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리뷰] 보드게임계의 심시티 - 서버비아
안녕하세요, 익퓨입니다.
Ted Alspach은 한때 제가 정말 좋아했던 작가입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요.
오늘 소개해 드릴 게임은 Ted Alspach가 제가 좋아하던 시절에 만든 <서버비아>입니다.
서버비아
Suburbia(2012)
1-4인(3인 최적), 90분 소요, 언어 의존도 다소 있음, 긱 AVG rating 7.59, 긱 랭킹 98위
작가: Ted Alspach
서두에도 잠깐 언급드렸지만, 저에게 있어 Ted Alspach(이하 테드찡)은 애증의 작가입니다.
한 때는 정말 좋아했지만 <콜로니(2016)>에 큰 실망을 한 이후, 기대를 접은 작가인데요.
AOS 확장맵으로 작가 커리어를 시작하여, <서버비아> - <미친 왕 루드비히의 성> - <콜로니> 로 이어지는 건설 3부작,
<한밤의 늑대인간> 시리즈 등을 제작한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Ultimate Werewolf Legacy>라는 늑대인간 레거시 게임이나..
<One Week Ultimate Werewolf>라는 하루가 아닌 일주일 동안 하는 늑대인간 게임이나
새로운 원나잇 시리즈인 <One Night Ultimate Super Villains>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늑대인간 시리즈에 올인하고 있는 것 같군요.
아무튼, <서버비아>와 <미친 왕 루드비히의 성>은 정말 수작입니다.
그런데 <콜로니>는 정말 망작입니다. 한 10년쯤 전에 발매되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리즈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게임입니다.
정말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라는 말도 드릴 수 없습니다.
Simcity2000
서버비아를 처음하시는 분들에게 게임을 설명할 때 가장 처음 하는 말은 바로 이것입니다.
"보드게임으로 하는 심시티입니다"
네, 이 게임은 나만의 도시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면 승리합니다.
게임 시작 시에는, 모든 플레이어의 도시가 동일한 모습입니다.
기본 거주 타일(녹색) - 기본 공공 타일(검정색) - 기본 산업 타일(노란색)의 타일 3개가 일렬로 늘어선 모양이죠.
여기서부터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도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자신의 턴이 되면, 마켓에 있는 타일을 하나 선택하고 아래 4가지 중 1개의 액션을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1. 선택한 타일을 자신의 도시에 배치
2. 선택한 타일을 뒷면으로 뒤집어서, 자신의 도시에 호수로 배치
3. 선택한 타일을 버리고 기본 타일을 가져와서 자신의 도시에 배치
4. 선택한 타일을 버리고 자신의 'x2 타일'을 자신의 도시에 이미 배치된 타일 위에 올리기
이 게임에 있는 자원은 돈뿐입니다.
그리고 다른 게임에서 점수에 해당하는 것이 인구수입니다.
각 플레이어들의 도시는 지금까지 배치한 타일에 따라서 수익(Income)과 평판(Reputation)이 정해집니다.
새로운 라운드가 되면, 수익에 따라 돈을 받고 평판에 따라 인구가 증가합니다.
물론 수익과 평판 모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어서, 그 경우에는 돈을 내거나 인구가 감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구수표(점수판)를 보시면, 빨간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인구가 증가해서 자기 도시의 인구가 빨간 선을 넘게 되면 수익과 평판이 1씩 감소합니다.
이 효과는 누적적으로 적용됩니다. 즉, 한 번에 3개의 선을 넘었다면 수익과 평판이 3씩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초반에는 수익을 올린 뒤, 모은 돈으로 후반에는 인구수를 올리는 전략이 왕도입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모두가 달성해야 하는 공동목표이고, 두번째는 각자가 달성해야 하는 개인목표입니다.
여기에서 타일의 중요도가 결정됩니다.
초반일수록 수익을 올려주는 타일(주로 파란색)이 중요해지고, 후반일수록 점수를 올려주는 타일(주로 녹색)이 중요해집니다.
하지만 공동목표와 개인목표에 해당하는 타일들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 '어떤 한 플레이어에게만 좋은 타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액션이 바로 2, 3, 4번 액션입니다.
나에게 필요 없는 타일을 배치하는 대신 대체 액션을 수행하게 해주는 액션들입니다.
다양한 타일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른바 '왕도' 전략이 너무나 왕도인지라, 웬만해서는 다른 전략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반 거주 타일이 상당히 찬밥신세가 되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딱히 없습니다.
향후 발매된 확장에서 도중 업적 같은 것을 추가하여 이를 좀 완화시키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초반 수익으로 스노우볼링을 굴리는 게임이라 그럼에도 왕도 전략이 강합니다.
이 게임의 딜레마죠. 결국 '좋은 도시를 만들어서 인구가 많은 도시를 만드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오히려 인구가 없는 편이 좋다는 뭔가 모순된 느낌..
그래서 게임을 하다보면 실제로 초반에는 오히려 평판을 깎기도 합니다.
인구수가 느는 게 싫기 때문이죠.
완성된 도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게임이 끝나고 완성된 도시를 보고 느끼는 그 뿌듯함만으로도 이 게임은 충분히 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삼삼리뷰는 세 명의 리뷰어가 각자의 독특한 색으로 한 가지 게임을 리뷰하는 삼인삼색 리뷰 시리즈입니다.
저는 시니컬 블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룰과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알아봤자 쓸데없는 상식을 버무린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