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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가 하키 박스손상 및 수송썰 + 마피아게임 후기

1,796 조회

2019.04.27 00:56

[1번 이야기]

최근 덱스터리티에 관심이 꽂힌 후 구입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스티가 하키였는데요~

이쪽 계통 게임으로는 특이하게도 국내 쇼핑몰에서도 팔고 있었습니다만

스탠리 컵 버전이더군요

이걸로 적당히 사려는 찰나

보드라이프에서 검색을 하다 버전간 차이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버전 중 '하이 스피드 에디션'이란 것이 가장 최근 공법이

적용되어 공이 잘 미끄러져간다고 하더군요

박스에 울트라 패스트 아이스라고 되있으니 과장광고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더 있어보이더군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쪽으로 구하기로 했습니다

이베이에서 배송료포함 14만원 정도 들여서 구입했고

어제 배송이 왔습니다

그리고 정말 놀라게 되었습니다

정말 터프하게도 박스를 포장하지않고 그대로 송장을 붙여서 보냈더군요

더군다나 어제는 비가 오는 날이라 눅눅해진 상태로 왔습니다

네....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ㅠㅠ

두번째로 놀란것은 정말 정말 크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위에 올라가있는 것은 1.5리터 생수통인데 크기가 짐작이 되시리라 봅니다....

본래 교실까지 들고가기에 아이들의 이목이 쏠리기도해서 천천히 들고갈까 했습니다만

방에 공간이 애매해서 다음날 바로 들고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조립이 어려울까 걱정했지만 그냥 홈에 맞춰서 딱딱 끼우면 순식간에 해결되더군요

아이들이 한창 등교하는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습니다

오늘도 역시 비가 오더군요 ㅋ

우산으로 최대한 보호하면서 차에 태우고 출발

이 게임이 노답인 부분이 일단 조립을 하면 박스에 들어가지않더군요

게임만 들고 갔습니다

교실에 도착!

텀블링 다이스 박스도 우스워보이는 사이즈입니다

쉬는시간.

아이들이 신기한지 우르르 몰려들었습니다

교실에서 여러 보드게임을 경험한 아이들도 이 게임에는 관심이 확 가나봅니다

1:1만 하기에는 하고싶어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 난이도를 조절할겸 2:2를 했습니다

확실히 이 게임이 일반적인 덱스터리티와 달리 조작이 어렵긴하더군요

아이들이 선수의 위치도 잘 기억하지못해서 쩔쩔맸습니다

컴포는 놀랍게 관심이 가게 생겼는데

공이 시원시원하게 왔다갔다하지않아서 루즈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한 'high speed edition', 'ultra fast ice' 라고 되있었는데

(다른 버전은 안해봤지만) 솔직히 체감이 되지않았습니다

어영부영 아이들 경험을 시켜주고 다음주에 다시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방과후에 성진이가 한판하자고 하길래 1:1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재활용.

아까전에는 아이들을 교대로 시켜주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인적이 없을때 집중해서 하니 게임의 묘미가 훨씬 살아나더군요

20여분 플레이하며 게임의 흐름을 찬찬히 살펴보니

선수들이 정신없이 왔다갔다하면서 공을 가져가기 위해 경쟁하다가

어느순간 확 골을 넣는 그런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공이 골대에 "착!" 소리를 내며 들어갈때의 타격감이 끝내주더군요

이 타격감은 클라스크와는 비교할수없었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숙련이 될수록 더 시원시원하고 짜릿하게 플레이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명성이 거짓은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단점은 역시 가격과 크기겠더군요

가격이야 해외배송비때문에 뻥튀기 된다고해도

자리 차지가 상당하고, 특-히- 조립후 박스 수납이 안된다는 점은 치명적입니다

이 점으로 인해 국내에 많은 분들이 시도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2번 이야기]

성진이가 스티가 하키를 잠시 즐기고 간 뒤에

월급 루팡을 하지않기위해 계속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퇴근할 시간이 될때쯤 누군가 교실에 방문하였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몇년전 6학년 아이들 5명이 버스로 45분 걸려서 저를 보기 위해 왔더군요

보드게임을 딱히 권할 생각은 없었는데 대화의 흐름이 슬슬 끊기자

(오랜만에 찾아온 제자라고 해도 사실 할말이 엄청 많진 않습니다 ㅠㅠ)

"뭐 할거 없어요?'라고 묻더군요

역시나 보드게이머라면 이런 순간에 보드게임을 영업하는 것이 사명일겁니다

"뭘하고 싶니?"

"달무티나 예전에 그 마피아 겜이요"

"아 그 아발론 말하는거구나"

참고로 이 아이들과의 아발론은 예전에 이미 후기로 남긴 바 있습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7188&tb=community_post&id=&num=&pg=&game_id=523&start=&b_category=&game_category=)

룰을 많이 까먹었기에 제가 다시 간단히 설명하고 나서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이녀석들하고는 아발론을 한지 3년이나 지나서 플레이가 어색하지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핵꿀잼이더군요

아발론은 훌륭한 게임이긴하지만 온전한 재미를 위해선 사람 성향이 꼭 맞아야합니다

오늘 마피아 게임을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서로 친해서 체면치레를 하지않고

플레이를 하니 최상급의 재미가 뿜어져나오더군요

물아일체의 경지, 즉 내가 아발론인지 아발론이 나인지 모르는 수준으로 다들 깊게 몰입하었습니다

안모군은 게임의 클레이막스에서 저에게 "니가~" 라면서 반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입을 슬슬 털면서 2판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발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플레이했으며

어쌔신으로 1판, 퍼시벌로 1판하여 캐리하며 마무리했습니다

[3번 이야기]

아발론을 재밌게 하고 있는데 욕심이 생겼습니다

얼마전에 산 시크릿 히틀러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발론은 이만하면 된거같고 새로운 마피아 게임을 해보지않겠냐고 제안하면서

꺼냈습니다

사고나서 반 전체 20명을 대상으로 한판하긴했지만(2인이 1플레이어 수행)

아무래도 수업(?)의 일환이 아닌 보드게임으로 제대로 하고싶더군요

처음 설명할때 용어가 아이들에게 생소했습니다

중3이지만 'LIBERAL' 진영과 'FASCIST' 진영의 뜻은 온전히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쉽게 설명해주면서 오개념이 약간 생겼습니다

나름 유명한 마피아 게임치고 생각보다 최신작이라서 약간 놀랐습니다

아발론이 2012년작인데 시크릿 히틀러는 2016년 즉 3년밖에 안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규칙에 대해 감을 잡고나서는 역시나 마피아 취향들답게 바로 빠져들더군요

이 게임은 대통령이 정책 타일 3개 중 1개를 버리고 2개를 수상에게 넘긴후,

수상이 2개 중 1개를 버리고 나머지 1개의 정책을 실행한다는 점이 좋은 아이디어인거같습니다

정책이 시행되고나서 대통령과 수상역할이었던 사람들이 서로 다툼이 생길수밖에 없게

설계한 점, 사람들이 두 역할의 플레이어에게 신뢰, 불신을 보내게 되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저는 시민이었는데 누구누구가 파시스트라고 선동을 하며 입을 털어댔더니 처형을 당해버렸습니다

알고보니 파시스트 녀석이 제가 나댄다고(?) 제거해버린 것이었죠

다만 게임은 운좋게 자유진영 정책 5개가 실행되며 승리했습니다

디자이너가 신경썼구나 싶은 부분은 파시스트 정책 타일이 자유진영 정책 타일보다

2배 가량 많아서 어쩔수없이 파시스트 정책이 실행될때가 있는데

점차 쌓여감에 순식간에 게임이 끝날수 있기때문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점이었습니다

마피아 장르에서

아발론은 정석, 잘쓰여진 교과서의 느낌이라면

시크릿 히틀러는 음.. 뭐랄까 최신(?) 게임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설명이 이상하긴한데 ㅋㅋ

PNP, 즉 프린트해서 자체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나무명패판도 있고 해서 해구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1판을 마친 후 당연히 1판더! 가 나왔고

2판째에 너도나도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시민이 되어 열연을 펼치던 중

숙직실에서 그만 가라고 전화가 와서 이번판을 마무리하는 대로 가방을 싸게 되었습니다

정말 궁금한 점이 있었는데,

오늘 같이 게임한 5명 아이들은 아발론과 히틀러를 둘다 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 마피아 매니아들은 둘 중에 어느 것을 더 선호할까 하는 점이 궁금했습니다

5명중 4명은 전혀 망설이지않고 시크릿 히틀러가 낫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나머지 1명은 둘다 비슷했다고 하였습니다

4명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정책을 대통령과 수상이 버리고 선택하는 과정이 재밌는거같다고 하더군요

지금의 저로서도 아발론이 시크릿히틀러보다 더 잘만든 게임같긴한데

둘중에 당장 뭐할래? 라고하면 시크릿 히틀러에 손이 갈거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인상이 달라질수있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보드게임 번개는

추후에 다시 교실에 와서 놀기로 하고 아이들에게 저녁을 사준 후 해산하였습니다

그때 무슨 게임을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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