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온 마스 톺아보기(On Mars)
몇 차례의 무인 탐사 로봇 임무 성공을 기반으로, 미국은 화성 탐사 운영 본부(D.O.M.E)를 설립합니다.
2037년에 화성에 첫 정착자들이 도착해 화성 기지를 설립한지도 어언 10년, 마침내 개인 탐사 회사들은 자가 유지 정착지 개척 작업에 착수합니다.
과학자들
플레이어는 이 기업들 중 하나를 맡아, 가장 거대하고 진보한 화성 정착지를 개발하는 개척자가 되고자 합니다.
그러려면 D.O.M.E의 임무도, 플레이어 회사의 개인 목표도 달성해야만 하겠죠.
물론 초반에는 지구로부터 얻는 자원들로 연명하며 행성 표면과 화성 우주 정거장 사이를 자주 왕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착지를 확장시켜 나가면서, 광산, 발전기, 물 추출기, 그린하우스, 산소 공장, 주거지를 건설하는 데 주력하게 됩니다. 플레이어의 목표는 지구 기업들로부터 독립적인 자가 유지 정착지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는 물, 공기, 전력, 음식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생존의 중요성 또한 명심해야 하죠.
안녕하세요 Noname입니다.
공개된 규칙을 모두 파악하고 곧 플레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온 마스'를 살펴보는 글을 작성해 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비딸의 게임들은 항상 기대가 됩니다. 요새 이 작가만큼 테마와 게임성을 동시에 잡는 이가 있을까요?
비뉴스-칸반-갤러리스트-리스보아-이스케이프 플랜- 그리고 이 '온 마스'까지-
그러나 모두 훌륭한 게임들이지만, 리스보아, 그리고 최근에 이스케이프 플랜까지 플레이해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제 좀 식상한거 같은데?"
비슷한 규칙을 테마만 바꿔서 돌려 먹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듯한 그런거 말이죠.
그런데, 이번 '온 마스'는 좀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비딸의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화성이라는 테마가 입혀지면서 정말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껏 화성 개척을 테마로 한 모~든 게임들,
부동의 화성 갓겜 '테마포밍 마스'를 비롯한 그 밖의 똥겜 '퍼스트 마션', '마션: 문명 이야기' 등
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비딸은 이 게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프리뷰에서는 '온 마스'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물론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부동의 화성 개척 갓겜, '테라포밍 마스'와의 비교도 놓치지 않고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화성 똥겜들은 버립시다)
1. 테마
제일 처음 이 글을 작성하며 가져온 글은 공식 Kickstarter 런칭 페이지에 있는 소개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읽어본 후의 느낌, 한 번 맞춰볼까요? "뭐 뻔하네"
네, 뻔합니다.
쌀국이 화성 프로젝트를 개시했고, 화성을 개척해야 하고, 공동 임무도 달성해야 하고, 발전도 시키고, 화성을 푸르게 푸르게 만들어야 겠죠.
잠깐, 푸르게 푸르게? 아닙니다.
테마적으로 '테라포밍 마스'와 별 다를 게 없다는 여러분의 생각을 깨 드리겠습니다.
'테라포밍 마스'의 목표는 화성을 지구화하는 것입니다. 게임이 끝나면 푸르른 화성에 뿌듯해지죠.
반면, '온 마스'는 좀 더 현실적입니다.
제목부터 살포시 화성에 발을 내딛는 듯한 느낌.
즉, '온 마스'는 화성에서 생존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굳이 따지자면 '온 마스'는 '테라포밍 마스'의 초반 1-2라운드 정도를 게임의 전체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끝나면 아마 '휴- 이제야 화성에서 숨 좀 쉴 수 있겠다'라고 느낄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이 게임에서의 승점은 기회 점수(Opportunity point)로 표현됩니다.
화성에서의 정착 '기회'를 어느 기업이 제일 잘 엿보냐라는 것이지요.
범위도 다릅니다. '테라포밍 마스'가 지구 기준으로 한 나라, 크게 보면 대륙 정도를 무대로 하고 있다면,
'온 마스'는 아주 잘 쳐줘 봤자 도시 정도의 레벨을 다루고 있습니다.
"에게- 스케일보소"
라고 생각하실 여러분들에게 비딸은 한 가지 무대를 더 제공합니다.
바로 '화성 궤도(Orbit)'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하고도 신선한 핵심 시스템!
여러분들은 '화성 궤도'와 '화성 정착지'를 왔다 갔다하며 게임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럼 바로 게임 시스템 분석으로 넘어가 볼까요?
2. 시스템
제가 느낀 가장 큰 신선함은 화성 궤도의 우주 정거장과, 화성 위의 정착지를 왔다 갔다하며 게임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화성 궤도에서는 화성에서 사용할 기술들을 연구하고 연마하며 자원을 수급합니다.
그리고, 화성 정착지에서는 그 기술과 자원을 토대로 건물을 지어나가며 개척을 해나가죠.
좀 더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하나 가져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창 진행 중인(?)은 아니고... 그냥 시험 삼아 틀어본 테이블토피아의 한 장면인데요,
왼편이 화성 궤도(왼편의 1/3가량), 그리고 가운데, 오른편이 화성 정착지로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왼쪽의 행동들이 화성 궤도에서 할 수 있는 행동, 오른쪽의 행동들이 화성 정착지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입니다.
간단하게 한 번 살펴볼까요?
화성 궤도에서는,
1. 포드 착륙 - 포드를 타고 화성 정착지로 떠납니다(라운드 중에 유일하게 화성 정착지로 미리 이동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2. 청사진 획득 - 건물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설계합니다.
3. 새 기술 습득 - 건물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기술을 익힙니다.
4. R&D - 기술을 연마합니다.
5. 재보급 - 자원을 얻습니다.
화성 정착지에서는,
1. 건물 건설 - 개척에 필요한 건물을 짓습니다.
2. 건물 업그레이드 - 청사진을 통해 설계한 대로 건물을 향상시킵니다.
3. 과학자 고용 / 지구 기업 계약 - 과학자 고용을 통해 업그레이드 건물을 활용하고, 지구 기업 계약을 통해 '기회 점수'를 추가 획득합니다.
4. 제어 센터 - 건설 로봇 / 탐사 로봇을 이동시킵니다.
5. 새 함선 맞이하기 - 지구로부터 온 다음 세대의 정착지들과 로봇을 얻습니다.
보드판 상단 턴 트랙을 통해 이 행동들을 구분하고 있는데요,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죠.
상단의 턴 트랙입니다. 게임 시작 시에 1-8까지 숫자가 그려져 있는 곳에 자기 말 하나를 놓아서 턴을 진행하는데요.
1-4까지 놓으면 '화성 궤도'에서 할 수 있는 행동밖에 못하고,
5-8까지 놓으면 '화성 정착지'에서 할 수 있는 행동밖에 못합니다.
그럼 이 두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느냐, 그건 아닙니다.
라운드는 두 페이즈로 진행됩니다. - 정착지화(Colonization) 페이즈 / 정기 왕복선(Shuttle) 페이즈
정착지화 페이즈에서는,
플레이어 턴 순서대로 기본적으로 1개의 주요 행동을 하며 말그대로 정착지화를 진행하고,
(그러니까 항상 화성 궤도에 놓은 사람들부터 행동이 시작되겠죠)
플레이어들이 1번식 턴을 갖으면 정기 왕복선 페이즈로 넘어가고, 이 때 다른 위치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기 왕복선이 매번 왔다갔다하는게 아닙니다.
처음에는 정착지화 수준이 낮아서 자원 수급 등을 위해 정기 왕복선이 화성 궤도에 있는 우주 정거장과 정착지 사이를 자주 이동하는데요,
점차 정착지가 발달하면서 정기 왕복선의 운행 주기가 서서히 늘어납니다.
이 정기 왕복선이 출발할 때 같이 타고 가야 화성 궤도에서 화성 정착지로, 혹은 화성 정착지에서 화성 궤도로 비용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정기 왕복선이 운행하지 않을 때는 지구에서 온 함선을 타고 이동하거나,
아까 잠시 설명드렸던 '화성 궤도'에서의 행동인 '포드 착륙'을 활용해야 합니다.
'온 마스'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할 것도 없는데 우주 정거장에서 몇 턴을 허비할 수도,
자원이나 기술이 없는 채로 화성 정착지에서 힘겹게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크... 기가 막히죠?
아님 말구요...
건물 건설이나 업그레이드도 좀 독특합니다.
'화성 정착지'의 행동에는 '제어 센터'라는 것이 있는데요, 건설 로봇(BOTS)과 탐사 로봇(ROVER)을 이동시키는 행동입니다.
앞에 있는 것이 건설 로봇(BOTS), 뒤에 자동차처럼 바퀴 달린 것이 탐사 로봇(ROVER)입니다.
탐사 로봇은 자원 줍줍이에요, 화성 표면에 있는 자원을 채취합니다.
건설 로봇은 말 그대로 건설을 하는 로봇이에요.
이 게임에서 건설은 아무데나 못하고 바로 저 건설 로봇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데요,
자기가 있는 칸이나 인접한 칸에만 건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칸이 건설 구역(Building Zone)이라고 불리는 칸이고, 이 범위 내에서만 건물을 짓거나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로봇의 범위도 잘 헤아려가며 화성 개척을 하셔야 합니다.
그럼, 게임은 언제 끝나냐?!
드디어 '테라포밍 마스'와의 공통점을 이야기할 때가 되었네요.
'테라포밍 마스'는 온도/산소/물이 충분히 화성에 공급되었을 때 게임이 끝나죠?
'온 마스'에서도 그러한 전역 임무가 존재합니다.
아까 도입부에서도 언급했던 'D.O.M.E'의 임무가 바로 그것이죠.
'온 마스' 역시 세 가지의 전역 임무가 랜덤으로 등장하며,
플레이어들이 공동으로 이 세가지 전역 임무를 모두 달성했을 때 게임 종료 조건이 발동됩니다.
물론 이 전역 임무에 기여했을 때 보상을 주는 것도 '테라포밍 마스'와 유사하고요.
그 외에도 개인 임무가 있어서 그것을 달성하면 게임에 도움이 되는 보상을 주기도 합니다.
기왕 공통점을 얘기한김에 차이점도 얘기해볼까요?
'테라포밍 마스'는 전형적인 카드 엔진 빌딩 게임입니다.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카드에 의한. 카드를 위한. 카드의 게임이죠.
즉, 카드의 의존도가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단순하고, 좋게 말하면 게임답습니다.
'온 마스'는 뭐 하나로 뭉뚱그려 말하기엔 애매합니다.
여러가지 요소가 들어가 있어요.
나쁘게 말하면 그냥 번잡하고 복잡하기 짝이 없고,
좋게 말하면 테마를 매우 잘 살렸죠.
아직 게임을 못해봤기 때문에 재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다만, 규칙서를 정독하고 이제 플레이를 곧 해보려는 입장에서,
너무 기대됩니다, 참을 수가 없어요.
3. 결론
몇 가지 핵심적인 시스템만 언급해서 제대로 이 게임에 대한 느낌을 감잡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규칙을 모두 나열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네요.
아시잖아요, 비딸 게임.
어쨌거나 결론은,
이 게임은 기존의 화성 개척 게임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디테일을 수반한 화성 개척 기지 게임이라는 겁니다.
제가 느낀걸 종합해보자면,
'게임성을 떠나 테마 구현, 이거 하나만은 화성 개척 게임 중에 탑이다.'
물론 전 게임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규칙을 읽었을 때 느낌은 규칙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역시 게임을 딱 시작했을 때
뭘 해야할지 모르는, 할 게 너무나도 많은,
전형적인 비딸 스타일의 게임!
포르투갈인이 아니라면 테마 느끼기 힘들다는 리스보아 마저도 게임성은 보장되었으니까요.
탈락이라는 요소가 부담이 되고, 비딸치고는 한 껏 가벼운 이스케이프 플랜 마저도 리플레이성은 보장되었으니까요.
직접 플레이 해보고 좀 더 상세한 리뷰를 작성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원하신다면, 그리고 제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Tabletopia를 통해 종종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