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후의 날... 아자토스 강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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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0 20:12

#0 발단

내 이름은 다이아나 스탠리. 구원받은 실버 트와일라잇 교단의 열렬한 숭배자이다. 내가 처음 실버 트와일라잇 교단에 들어갔을 때 난 단순 커뮤니티 모임으로만 믿고 열심히 활동을 해 왔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이 교단의 내부에 대해 점차 깊이 알게 되면서, 이 교단이 실은 세상을 위협하는 악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무렵부터 세상을 악으로부터 구하는 길은 이 교단의 내부에서 교묘하게 분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확신을 하게 되었다. 한편 어릴 적부터 나의 재능을 높게 산 트와일라잇 교단의 지도자인 칼 스탠포드는 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키고자 나를 파나마로 파견하였다. 나는 이참에 교단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늘 분신처럼 생각하던 마법 주문책을 품안에 꼭 안고 파나마행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였다.

#1 첫번째 미스터리

공항에서 우연히 손에 넣은 오컬트 잡지를 비행기에서 펼쳐보았다. 헤드라인의 제목은 “퉁구스카에 녹색 운석이 혜성 충돌하다”.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방에 떨어진 녹색 혜성의 파편에 관한 이야기였다. 기괴한 녹색 빛의 혜성이 지면에 충돌한 뒤에도 계속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왠지 모를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는 후에 닥칠 불길함의 전조였다. 왠지 파나마에서 교육을 받고 나서 퉁구스카 지방에 가서 직접 조사를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었는데, 아프리카 사바나 밀림 한가운데에서 고대의 유적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였다. 사막 한가운데에 밀림이 발견되었는데, 이 안에 고대의 신비를 간직한 유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여기도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샌프란시스코 해변에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차원의 문이 생겨서 그 곳을 통해 광신도들이 떼를 지어 나오는 이상한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니 어느덧 비행기가 파나마 공항에 착륙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교단의 비밀에 대한 정보를 우선 캐보기로 작정을 하고, 나중에 이동을 위한 고속 페리의 표를 하나 구입하였다. 또한 내 몸 하나는 건사해야겠기에, 파나마의 차이나 타운에서 45구경 자동 권총을 몰래 구입하였다.

파나마 차이나 타운에서 같은 교단의 정보원에게 단서를 입수할 수 있었다. 파나마 대학에서 녹색 혜성에 대한 망원경 촬영 동영상이 있으니, 한 번 방문을 하면 좋겠다는 정보였다. 나는 그 길로 파나마 대학 천문학과를 찾아가 촬영된 동영상을 검토하였다. 나의 예리한 관찰력 덕분에 이 녹색 혜성이 악마 숭배 교단의 종교적 의식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내가 발견해 낸 단서들에서 묘한 흥분을 느끼고 있을 때 문득 이상한 마법 같은 힘이 나를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동료들과 주변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무시하는 듯한 느낌, 아니 내가 마치 그들의 시야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아니 진짜로 내가 점점 사라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은 점점 심하게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나는 갑자기 조만간 내가 이세상 모든 이로부터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나는 급히 인터넷으로 “잊혀져 간 아이들”이라는 러시아의 전래 동화를 찾아보았고 이 동화의 내용이 내가 지금 느끼는 느낌과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불안함을 떨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해당 전래동화의 기원지를 가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급히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여 페리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기로 하였다.

페리 안에서 오랜만에 저녁 식사를 하였다.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있자니, 뉴스에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견된 차원문 같은 것이 또 발견됐다는 보도가 눈에 띄었다. 차원문에서 뛰쳐나온 괴물이 있었는데 이내 바다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는, 다소 믿지 못할 인터뷰들이 계속 되었는데, 사람들은 그냥 해프닝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자꾸 불길한 느낌이 계속되고 있다. 뭔가… 뭔가… 불길한 일이 벌어질 징조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몇 날 며칠이 지나 일본의 동경에 페리가 도착하였다. 페리로 이동하던 며칠 사이에 나의 불안감이 사실로 벌어졌다. 세계 각지에서 차원문 같은 게이트가 열리면서 그 게이트에서 뛰쳐나온 괴물들이 벌써 꽤 많은 희생자들을 냈다고 NHK 톱 뉴스에서 앵커가 흥분하며 소개하였다. 일간지마다 특별 방송을 편성하여 앞다투어 보도하였다.

그날 밤 호텔에서 잠을 자던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었다. 심장은 쿵쾅쿵쾅 뛰고 있었다. 내가 꾼 악몽이 너무 격정적이고 공포스러워서 단지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다시 잠들기가 두려웠다는 것 뿐이다. 이날 이후로 나는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젠장…

일본에서의 암울했던 며칠을 보내고 한국과 몽고를 통해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역에 드디어 도착하였다. 파나마에서 모았던 단서를 기반으로 까맣게 불타버린 숲 속에서 녹색 혜성의 충돌 흔적을 샅샅이 조사한 끝에 드디어 신비한 녹색 유성 파편을 찾을 수 있었다. 세상에… 이 운석은은… 교단에서 말로만 들어왔던 만악의 근원인 “대마왕”이 봉인하고 있는 그 운석이었다!!

이 충격적인 사실에 나는 눈 앞이 아찔해지면서 이세상과 저세상을 잊는 차원문들이 내 사지를 붙잡아 당기는 것을 느꼈다. 그 힘이 너무 생생하여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2 두 번째 미스터리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다행히 내 사지는 멀쩡했다. 아마도 피해 망상이 다시 도진 것 이리라…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계속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심하였다. 퉁구스카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모스크바를 방문하였다. 모스크바의 어느 술집에서 우연히 미얀마의 샨족들의 초현실주의 연구에 대한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내용인 즉슨, 샨족들이 세계 곳곳에서 양민들을 제물로 바쳐 아자토스라는 궁극의 파괴신을 강림시키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말로만 듣던 아자토스의 강림이 정말 임박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점점 불안해지고 마음은 조급해져만 갔다. 어서 빨리 단서를 더 모아서 아자토스의 강림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오컬트(초현실주의) 연구의 본거지인 동남 아시아 쪽으로 가기 위해 우선 기차를 타고 히말라야의 티벳 고원으로 이동하였다.

무리한 일정을 강행한 탓이었을까.. 피로와 강박증세, 그리고 부족한 수면 때문에 나는 그만 지독한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평소에 체력단련을 게을리했던 탓인지 열은 점점 더 심해지고 헛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세계 각지에서는 새로운 차원문이 열리고, 괴물들이 급증하고 있었으니..

#3 우주적 공포

히말라야에서 별다른 단서를 획득하지 못하고 다시 발걸음을 유럽으로 돌렸다 유럽의 관문인 터어키의 이스탄불을 들렀을 때 충격적인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부둣가의 어느 외딴 창고 근처에서 이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기괴한 형체를 목격하게 되었다. 그 것은 이세상의 것 같지 않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상자모양의 몸에 여러 개의 다리가 게처럼 달려서 철그렁 철그렁 소리를 내며 기어 다니는 것이었다! 맙소사.. 저건… Dark young…. OTL….

후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부여잡고,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그것의 뒤를 쫒아갔다. 그 괴물의 본거지는.. 맙소사 오컬트의 동굴이었다. 역시 샨족의 아자토스 강림 시도가 정말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이었다! 아.. 정말로 세상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눈앞이 캄캄하고 절망적인 우주적 공포감이 나를 엄습해왔다.

아자토스의 강림에 대해 단서를 찾으면 찾을수록 점점 나는 절망감에 빠져들고 말았다.

아자토스의 강림은 진정 얼마 남지 않은 것인가…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이대로 가다간 미쳐버릴 것 같다. 도망치듯 이스탄불을 떠나 로마로 들어갔다. 아무 종교에라도 의지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오랜 종교의 도시도 이미 미쳐버린 듯하다. 허망하게 하늘을 쳐다보던 나는 갑자기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내 기억들을 조작해서 나를 조종하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내 의지력을 시험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내게 이미 의지는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내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