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포마 한판만 해보고 써보는 후기입니다.
플레이 해본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적는 후기입니다.
이때까지 보드게임 하면서 "이 게임 별로다..." 라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는데, 테포마를 하면서 처음 이 생각을 했습니다.
게임의 장점보다 단점이 저 에겐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항목을 주욱 나열해보면...
1. 이 게임에서 사용되는 자원표시 방법은 역대 최악이었습니다.
자원 별로 토큰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큰 종이판에서 각자 마커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표시를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이게 한번 실수로 톡 건드려 버리면 매우 난감했습니다.
원래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 몰라서 그럴 때 마다 제대로 기억이 안나서 "이쯤 있었겠지" 하고 재위치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자원 상태가 매 번 바뀌는데 그럴 때 마다 마커를 움직여야 하니 엄청 번거로웠습니다.
롤쓰루 개인판 같은 핀 형태나 아니면 일반 토큰 또는 카드를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게임의 후반으로 갈수록 한 라운드의 소요시간이 너무 길어 집니다.
개인당 1,2액션씩 하면 라운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패스할때까지 진행되니 라운드가 끝나질 않아서 너무 지루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처음 봤습니다. 라운드가 끝나질 않고 계속 돌아가니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도 다 지루해하는 것 같고...
에러플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아니더군요...
3. 게임이 끝나질 않습니다.
게임이 끝나는 조건이 따로 있고, 승리조건이 따로 있어서 나중에 가면 승패 상관없이 모두 "누가 제발 게임 좀 끝내줘..."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랍니다...
처음 게임 종료 조건을 설명 들었을 땐 "게임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빡빡하고 긴장감 있겠구나" 싶었는데, 게임 참여하는 인원 모두가 종료 조건을 못 맞춰서 버벅이니 게임이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것을 보완해주는 장치도 없어서 최악이었습니다.
이건 게임 참여인원이 익숙치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종료 조건이 유동적인 다른 게임과 비교 해보았을 때도 뭔가 실망스러웠습니다.
(게임 종료 조건이 일정치 않은 게임으로는 당장 "케일러스 마그나 카르타" 가 생각이 나는데, 요 게임은 사람들이 승점칩을 구입해서 다 없어지면 게임이 끝나는 형식인데, 사람들이 칩을 사지 못하면 자동으로 칩이 게임에서 제거되게 하여 언젠가 게임은 끝나도록 균형잡아 놓았습니다. 요런식으로 게임 참여 인원이 종료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자동으로 만족이 되는 시스템을 넣었으면 어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4인플 기준 4시간 정도 걸려 플레이 했습니다. 지루했습니다.
게임하면서 이렇게 보드게임을 까본적은 없는데, 저의 평가와 일반적인 사람들의 평가가 이렇게 많이 다른 적은 없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이렇게 비판해도 한글판 나오면 구입은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고나라
* 어떤 게임에 대해 비판적인 리뷰를 쓴건 이번이 처음인데,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습니다...ㅎㅎ;;
위에서 말했듯이 한판만 해보고 적어본 후기라, 게임의 첫인상에 대해 쓴 점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저는 촐킨, 에이지 오브 스팀, 아그리콜라, 레포갤 같은
"할 게 많아서 라운드가 좀 더 늘어나면 좋겠지만, 내 맘과 다르게 계속해서 시간은 지나가고, 어느새 게임이 끝나 버리는..."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