를 하려면 모듈 1,2,3을 다 써야하는)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한 번 익히고 나면 빼는 게 아쉬울 정도예요.
페이즈 흐름은 주사위를 가져가고 > 계획(배치)한 후 > 다음 페이즈에 행동하는 거지만
익숙해지면 주사위를 가져가자마자 배치함으로써 행동 페이즈로 바로 넘어가는 식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한 라운드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라 지루하지 않습니다. 다인플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긱의 베스트 인원이 2인이네요.
최종 점수는 96점 vs 95점. 아주 큰 차이로 제가 이겼습니다.
10점짜리 귀족 카드를 둘다 8장씩 모은 걸 보니 이 게임의 최종 목표는 귀족사회가 분명합니다.
상대는 불필요한 카드를 제거함으로써 원하는 카드만 쓰도록 설계하려고 했으나
카드 1장을 미처 계산하지 못해 계속 고통받았답니다.
그것은 카드 뽑기에 따라 예견된 너의 패배였다.
게임 시스템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아 재밌었고
돌팔이/선술집 중에 고르라면 가벼운 유로 전략을 선호하는 저는 이걸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