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학교에서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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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3 22:20

여기는 여름을 탈출하고픈 남자 중학교...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인 것 같네요.

50년 뒤엔 기온이 46도까지 오를 거라는 무시무시한 뉴스도 봤습니다.

땅에서부터 올라오는 후끈함과 그냥 가만히 서 있으면 정말 살을 태워버릴 것 같은 땡볕을 뚫고 학교에 갑니다.

오늘은 참석한 아이들 수도 평소보다 적었습니다.

어쨌든 또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합니다.

그나저나 핸드폰으로 작성하려니 정말 힘드네요. ㅋ

퇴고는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ㅠ

1) 팬데믹 : 레인 오브 크툴루

사실 이 아이들 중에는 크툴루워즈를 하도 많이 해서 45분만에 4인플을 끝내는 멤버도 있습니다. 덕분에 크툴루라는 테마에도 상당히 익숙하고요. ㅎㅎ 오늘은 오랜만에 팬데믹 크툴루를 꺼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시작을 못했으니 오랜만이 맞음. ) 과연 이 아이들은 사교도들과 쇼고스와 싸워 이기고 크툴루 소환을 막아내어 세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라고는 했지만

처음 시작패를 까는데 쇼고스가 차원문 위에 바로 나타납니다. 다행히 시작포인트와 가까워서 액션이 5인 의사선생님이 달려가 때려잡아주십니다. 그러나 주사위 결과 그 자리엔 사교도가 더 추가되고...

턴종료 후 카드를 까자마자 악의 난동이 일어나 의사선생님 정신상태도 2포인트만큼 이상해지고 각성의식도 일어나 시작부터 아주 어렵습니다. 게임도 더위 먹나봐요.

점점 불어나는 사교도와 차원문에 접근하는 쇼고스. 게임하는 아이들이 정말 광기에 빠져버릴 것만 같더군요. ㅋㅋ

참고로 헌터가 없었습니디. 구성원은 닥터, 리포터, 탐정, 택시운전사였습니다. 다행히 기동성은 좋더군요.

게임이 끝나갈 무렵입니다. 저 무수한 고대의 존재를 보세요. 마지막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크툴루 바로 앞까지 결국 각성의식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냥 팬데믹이 더 어렵고 이 게임은 너무 쉽다고 하던 아이는 말이 없습니다. ㅋㅋ

그러나 저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이들은 딱 한 턴을 남겨두고 세상을 구해내게 됩니다.

사실 그냥은 실패로 끝나는 게임이었는데 아이들이 도르마무?! 도르마무?! 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닥터에게 닥터 스트레인지가 빙의되어... 타임 스톤으로 두 가지의 미래를 보고 와서는 자신들이 이길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사기를 칩니다. ㅋㅋㅋ 어쨌든 날도 더운데 좋은 게 좋은 거니.

2) 데스티네이션 X

필러로도 좋고 아이들이랑 하기에는 메인으로도 괜찮은 게임입니다. 팬데믹 크툴루가 돌아가는 동안 저와 다른 아이들은 이걸 하고 있었죠.

제가 레드7으로 아이들을 이길 수 없듯 아이들은 이 게임으로는 결코 저를 이기지 못합니다. 제가 스파이를 하든 탐정을 하든 어떤 경우에도 말이죠. ㅋㅋㅋ

오늘만 이 게임을 일고여덟판 했지만 다 이겼어요. 봐주는 거 그런 거 없음. ㅋ

3) 이스케이프 더 룸 : 닥터 그레이블리 별장의 비밀

여기엔 지난 겨울, exit : 버려진 오두막을 40분인가 50분인가만에 깬 멤버가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추억과 자신감을 안고 오랜만에 또 방탈출을 꺼내듭니다. 오늘은 너로 정했다. 그레이블리 박사.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게임 초초초초초초초초초초비추입니다. 방탈출 시리즈 중 최악이라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힌트따위 쓰지 않는다는 무한 자신감으로 시작했지만 결과가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이 게임은 어떤 수수께끼를 풀거나 단서를 바탕으로 추리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일부이고 이 게임을 하면서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매듭 풀기를 하며 보냈습니다. 매듭따위 하며 단칼에 잘라버린 알렉산더 대왕의 기분이 이해가 갔습니다.

주의: 이 게임은 그냥 매듭 풀기 게임입니다. 주의: 이 게임은 그냥 매듭 풀기 게임입니다. 주의: 이 게임은 그냥 매듭 풀기 게임입니다. 주의: 이 게임은 그냥 매듭 풀기 게임입니다.

덕분에 이거 하느라 시간이란 시간은 다 잡아 먹고 우리는 자존심이 있어서 힌트따위는 쓰지 않았더니... 어쨌든 결국은 컴포가 거의 망가질 정도로 해서 다 풀기는 했지만...

정말 마지막엔 다시 정리하기도 싫을 정도였습니다. 그대로 다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싶었지만 한 아이가 말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