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퓨의 2018 Top 100 - º41~50
* 지니님, 너굴님과 함께 Top 100을 작성해 봤습니다.
* [Top 100]이라는 게, '이 게임들이 최고다!'라기보다는 '나는 이 게임들을 좋아한다'에 가깝습니다. Top 100 리스트를 작성하던 때, 머리에 떠오른 100가지 게임들입니다.
* 순위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물론 1위로 뽑은 게임과 100위로 뽑은 게임을 비교하자면 단연코 1위의 게임을 더 좋아하지만, 30위 정도의 차이라면 상황에 따라 선호도가 바뀔 수 있습니다.
º50 Krass Kariert(2018) by Katja Stremmel
<크라스 카리어트>. 제 주변에서는 '자신감' 게임이라고 부르는 게임입니다.
1부터 12까지의 숫자카드가 4장씩, 3종류의 특수카드가 2장씩. 총 54장의 카드로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독특한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트릭테이킹 게임과 다르게, 1장이 아니라 1장부터 3장까지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목적도 점수를 따는 것이 아니라 손에 든 패를 다 내려놓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클라이밍 게임처럼 말이죠.
룰만 들어서는 크게 재미를 느낄 수 없지만, 직접 한번 해보시면 특유의 게임성에 금방 빠지시게 될 겁니다.
4인 최적 게임입니다. 티츄, 마이티, 달무티 등을 좋아하셨다면 이 게임 한 번 해보시죠.
아.. 왜 자신감 게임이냐고 부르냐면 말이죠. 제 주위에 다른 게임들은 정말 자신 없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이 이 게임만 보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듯한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를 공통적으로 보이셔서 그렇습니다.(보고있나 춘자?)
지니: 아, 이 게임! 저도 요즘 정말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ㅋㅋㅋ이 댓글을 쓰는데도 벌써부터 웃음이 나는군요. 제 순위에도 있으니 저는 그때 이야기 할게요!
너굴: 에... 무슨 게임이지요? 완전 처음 들어보네요;; 사전 조사를 하고 싶어도 이름조차 몰라서 저는 턴을 넘깁니다...
º49 Samurai(1998) by Reiner Knizia
<사무라이>입니다. 구판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FFG가 판권을 사가서 신판으로만 구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구판이나 신판이나 룰은 똑같습니다. 박스 아트, 일러스트, 컴포넌트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굉장히 간단한 영향력 게임입니다. 거기에 크니지아 특유의 점수계산 방식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정말 깔끔한 게임입니다. 파고들 여지가 없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떤 기물을 가져갔는지 카운팅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기는 합니다.
깊은 맛은 없지만, 기대한 만큼의 맛은 보장하는 백종원 계열 식당 스타일의 게임이랄까요.
지니: 솔직히 이 게임 재미는 있는데 누가 어떤 기물을 가져갔는 지 다 외우는 플레이어와 하면 구려요. 익퓨님이요!
너굴: 눈 앞에서 벌어지는 날치기가 아주 빡치는 게임이죠. 승자를 가르는 방식이 독특하여서 뜻밖의 역전도 잘 일어나서 즐겁습니다.
누가 어떤 기물을 가져갔는지 모두 외우지만 않는다면요, 익퓨님.
º48 Unlock! 시리즈(2017)
<언락> 시리즈는 <엑시트> 시리즈와 함께 보드게임 방탈출 게임계의 양대산맥입니다.
일단 방탈출 보드게임이 보드게임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은 차치해 두기로 하지요.
의문에 대한 답이 어찌되었건, 레거시 게임과 함께 최근 몇 년간 매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엄연히 실재하는 현상입니다.
저는 방탈출을 꽤 좋아해서 오프라인으로도 많이 다녀봤는데요.
요새는 거기서 거기인 오프라인 방탈출보다 차라리 보드게임 방탈출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엑시트> 시리즈가 컴포넌트들을 활용하여 보드게임이라는 매체에 더 잘 녹아들어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많이 살린 반면,
<언락> 시리즈는 앱 연동을 통해서 디지털 환경을 활용합니다. 보드게임 컴포만으로는 불가능한 음성 파일 제공, 디지털 기기에 해답 입력 등에 앱을 활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엑시트> 시리즈를 더 좋아하지만, <언락> 시리즈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테마들이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 <엑시트> 시리즈와는 달리 <언락> 시리즈는 중고로도 팔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입니다.
다만.. 한글화가 안 되어 있으면 즐기기 어렵다는 점이 큰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니: 조금 더 위에 있어도 될거 같은데.. 생각보다 낮네요? 42위랑 비교해서 언락이 더 낮다니.. 두분과 top100하다보니 호박고구마 가끔 먹는 기분이에요
너굴: 말도 안돼. 이게 48위라고요? 방탈출 게임 중에선 언락이 최고인데요! 이 순위는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적의 적은 나의 동료라는 말이 있죠. 평소 지니님 = 숙적으로 여기지만 이번만큼은 지니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º47 Trickerion(2015) by Richard Amann, Viktor Peter
일꾼 놓기 게임에 AP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거기에 테마가 마술이라면..?
마술사들이 마술을 준비하는 과정을 일꾼 놓기와 AP 시스템으로 구현했습니다.
마술에 필요한 도구를 구입하고, 마술 트릭을 준비하고, 공연에 올리는 일련의 과정이 게임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비딸 만큼은 아니지만, 이 작가들도 만드는 게임에 잔룰이 많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데요.
이후에 발매된 <아나크로니>, <세레브리아>는 모르겠지만, 이 게임은 그래도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꾼 놓기 게임을 좋아하시는데 조금 귀찮고 긴 게임도 괜찮으시다면, 트릭케리언을 시도해 보세요.
지니: 제 순위가 더 높습니다. 나중에 저는 제 순위에서 이야기할게요!
너굴: 마술사가 되어 명예를 차지하는 게임으로 알고 있는 게임입니다. 테마가 신선한데다 무게도 상당하죠. 특히 마술을 배워서 그것을 활용한다는 것이 실제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기에 관심이 생겨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습니다.
º46 Crazy Time(2013) by Alex Putfin
각자 카드를 나눠받아서 자신의 카드 더미를 만듭니다.
자기 차례에는 상대방들이 먼저 볼 수 있도록 자신의 바깥쪽으로 카드 더미 제일 윗장을 공개하지요.
공개된 카드와 현재의 상황에 따라 빠르게 반응을 합니다.
이런 룰을 사용하는 게임에는 <할리갈리>를 위시한 수많은 할리갈리류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할리갈리류 갑이죠.
룰을 도중에 만들어 간다는 재미도 있지만, 가장 재밌는 부분은 뭐니뭐니 해도 '과부하'라는 룰입니다.
게임에 아직 덜 익숙할 때, 룰 이름처럼 뇌에 과부하가 올 것 같은 그런 뻑적지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니: 아아아앗...이거 한명 골라서 너 나가하고 왕따 시키는 게임 아닙니까. 게임이 정말 크레이지해서 저도 좋아합니다.
너굴: 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게임이네요. 할리갈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되 한명을 바보 만드는 게임이죠. 그 '바보'가 규칙을 눈치채고 적응하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도 재밌습니다. 좋아하는 게임이예요 ㅋㅋㅋㅋ
º45 Maskmen(2014) by Taiki Shinzawa, Jun Sasaki
오잉크 게임사의 <마스크멘>입니다.
클라이밍 게임인데요. 박스 커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총 6종류의 카드가 10장씩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모든 카드에는 숫자 같은 건 전혀 써있지 않고, 단지 저 마스크만 그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트릭 테이킹게임이나 클라이밍 게임에는 '리드 수트'라든지, '트럼프 수트'가 있기 마련인데요.
<마스크멘>은 수트들 간의 우열관계를 정해가는 클라이밍 게임입니다.
트럼프 카드로 치자면, 스페이드,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의 우열관계를 게임을 진행해 나가면서 정하는 것이죠.
이 관계를 프로레슬러에 비유한 것이 재밌습니다.
다만 이 우열관계라는 것이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메카니즘이기 때문에, 처음에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도 왕왕 계십니다.
아무튼 20여개의 오잉크 사 게임들 중, 개인적으로는 두번째로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지니: 매번 우위가 바뀌는 클라이밍이라 참 재밌었지만, 매번 설명하기에 어려운 게임이더군요. 주로 설명을 맡는 편이라..설명이 귀찮은 건 안 꺼내게 됩니다.
너굴: 한때 재밌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게임을 그토록 찾았건만... 그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인지 마스크맨은 제 관심게임 리스트에서 제거 되었습니다. 지금 다시 규칙을 보았는데 카드의 서열이 독특하게 진행되는것 말고는... (비교적) 비싼 돈 주고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콩깍지가 벗겨져서 그런가봐요.
º44 Legendary Encounters: An Alien Deck Building Game(2014) by Ben Cichoski, Daniel Mandel
<레전더리 인카운터> 시리즈는 마블 시리즈를 시작으로 여러 IP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 새롭게 추가된 IP는 X-File입니다. 개인적으로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기대는 <레전더리 인카운터: 에일리언>을 플레이 해보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에일리언 IP를 이것보다 더 잘 보드게임으로 이식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줍니다.
특히 '체스트버스터'가 그러한데요. 이 게임은 도미니언과 비슷한 덱빌딩 게임이라서, 매턴 새롭게 카드를 뽑습니다.
각종 이유로 플레이어에게 체스트버스터가 들어오게 되면, 이 체스트버스터는 덱에 섞이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드로우를 했을 때 체스트버스터를 뽑게 되면 죽게 됩니다.
그래서 카드를 뽑을 때마다 체스트버스터를 뽑게되는 건 아닌지 엄청 후달리게 됩니다.
아무튼 에일리언 좋아하시면 꼭 해보세요. 두 번 해보세요.
지니: 저는 이번 순위 리스트에 레전더리 빌런즈를 소개했는데요. 레전더리 시리즈 중에 테마와 시스템을 제일 잘 접목시켜서 완성도를 높혔다는 평을 들은걸로 압니다. 근데 저는 에일리언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좀 징그럽게 느껴졌습니다. 게임은 재밌습니다.
너굴: 흐음.. 안해본 작품이네요. 레전더리 시리즈는 마블을 접하고, 그 세팅과 정리의 압박에 질려 손을 떼었습니다. 에일리언편이 평이 상당히 좋던데... 세팅/정리의 압박이 여전히 심하다면 그렇게 해보고 싶진 않아요.
º43 Codenames(2015) by Vlaada Chvátil
팀 대 팀 대항의 단어 게임입니다.
가로 5장, 세로 5장의 단어 카드로 되어 있는 총 25장의 맵을 만듭니다.
그 뒤, 각 팀은 맵에서 동일한 수의 단어를 할당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할당받은 단어들의 위치는 팀장에게만 알려주게 됩니다.
이 뒤, 팀원들이 팀장에게 힌트를 받아서 할당받은 단어를 맞추어 나가는데, 상대팀보다 빠르게 전부 맞추면 되는 게임입니다.
이후 <코드네임 픽쳐>, <코드네임 듀엣>, <코드네임 디즈니>, <코드네임 마블> 등등 다양한 버전의 게임들도 발매되었습니다.
한 번에 한 단어를 맞출 수 있게 힌트를 주다 보면 무조건 상대방보다 느리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힌트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같은 맵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렇게 욕심을 내다 보면, 상대방팀의 단어를 대신 맞춰 주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심한 경우는.. '암살자'라고 해서 선택하면 무조건 게임에서 패배하는 카드가 숨어 있는데, 그것을 지목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팀장 입장에서는 우리팀 단어들을 어떻게 묶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팀원들 입장에서는 대체 우리 팀장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힌트를 줬는지 생각해야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코드네임> 시리즈 이외에도 <코드네임>에 영향을 받은 많은 단어 게임들이 나왔는데요.
아직 안 해보셨다면 꼭 해보세요. 사람이 4명 이상 있어야 된다는 건 좀 단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지니: 제 순위에선 81위에 코드네임 듀얼로 소개시켜드렸습니다. 의외군요 할때마다 엄청 답답해하셔서 이렇게 순위가 높을줄은 몰랐는데.. 익퓨님은 팀전할땐 고구마를 백개 삶아 먹은 듯한 표정으로 하셔서 개인전 위주일줄 알았는데..
너굴: 제 리스트에서 광속탈락한 코드네임즈가 43위에 있네요. 저는 디크립토의 자유로움이 좋아서 디크립토쪽에 손을 들어주었지만, 코드네임즈만의 답답함도 좋아합니다. 단어를 보고 쥐어짜내듯 힌트 하나하나를 던지는 과정도 재밌거든요. 지인들과 지식의 범위가 다른 편이라 호흡이 잘 맞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되려 즐겁게 하는 게임입니다.
º42 Manila(2005) by Franz-Benno Delonge
<마닐라>는 구판이 진립니다.
그리고 남자는 해적입니다. 게임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지니: 몇년대 게임입니까. 6년전에는 재밌게 한거 같긴 한데 글쎄요 40위정도인진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새로 나온 신판은 배가 종이배로 퀄리티가 다운됐다고 들었습니다. 세상엔 재밌고 새로운 게임이 많아요 익퓨님!
너굴: 와오... 이 게임이 여기에... 음... 허허... 마닐라가 42위... 흠...
º41 Room 25(2013) by François Rouzé
'큐브'라는 영화 아시나요? '쏘우' 이전에 쏘우 같은 느낌을 줬던 영화입니다.
<룸 25>는 '큐브'에서 모티브를 따온 게임입니다. 영화는 3차원 방이었지만, 게임은 2차원이죠.
가로 5칸, 세로 5칸의 맵의 한가운데 칸에서 시작합니다. 나머지 칸들은 전부 뒷면으로 뒤집혀 있어서 어떤 칸인지 알 수 없습니다.
중앙 칸을 제외한 24칸 중 출구가 딱 한 칸 있습니다. 나머지 칸들은 방에 들어가면 즉사하는 칸도 있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위험한 칸도 있습니다.
다른 칸이 어떤 방인지 알고 싶으면 방을 보거나, 어떤 플레이어가 그 칸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할 수 있는 액션은 옆방을 보거나, 본인이 이동하거나, '조작'이라고 해서 맵을 움직이거나, 같은 칸에 있는 다른 플레이어를 밀거나의 4가지입니다.
매 라운드 플레이어들은 이번 라운드에 할 액션 2가지를 미리 정해 놓습니다. 네, 프로그래밍이지요.
주로 세미 협력 모드로 6인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4명은 탈출하려는 쪽이고 2명은 그것을 막으려는 쪽입니다.
세미 협력과 프로그래밍, 그리고 큐브 풍의 테마. 매일 뱅만 하기 지겨우시면 룸 25를 한번 해보세요.
지니: 앗, 저도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안타깝게 100위안에는 들어가지 못 한 게임이죵. 테마가 영화 큐브가 생각나서 재밌기도 했는데 주변에 일단 내 편이든 아니든 옆 방으로 밀어버리는 잔인한 분들이 계셔서.. 그래도 게임은 참 재밌습니다.
너굴: 옆방으로 사람을 밀어 죽인다. 큐브처럼 방을 이동하며 함정을 피한다. 이것 말고는 아는 바가 없는 게임입니다. 한때 여기저기에서 후기가 들려오곤 했는데 요즘은 조용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