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18년 보드게임 Top 1~10
안녕하세요 Malkmus입니다.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글을 써봤다가
너무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서(...) 보라에도 글을 옮겨서 써봅니다...
블로그에 썼던 글이라서 글이 싹퉁머리없게 반말로 되어있습니다. 감안하고 보아주세요;;
원문은 여기입니다.
https://blog.naver.com/nicemsr17/221433767853
지난 11~20위 글을 보라에도 올렸었는데 그 글은 여기 있습니다.
지난 21~30위 글을 보라에도 올렸었는데 그 글은 여기 있습니다.
블로그에 워낙 들어오는 사람이 없어서 보드라이프에 글을 옮겨 적어봤더니 블로그 방문자수가 조금 늘었다.
보드라이프를 통해 방문자수가 뻥튀기 되었을 때 블로그에 방문자 성별 분석을 보니
남자 96대 여자 4였다. 이종격투기 팬도 이정도 성비는 아닐 것 같은데.......
10. 스몰월드
너 한대 나 한대 죽빵 게임
다양한 능력과 다양한 종족의 조합으로 매번 다른 양상의 종족 구성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선택할 수 있는 특수능력이 다양한 게임들을 나는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게임은 기본 룰이 매우 단순한 편이다.
능력과 종족 특성을 설명하는게 조금 힘들긴 한데 뭐 그 정도는...
스몰월드는 예전에 앱으로 했었을 때에도 재미있었는데 게임을 사서 해보고 더 좋아하게 된 케이스이다.
컴포넌트가 자잘한게 많아서 앱으로 하는게 편하다고 사람들은 말하던데
자잘한 컴포넌트를 엄청 잘 챙길 수 있게 만들어놓은 트레이 덕분에 나는 오히려 감동을 받았다.
츤데레에 끌리는 심리가 이런 것일까? 조잡한 컴포넌트... 따.. 딱히 너를 위해 준비한 건 아닌 트레이...
9. 베이스볼 하이라이츠 2045
너 한대 나 한대 죽빵 게임 2
덱빌딩 야구게임 베이스볼 하이라이츠 2045도 앱으로 많이 즐겼다.
게임은 사서 딱 2판 해봤고 그 중에 한 판은 아내를 붙잡고(?) 한거였다. 그래도 충분하다.
나는 이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선수를 우리 팀으로 영입해서 손에 들고 있으면
'아 언제 이 선수를 쓰면 제일 좋을까?'하고 가슴이 설렌다.
상대 플레이어가 야침차게 홈런 타자를 내보냈는데 안타를 막을 수 있는 수비 카드가 내 손에 있을 때,
주자를 기껏 쌓아놨는데 더블플레이에 걸려서 점수를 내지 못할 때 등 야구의 재미있는 상황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 게임의 룰북을 한글화 했던 것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8. 갤럭시 트러커
체코식 운빨 파티게임
거의 왠만한 전략게임 수준의 룰을 가지고 있는 운빨 x망 파티게임 갤럭시 트러커이다.
체코에서 나온 게임들중에 가끔 '뭐하러 룰을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어 갸우뚱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던전펫츠라던가, 연금술 아카데미라던가)
그런 게임들이 보통은 잔룰도 아닌 기본 룰이 줄기가 막 한다발씩 들어있어서 익히기는 어려운 편이지만
테마와 결합이 잘 되어있어서 쉽게 잊혀지지 않고 게임의 재미도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게임도 그렇다.
부품 결합은 어떻게 하고, 선원은 어떻게 타는데 또 뭘 붙이면 외계인을 태우고,
전투력이고, 추진력이고, 베터리고, 운석은 뭘로 막고 룰은 더럽게 많다.
근데 그 덕에 다양한 상황이 연출되고 게임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이 게임은 부품을 가져와서 우주선을 만들고 우주에 나가서 택배 배달 하는 동안
누가 누가 터지나 구경하고 웃는 재미로 하는 게임이다.
우주선을 잘 만드는 것은 실력인데 어차피 잘 만들어봤자 운수 털리면 우주의 먼지가 되어버리는거다.
7. 서버비아
뭔가 ppt로 만든 것 같은 타일 디자인
나는 이 게임이 심시티랑은 도시 건설의 테마 외에는 그닥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게임은 엄청 단순한 테크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인구가 많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수입 늘리기 -> 자산 확보 -> 명성 올리기 -> 인구 올리기의 정형화된 테크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한 단순함을 보완해주는게 타일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이다.
그게 재미는 있는데 또 문제는 그걸 챙기는게 더럽게 귀찮고 워낙 자주 상호작용을 챙겨야 해서 가끔은 빼먹는 일까지 생기게 된다.
심지어 게임 생김새도, 박스 표지도 딱히 볼 게 없다.
말로 쓰면 매력 포인트가 별로 없는 게임인데 이 게임을 막상 직접 해보면 너무 재미있다.
돈 관리, 타일을 통해 늘어나는 수입과 인구 관리, 타일간의 상호작용, 다른 사람의 도시와의 상호작용 등 뻔한 과정이 매번 할 때마다 지겹지 않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수입을 늘릴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도시를 키울 수 있을지 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게임이다.
6. 르아브르
대출 하나로 인간의 삶이 풍족해졌음을 느낄 수 있는 게임
아그리콜라는 밥 먹이기가 다가오는 것이 거의 공포와 재앙 수준이었는데
르아브르는 '뭐 밥 없으면 돈으로 때워보고 정 안되면 뭐 대출 받으면 돼쥬'하는 충청도 인심의 느긋한 느낌으로 밥먹이기의 압박이 완화되었다.
대출을 통해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됨으로서 다양한 양상으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게 되었고 그 점이 게임을 할 때마다 더 큰 재미를 준다.
물론 아그리콜라와 대비되는 르아브르의 장점이 그것만은 아니다.
건물을 짓고, 건물을 활용하고, 자원을 얻어서 가공하고, 배를 만들어서 자원을 내다 팔고 하는 과정은 아그리콜라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데
자원을 공수받아서 가공해서 팔거나 활용하는 2차산업잼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테마와 시스템의 완벽한 조화를 얘기할 때 보통 예전에는 마틴월러스, 요새는 블라다 크바틸이나 비딸 라세르다 얘기를 많이 하는데
나는 아그리콜라, 르아브르만큼 테마와 시스템이 잘 결합된 게임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5. 태양신 라
구판 닥꽝간지
'고대의 세 시대동안 이집트의 신들에게 태양의 힘을 받아 경매를 해서 이집트인들의 삶의 모습이 담긴 타일을 사와서 남보다 더 많은 명성을 얻는다'는
말인지 방구인지 모를 테마를 가진 게임.
이 게임은 처음 구매했던 고가의 전략게임 촐킨을 구매할 때 경품(?)으로 받았던 게임이다.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한 선택이었을테지만 덕분에 나같은 당시 햇병아리는 큰 은총을 입었다.
이 자리를 빌어 코보게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이 게임은 이해를 하고 하면 할 수록 타일 하나 뽑기, 라 부르기, 닥꽝 내기 등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 자체가 이해가 어렵지 않다.
룰은 간단한데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인데 그 안에 다양한 플레이어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전략적으로도 파티스럽게도 플레이할 수 있다.
3인 추천이라는 글도 본 것 같은데 나는 4~5인일 때 매우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난다.
아내와 2인플도 해봤는데 2인플은 조금 덜 재미있었지만 나름 할만했던 걸로 기억한다.
4. 레이스 포 더 갤럭시
한때 불친절과 진입장벽의 대명사이자 고유명사
아이콘이 개떡같음으로 악명 높았던 레이스 포 더 갤럭시이다.
그 당시에야 불친절하고 진입장벽 높기로 유명했지만 요새 나오는 게임들에 비하면 뭐...
사실 게임의 양상을 이해하고 나서 아이콘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콘들이 상당히 그럴싸하게 생기기는 했다.
이 게임은 태양신 라보다 한 발 앞서서 코리아보드게임즈가 경품으로 풀었던 바람에
중고장터에서 밀봉 2만, 개봉노플 1.5만 정도의 고정 시세가 형성되어 있었다.
나도 중고장터에서 2만원에 밀봉품을 구했고
당시 뉴비였고 중고 거래도 거의 해본 적 없기에 '물건이 도착하면 돈을 입금해주겠다'는 어이 터지는 메시지를 판매자에게 보냈던 추억도 있다.
이 게임의 포인트는 요새야 흔한 시스템이지만 당시로써는 획기적이었던
'카드를 건설하는 데에 사용할 수도 있고 돈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자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3. 브래스
산업혁명 브리티쉬 간지 게임
신판의 쌔끈한 모습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브래스.
내가 산업혁명때 영국에 뭔 일이 있었는지를 잘 몰라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테마가 잘 살아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이 게임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산업의 유기적인 관계와 이를 이용해 벌어지는 다른 플레이어와의 긴밀한 상호작용은 정말 재미있다.
남이 면직물 공장을 개발하면 나는 석탄 공장을 만들어서 내 석탄을 사용하게 하고,
남이 항구를 만들면 나는 그 곳에 내 면직물을 팔지 아니면 새로운 항구를 직접 뚫어서 독자적 이득을 취할지 선택하고,
대출과 수익을 관리하고, 조선소를 짓고 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한 경험을 준다.
이 게임은 정말 잔룰이 많고 룰북을 체계 없이 쓰는 바람에 솔직히 아직도 정확한 룰을 잘 모르겠다.
심지어 왠만한 게임은 앱을 구매해서 해보면 애매한 룰은 금방 잡히는데 이 게임은 앱으로 해도 잘 모르겠고
앱이 맞게 운영을 하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룰이 이랬다 저랬다 한다.
그럼에도 할 때마다 재미있고 룰을 다시 숙지하는 수고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임이다.
2. 푸에르토 리코
최고의 전략 보드게임, 영원 불멸의 명작
한때 헤비 게임의 대표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매우 간결하고 깔끔한 룰을 자랑하는 중급 전략 게임(?) 푸에르토 리코.
친구 집에서 하나비를 해본 후 브래스를 구매하려다가 촐킨을 구매하기까지의 중간 과정에 아이패드 앱으로 재미있게 즐겼었던,
거의 나를 보드게임의 세계로 인도해줬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 후에 브래스를 구매하려고 마음먹었던 계기도
다이브다이스의 브래스 구매자 후기에 누군가가 '푸에르토 리코 이후 최고의 전략 게임'이라고 써놓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때는 그냥 '옹 이런 것도 있네 재밌네' 하고 그냥 했는데
나중에 다른 게임을 해보면 해볼수록 이 게임이 가진 전략성과 혁신적인 시스템에 감탄을 거듭했었다.
처음에는 건물 기능 알아가는 재미, 내 턴에 절묘하게 역할(?)을 골라서 나만 이득보고 남(AI) 엿먹이는 재미로 게임을 했었다.
그러다가 다이브다이스에서였나 나무위키에서였나 이 게임의 전략에 대해 분석을 해놓은 어떤 글을 보고
처음으로 보드게임에서의 테크 타기(?)를 접했었다.
그 때의 신선한 충격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1. 테라 미스티카
삽질의 매력 속으로
2018년 현재(뭐 지금은 이미 2019년이 되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테라 미스티카이다.
누구와 몇인플로 언제 하자고 해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다양한 종족의 능력을 활용해서 게임을 운영해야 하는 점도, 서로의 영역을 부수고 쳐들어가지 않고 공생해서 살아가야 하는 점도 너무 마음에 든다.
나는 이 게임에서 하플링을 매우 좋아한다.
화려한 종족 특성이 난무하는 게임 속에서 순박하게 삽질을 해서 땅을 일구고 땀을 흘리는 것이 종족 특성인 하플링이 유난히 끌린다.
이 게임을 막 전략적으로 분석해서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종족 밸런스가 엉망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에게는 그 점도 매력적이다.
몇 판 안 해본 사람들과 할 때는 좀 구려보이는 종족으로도 해보고,
많이 해본 사람들이랑 할 때는 좀 손에 익은 종족으로 해보고 하는 재미가 있어서 나는 딱히 종족 밸런스가 거슬리진 않았다.
디엔드 오브 마무리
사실 나는 그닥 게임을 체계적으로 분석적으로 치열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서도 그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쓰는건데도 뭔가 틀린 소리를 할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좋아하는 게임 30개에 대해서 쓰는 데에도 며칠간 에너지가 미칠듯이 소모되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리뷰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런 직종에 종사하지 않는 것이 천만 다행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기회가 된다면 2019년에는 더 많은 게임을 접하고 새로 좋아하게 된 게임 이야기를 연말에 신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