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입문자 대회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나름 아끼던 모델인 커스브레이커의 아미스 지팡이가 부러져서 멘붕당한 메피스톤입니다.
으으.. 아미스의 요술봉이..
지금은 복구 후 안전하게 장식장行..
제가 이번 주에 제주에 가게 되어 솔킴님 얼굴도 뵐 겸 언더월드도 할 겸 미리 연락을 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솔킴님께서 제주에서 (본인의 워밴드로!) 언더월드를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가르쳐주셔서 소모임에서 입문자 대회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몇 주 동안 대회 일정과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와중에 다른 분들도 추가되어 결국 무려 10명의 인원이 모여, 비오는 수요일 밤 9시 첫번째 제주 언더월드 대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 중 '루'님의 브라이어 퀸의 가시들
솔킴님이 후기에서 이미 적어주셨지만, 여러모로 특이한 대회였습니다. 우선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참가한 10명의 팩션이 전부 달랐다는 것은 정말 진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언더월드의 팩션이 14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굉장한 우연이 아닐 수 없습지요. 평일이고 참가하신 분들이 거의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한 명도 빠짐 없이 끝까지 열정적으로 게임하는 것도 정말 특별한 광경이었습니다. 계획상으로는 1시에 안에 끝날 예정이었는데, 리그전 특성상 대기시간이 생기다보니 예상보다 조금 지체되었습니다.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이 늦어질수록 죄송스러운 마음이 커져갔는데, 끝까지 너무 재밌게 게임해주셔서 내심 감사했습니다. 그 외에 워해머 계열 게임치고 아주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성비도 인상적이었네요. 초심자가 세 분 정도 계셨는데, 그 중 한 분은 거의 처음 플레이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넷러너 등으로 다져진 덱빌딩 게임에서의 수 년간의 내공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셨습니다. 그 외에 참가 인원 중 절반 가량은 수십회 이상의 게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참가인원의 수준이 다양했습니다.
대회는 당초 8인을 예정하고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4명으로 이루어진 2개 조로 나누어 각 조 내에서 서로 번갈아 플레이하는 리그전으로 3 게임의 승점의 합을 통해 조 내의 순위를 정한 후, 다른 조의 동순위의 플레이어와 최종 순위결정전을 통해 1위에서 8위까지 정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두 분이 새로 추가되시면서 1조의 인원을 4인에서 6인으로 늘리고, 리그전에서 획득한 승점순으로 위에서부터 2명씩 잘라서 순위결정전을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10명이기 때문에 5인 1조로 2개조 진행도 고려했으나, 9시에 시작되는 행사라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비는 인원을 둘 수가 없어 부득이 4인/6인의 두 조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1차전 게임
저는 고블린으로 참전했는데, 솔킴님과의 첫 게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솔킴의 팩션인 가렉의 리버는 1판 스타터 세트의 두 주인공 중 하나지만, (제 뇌피셜상) 그렇게 강한 워밴드는 아니고, 외모나 스토리가 그리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라서 저는 조립도 안하고 치워뒀을 정도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친구들이었습니다. 플레이 스타일이 어느 정도 정해진 워밴드라 그리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는데, 2라운드 초반부터 제 스퀴그들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솔킴님이 승점을 따기 시작하시더니 연속해서 계속 득점하는 오브젝티브들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고, 동점인 상황에서 동점일 때 승점을 주는 오브젝티브를 솔킴님이 제시하시면서 1점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 카드는 나이트볼트 가렉 확장과 에코즈 오브 글로리 팩에 둘 다 들어있는 카드로, 처음 에코즈 오브 글로리를 사고 카드를 뒤적일 때 이건 대체 어디에 쓰지 하면서 거의 내팽겨치다시피 한 카드였는데 이걸 끝까지 쥐고 계시다 승리를 가져가셨으니 여러모로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역시 쓸모 없는 팩션, 쓸모 없는 카드 따위는 없는 것이 바로 워해머 언더월드인 것인가..
같은 직장에 다니는 두 분의 대결
이후에는 리그전 특성상 제 승패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다른 플레이어들과 게임을 하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갓 게임을 시작하신 진짜 입문자분과 게임을 하게 됐습니다. 스케이븐을 하시는 분이셨는데, 스케이븐은 사실 정말 강한 팩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승률이 가장 높은 팩션도 스케이븐이고, 너무 많이 해서 좀 제쳐뒀을 정도로 거의 가장 아끼는 팩션인데, 입문자 토너의 메타인 한 제품 내의 구성으로만 카드를 짤 경우에는 전용 오브젝티브 카드의 한계 때문에 조금 많이 아쉬운 워밴드가 되어버립니다. 그 때문인지 뭔가 첫 판에 워낙 고전을 하신 것 같아서 같은 스케이븐 동지로 튜토리얼처럼 규칙/팁을 알려드리는 쪽으로 게임이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분은 대회 마지막 게임에서 1승을 챙기셨으니 조금은 잘 된걸지도..?
고블린이 잔룰이 많은 특이한 팩션이라 이후에 플레이했던 분들은 실력이라기보다 고블린의 행태(?)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실력발휘를 잘 못하신 느낌이었습니다. 끝나고 나서 고블린을 구입해야겠다고 하신걸 보면 그래도 본의 아니게 영업을 해버린 모양이네요.
상품 사진
여튼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밤샘 언더월드 모임이라니 정말 즐거웠습니다. 거기에 상품 또한 소액의 참가비조로 구매한 주사위들 + 참가자들 및 바하무트님 기증으로 훨씬 풍성하게 준비할 수 있었네요. 덕분에 참가자분들 대부분이 상품을 한 개 씩 받게 되어 기분좋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서 벌써 이번 달(3월)에 솔킴님 주최로 또 대회를 여신다고 하시니 제주에서 언더월드에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후기글이니 이 자리를 빌어 보드스페이스 공간 제공 및 카풀을 흔쾌히 제공해주신 이중호님, 예쁜하루님, 제주 언더월드 인원을 모아주신 솔킴님께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은 이번 대회 결산입니다. 갓 시작하신 분들도 있으셨던만큼 팩션의 강약보다 그냥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곧 언더월드 리뷰 10부작의 마지막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