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퓨의 2018 Top 100 - º31~40
* 지니님, 너굴님과 함께 Top 100을 작성해 봤습니다.
* [Top 100]이라는 게, '이 게임들이 최고다!'라기보다는 '나는 이 게임들을 좋아한다'에 가깝습니다. Top 100 리스트를 작성하던 때, 머리에 떠오른 100가지 게임들입니다.
* 순위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물론 1위로 뽑은 게임과 100위로 뽑은 게임을 비교하자면 단연코 1위의 게임을 더 좋아하지만, 30위 정도의 차이라면 상황에 따라 선호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º40 Set(1988) by Marsha J. Falco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전쯤, 이 게임을 진짜 질리도록 했습니다.
거의 매일 밥내기를 이 게임으로 했기 때문인데요.
이 게임에 익숙해지면 할리갈리 못지 않은 덱스터리티 게임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누가 새로운 카드를 까느냐'가 승패를 가를 정도로 말이죠.
아마 최초로 마스터한 게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 까먹었어요..
지니: 셋이 저의 60위에 있는 걸 보고 놀라셨던 너굴님이셨는데.. 이거보면 또 놀라시겠네요. 너굴님을 486컴퓨터라고 서론에 언급중인데 익퓨님은 정말 MSDOS인가봅니다.
너굴: 지쟈스 크라이스트.... 지니님의 60위도 어이가 없었는데 40위에 셋이 또 있네요.... 허허허....
º39 Bärenpark(2017) by Phil Walker-Harding
단 네 단어로 설명하겠습니다.
코알라, 북극곰, 코디악 베어, 판다.
이 게임을 해야 할 이유입니다.
지니: 쉿! 제 순위에도 있습니다. 그때 말씀드릴게요.
너굴: 한참 보담에서 언급했던 테트리스류 게임이군요. 좀 살펴봤는데 그렇게 재밌는 요소가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곰에 딱히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º38 Isle of Skye: From Chieftain to King(2015) by Andreas Pelikan, Alexander Pfister
저는 타일 배치 게임을 좋아합니다.
아마 <카르카손>의 영향 때문일 것 같은데요.
"랜덤하게 나오는 타일들을 이어 붙여, 나만의 도시(나라, 영역)를 만든다"는 직관적인 규칙이 참 좋습니다.
타일배치 류 게임에서는 불가피한 운의 개입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서, 뽑은 타일을 본인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독특한 방식으로 그 타일을 판매합니다.
<미친 왕 루드비히의 성>의 판매 방식과 비슷한 부분도 있습니다.
본판은 잘 만든 가족 게임이었지만, 첫번째 확장인 <저니맨> 확장을 끼면 전략성이 강화됩니다.
그나저나 이 게임이나, <클랜 오브 칼레도니아> 같은 게임을 하다 보면 스코틀랜드의 평원에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지니: 아 얼마 전에 제 순위에 나왔던 게임이죠. 저는 첫번째 확장포함을 선호합니다. 익퓨님은 둘 중 어느 것을 선호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너굴: 아, 재밌는 게임입니다. 40위를 보고 아찔했던 정신이 조금 돌아오는 기분이네요. 확장을 한번도 고려하지 않았는데... 게임이 더 재밌어지나 보죠?
º37 ZÈRTZ(1999) by Kris Burm
육각형 맵의 2인 전용 추상전략 게임. 바로
저는 그 중에 바로 이 게임,
바둑에서 흔히 쓰는 '사석' 작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입니다.
그 때문에 시리즈 내에서 가장 직관적이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리즈의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맵을 점점 변화시켜간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컴포가 참 먹음직스럽게 생겼습니다. 초콜렛처럼 말이죠.
이 게임이 발매될 당시에는 마우스볼에 가까웠을 테지만, 지금은 아무도 마우스볼을 모르겠죠..?
지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굴님 평에 웃고 갈게요. 제르츠는 기프시리즈중에 독틈함이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이죠. 저도 좋아합니다. 인쉬보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좀더 독틈함을 느끼고 싶다면 제르츠죠
너굴: 어... 기프프 시리즈가 재밌다는건 알고 있습니다만... 인쉬는 어디가고 얘가 여기 있나요? 뭔가 오타가 심하게 난거죠? 그쵸?
º36 Sherlock Holmes Consulting Detective(1981) by Raymond Edwards, Suzanne Goldberg, Gary Grady
추리 게임의 클래식입니다.
<클루> 계열의 축약화/추상화된 추리 게임이 아닌, 텍스트로 구성된 방대한 환경에서 실제 탐정이 된 것처럼 구체적인 범죄의 진상을 추리하는 게임입니다.
다만 이게 보드게임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니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압도적인 몰입감, 높은 자유도를 보장하는 훌륭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 몰입감을 상회하는 압도적인 영문 텍스트..가 단점입니다.
요새 한글판 게임들 많이 나오던데, 이 게임도 한글화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지니: 영어 싫어요. 영어 싫어요. 영어 싫다구요. 암튼 영어 싫어요.....아- 물론 한글판이 나오면 저도 top100에 들어 가지 않을까요?
너굴: 살인적인 난이도를 조금만 더 줄여줬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º35 EXIT: Das Spiel 시리즈 by Markus Brand, Inka Brand
<빌리지>로 유명한 Brand 부부의 방탈출 보드게임 시리즈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해 드린, <언락!> 시리즈와는 다르게 모든 시리즈를 이 부부가 만들었습니다.
<언락!> 소개 때도 약간 언급해 드렸습니다만, 저는 <엑시트> 시리즈가 조금 더 '보드게임'이라는 매체를 더 잘 활용한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엑시트> 시리즈의 컴포넌트는 소책자와 카드, 그리고 게임 별로 다른 몇몇 이상한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엑시트> 시리즈는 이러한 컴포넌트들을 매우 아날로그적으로 활용합니다. 때로는 찢고, 접고, 그 위에 뭔가를 쓰기도 하지요.
이런 점들이 저에게는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언락>보다 <엑시트> 쪽의 트릭이 더 취향에 맞습니다.
<언락!>은 디지털 게임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PC나, 모바일로 즐기는 게 더 재밌을 거 같아요.
다만.. 같은 작가가 계속 시리즈를 만들다 보니, 몇몇 트릭들이 반복되는데요.
그 게임의 메인 트릭이 반복되는 트릭이었을 경우, 해법이 예상되어 트릭을 풀어냈을 때의 희열이 줄어드는 점이 아쉽습니다.
저는 사실 보드게임뿐만아니라 다른 컨텐츠에서도 번역본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제가 컨텐츠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필터를 하나라도 줄여서 오역의 여지를 줄이는 게 좋으니까 말이죠.
보드게임에 대해서는 특히 더 심합니다. 룰북이나 게임 용어라는 게, 일상 생활에서 쓰는 말과는 또 달라서 엄정함이 요구되는데요.
보드게임을 하다가 뭔가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룰북 번역본을 봐도 이런 엄정함이 부족해서 다시 원문을 살펴봐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원문판을 선호하는데요. <엑시트> 한글판의 경우 시즌 1에 해당하는 작품들은 초월번역이라고 해도 될 만큼 번역의 퀄리티가 좋습니다.
그 이후는 한글판으로 플레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번역하신 분(들)이 바뀌지 않았다면 믿을 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니: 언락보다 엑시트가 위군요. 왜?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저는 시스템을 편하게 구현하고 앱을 연동한 언락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엑시트도 좋아하는 편이지만요. 더 자세한 건 제 순위에서 말씀드리죠
너굴: 난이도와 창의성은 엑시트 시리즈가 훨씬 뛰어나나, 저는 전반적으로 언락이 더 재밌더군요. 리플레이성도 언락이 좋고요.
º34 Glass Road(2013) by Uwe Rosenberg
이 재밌는 게임이 왜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나 궁금한 게임입니다.
<브룸 서비스>와 비슷한 눈치싸움 메카니즘을 활용한 게임인데, 그거보다 훨씬 재밌어요!
이 게임에 사용된 건축 시스템은 같은 작가의 <누스피요르드>로 이어집니다.
삼삼리뷰를 통해 조금 더 길게 리뷰한 적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삼삼리뷰를 참조해 주세요.
1시간 내외의 게임인데, 딱히 단점을 찾기 힘든 게임입니다. 굳이 찾자면 파고들 여지가 좀 없다는 정도..?
똑같아 보이는 타일들 중에서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독특한 타일이 있는 것도 재밌는 이스터 에그입니다.
지니: 글라스로드는 제가 참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이번 주에도 즐겼죠. 한글판 펀딩이 무산돼서 참 아쉬운 게임이에요. 나머지는 제 순위에서 말씀드릴게요
너굴: 글래스로드가 있군요. 최근에 삼삼리뷰를 통해 리뷰했던 작품이죠. 우베 = 농사 매니아 정도로 인식하곤 했는데... 글래스로드를 시작으로 르아브르까지... 점점 취향 저격 당하고 있습니다.
º33 Troyes(2010) by Sébastien Dujardin, Xavier Georges, Alain Orban
개인 주사위를 활용한 전략 게임은 웬만하면 싫어하는데, 이 게임은 예외입니다.
종교/군사/시민의 3가지 테크트리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도중도중 터지는 이벤트도 적절합니다.
'높은 주사위가 한 사람에게 몰려나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처가 주사위를 활용하는 게임의 완성도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트루아>에서는 내가 굴린 주사위를 다른 사람이 가져가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이 점이 이 게임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개인 주사위를 사용한 전략게임 중에서 가장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니: 익퓨님과 너굴님은 비슷하면서 다르군요. 익퓨님은 위로 갈수록 생기가 도는데 너굴님은 위로 올라갈수록...초췌해지네요. 괜찮습니다 여러분 세련된 제 리스트가 있잖아요! 저도 트루아가 좀 높은 순위에 있을뻔도 했지만 30회플쯤 넘다보니 패턴이 비슷해지고 슬슬 손이 안가더라구요. 그래서 좀 아래에 넣었습니다.
너굴: 아, 트루아는 저도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아주 좋은 선정이예요. 이 리스트에 생기가 돌아온다!
º32 Battlestar Galactica: The Board Game(2008) by Corey Konieczka
본격 사일런 되기 게임. 왕후장상 영유종호의 게임. <배틀스타 갤럭티카>입니다.
동명의 영드(미드인 줄 알았는데, 영드라더군요)를 보드게임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배신자가 존재하는 세미 협력게임인데요.
문제는.. 배신자가 없는 상황에서 클리어하기에도 굉장히 힘든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똘똘 뭉쳐 위기를 탈출하기에도 부족한데, 거기에 배신자까지 있기 때문에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사일런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한 번도 되어본 적이 없어요.
제발 사일런 한 번 되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세미 협력 게임 중에 제일 재밌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절판되어서 구할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지니: 얼마 전에도 즐겼던 게임이죠.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참 재밌는 게임입니다. 6인을 모아야 하고 생각보다 플레이 타임이 긴게 아쉬워요. 게임때매 드라마를 챙겨볼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굴: 의외네요. 마피아게임 치고 제법 긴 편인데... 참, 드라마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시즌 1의 1편을 보세요. 긴장감이 장난 아닙니다!..
º31 Roll for the Galaxy(2014) by Wei-Hwa Huang, Thomas Lehmann
<레이스 포 더 갤럭시>의 주사위 버전 게임인데요.
몇 년 전부터 성공한 보드게임의 주사위 게임화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주사위 게임화된 게임들은 이름만 따온 롤 앤 라이트 류의 게임을 비롯하여 본판의 명성에 전혀 비비지 못할 결과물만을 낳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롤 포 더 갤럭시>는 본판에 버금가는 주사위화 게임입니다.
특히 본판에서 초심자들에게 다소 직관적이지 않던 부분을 롤포갤에서 수정했습니다.
"생산 -> 수송/판매" 순이었던 수순을 반대인 "수송/판매 -> 생산" 순으로 바꾸었습니다.
전체적인 메카니즘은 본판과 다른 점이 없는데, 정말 이상하게도 <롤 포 더 갤럭시>가 설명하기 훨씬 쉽습니다.
<롤 포 더 갤럭시>로 재미를 느끼셨다면, <레이스 포 더 갤럭시>를 해보시면 더욱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롤 포 더 갤럭시> 본판만으로는 사용하는 타일이 너무 적기 때문에, 확장을 끼고 하셔야 더 재밌습니다.
지니: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죠. 제 순위가 더 높으니 거기서 알려드릴게요!
너굴: 레포갤 카드게임을 주사위로 제대로 컨버팅 했죠. 주사위 운이 어느정도 영향을 주지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의 타일도 많고요. 잘 만든 게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