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4인플 후기 (역삼 목요일 낮 모임) 2016.03.03 #inside_BoTalks

레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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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4 오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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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e님과 혀누짱님이 프리드리히 4인플 모임을 적극적으로 원해주셔서, 피치못한 사정으로 못오신 후아님을 대신해서 꾸기님까지 넷이 점심 시간 조금 전에 모여서 프리드리히를 돌렸습니다.^^

1. 프리드리히 (4인)

제 첫 플레이에서는 오스트리아를 맡았었는데, 이번엔 제 소원대로 프리드리히를 해서 프로이센과 하노버를 맡았습니다. 역할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프리드리히 : 레이지니 - 프로이센, 하노버

마리아 테레지아 : 혀누짱 - 오스트리아, 신성 로마 제국군

마담 퐁파두르 : Mariee - 프랑스

엘리자베타 여제 : 꾸기 - 러시아, 스웨덴

초반 셋팅과 룰 설명을 하느라 한 3~40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숙련자 룰로 할까 하다가, 숙련자 룰의 프로이센 승리 규칙을 들어보시곤, 어차피 공격적 선택 성공 못할 거라고 기본룰로 해도 괜찮다고 다들 인정. ㅋㅋㅋ

그렇게 10년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초반 셋팅 중인 장면입니다. 이 앵글로 카메라를 고정시켜두고, 게임 진행 중간중간 마다 계속 셔터를 눌렀습니다. 깜빡 깜빡 하고 까먹은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부대들의 이동 경로는 대충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강제로 직사각형 형태로 펼치게 하고, 간단하게 영상으로 흐름을 만들어봤습니다. 욕심같아선 멋지게 만들고 싶었지만, 어차피 중간중간 빼먹은 샷도 있고해서, 그냥 피피티로 영상을 만들었으니, 게임 전개가 궁금하신 분만 영상을 보시길.. 영상은 글 맨 아래에 넣어두겠습니다.

초반에는 프로이센 동부 영토에서 러시아와 프로이센의 전투가 몇 차례 있으면서, 여기서 막강한 프로이센의 카드력(?)에 러시아 군대가 쪽을 못쓰고 날라갔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프로이센의 하트 카드가 소진된 사이, 오스트리아가 남부에서 이익을 보면서 올라옵니다. 북쪽 스웨덴은 국경에서 프로이센 눈치만 살살 보면서 왔다갔다 신경을 건드립니다. 신성 로마제국군은 살금살금 작센으로 들어오면서 프로이센 부대를 살핍니다. 프랑스는 허약한 하노버를 상대로 거침없이 북진해옵니다. 하노버는 싸움은 최대한 피하면서 프랑스의 진격을 늦추는 작전을 시도합니다. 프로이센의 병력 대부분은 남부 오스트리아군을 막기 위해 내려옵니다.

프로이센은 계속 버티면서 오스트리아 군을 막고, 하노버는 없는 병력으로 열심히 도시를 보호하면서 버티지만 조금씩 밀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 와중에 하노버 부대 하나가 날라가고, 러시아와 프로이센의 큰 전투에서 러시아가 크게 다시 패하면서 러시아는 폴란드 국경 뒤로 크게 물러납니다.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 무심코 후퇴했던 하노버의 장군이 프랑스의 포위 공격에 당해서 괴멸됩니다. 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병력과 카드가 있었는데...ㅠㅜ 뼈 아픈 전투였습니다. 이후로 하노버 영토의 방어는 거의 포기상태고, 프로이센 영토에 있는 프랑스의 마지막 목표 도시 둘을 지키기 위한 병력에 신경씁니다.

다시 집중해서 남부 오스트리아를 공격했습니다. 클로버 지역에 두 부대가 함께 있었고, 저는 상대적으로 두 가지 무늬의 전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위치였기에, 한 쪽에서 오스트리아의 클로버를 소진시키고 살짝 후퇴한 다음, 오스트리아 메인 병력을 공격해서 후퇴시켰습니다. 오스트리아가 병력 손실을 최소로 하는 바람에 큰 이익을 보진 못했지만, 잠시나마 오스트리아가 주춤하면서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 덕분에 점령됐던 남부 지역을 조금 탈환할 수 있어서 한 숨 돌리나 했는데...

여기서 욕심을 부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퇴각하느라 북쪽으로 올라간 오스트리아 중심 부대가 보급 부대로 부터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는 것을 보고 이를 협공으로 밀어내서 공중분해 시키려고 했는데..... 역으로 전술 카드가 부족해서 프로이센의 두 개 부대가 큰 패배를 맞으며 멀리 패퇴했습니다. 차라리 전투를 하지 말고 그냥 보급로만 끊었어야 했는데... 욕심이 부렸네요. 크흑...

전술 카드가 부족해진 것이 드러났기에, 남부 지역을 지키던 장군은 단칼에 전멸당하고 (병력 충원을 안해뒀던 실수도 컸습니다.), 러시아 군에게도 동부 지역 장군이 전멸당하고, 계속 눈치보다 처음 전투를 건 신성 로마제국군에게 프랑스를 방어할 목적으로 보냈던 장군마저 병력이 부족해서 후퇴도 못하고 패배하는 바람에 프랑스가 어부지리로 프로이센 지역의 마지막 목표 도시를 점령하면서 프랑스의 승리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게임은 총 10턴까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운명의 카드를 살펴보니 한 15턴까지 버텼어야 하더군요.

아래 사진이 종료 상황입니다. 사진 상에서 위쪽에 붉은 색의 프랑스 군, 좌측의 하얀색의 오스트리아 군입니다.

처음 프리드리히 역할을 해봤는데, 프리드리히는 카드가 많기 때문에 순간 "전투를 승리"하고 싶은 욕심이 계속 올라옵니다. 카드가 많아서 이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오스트리아 같은 병력을 상대하려면 카드의 70%는 사용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카드 비율이 7:5니까요) 여기에 소진되면 결코 다른 지역에서 전투에서 유리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호시탐탐 프로이센의 카드 소모량을 지켜보고 있거든요. 제가 러시아와 전투하면서 하트가 소진되자 오스트리아가 곧장 하트 지역으로 유리함을 가져갔거든요.

카드 수를 비교하면 프로이센 7 + 하노버 2 = 9장, 프랑스는 3~4장, 오스트리아 5장, 러시아 4장, 신성 로마, 스웨덴 1장씩 = 14~5장으로 연합군 쪽에 1.5배 이상 많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프로이센보다 많지는 않죠.

메뉴얼에 쓰여진 팁, "프리드리히 플레이어는 극도의 절제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 말이었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고 싶은 욕심을 절제해야 한다는 것.ㅡㅡ; 전투에서 승리하지 말고 상대의 진격을 늦추고, 상대 국가들이 서로 이익은 추구하지만 손해는 원치 않으면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 제 절제력을 더 키워야 겠습니다. 러시아와의 두 번째 전투는 피했어야 했었고, 하노버는 좀 더 전투를 회피했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하노버 땅을 다 넘겨주더라도 프랑스가 프로이센을 치려고 할 때, 다시 영토를 탈환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포위 섬멸된 것이 조금 아팠습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클로버를 소진시킨 작전은 좋은 시도였지만, 너무 많은 카드를 소진하는 바람에 후반에 어떤 전투에서도 버틸 수가 없게 된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프로이센은 소모전으로 가면 절대 안되는 군요.

그리고 지도만이 아니라 병력 상황을 계속 점검하면서 전멸당하기 쉬운 부대를 회복해야 하는 것도 잊으면 안될 듯 합니다... 좀 더 장고했어야 할듯... 하아..

언젠가 다시 또 프리드리히를 맡을 기회가 온다면, 이번엔 진짜 제대로 막아보고 싶네요.

아래 영상이 진행 과정을 좀 정리해본 영상입니다.

제 절제력 부족으로 4~5시간 예상하던 게임이 한 3시간 반만에 끝나서, 잠시 다들 브레이크 타임을 가진 뒤에, 무거운 게임 이후니 가볍게 카드 게임을 했습니다.

2. 루트 (4인)

Mariee님이 해보고 싶다하셔서 루트를 꺼냈습니다. 아, 할때마다 느끼지만 루트는 색깔이 너무 불편합니다. 색약도 색맹도 아닌 저도 주의있게 보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니까요.ㅠㅜ

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저는 조금 아쉽습니다. 좀 더 테마에 맞게 치고 받고 하는 플레이가 강했으면 하는데, 그거 보다는 눈치보기가 더 중요해보여서요. 크니지아 아저씨 꺼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가지고 있습니다. 머 나쁜 게임은 아니니까요. 쉽고.

3. 링코 (4인)

사놓고 처음 돌려본 링코 (아브룩센)입니다. 가볍고 쉬운 룰인데, 무지 재밌더군요!

달무티 같기도 하면서도 자유로운데 엄청나게 인터액션 강하고...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서 다들 한 판 하고나서 또 하자고 해서 2판 돌렸네요.

일러스트가 다 똑같고 색만 달라서 약간 아쉽지만, 여우가 귀엽게 생겨서 봐줍니다. :)

꾸기님과 Mariee님이 가셔야할 시간이라 떠나보내고, 혀누짱님과 가볍게 2인플을 몇 개 돌렸습니다.

4. 동물 장기 (2인)

배달 시킨 저녁을 먹으면서 할 수 있는 게임으로 동물장기를 옆에 놓고 플레이했습니다. 처음 플레이하시는 것 치고 잘 적응하셨던 혀누짱님을 상대로 상대방 적진에 들어가서 이기는 승리방법으로 제가 이겼네요. 아직 사자를 잡으려고만 하시는 분한테 전 봐주는거 같은거 없이 왜 이리 항상 이기겠다고 달려드는지..;;;; ㅋ

5. 팬데믹 (2인)

기본룰로 하고 숙련자로 감염 5장 넣고 했는데..초장부터 시작하자 마자 남미가 개판되고, 북미도 개판... 북미 수습하러 간 사이에 남미가 순식간에 3콤보 확산이 터져서 (운도 지지리도 없...) 거의 3~4턴 만에 실패.;;;;

혀누짱님 처음 해본 팬데믹인데 어이없어 하심...;;;

심기일전해서 다시 재도전해서 이번엔 연구자와 비상대책가로 적당히 클리어했네요.

오늘은 프리드리히 덕분에 머리가 묵직~해져서 가벼운 게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헉헉...

프리드리히를 다들 재밌게 즐기시고 생각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하셨다고 해서 참 기쁘네요. ^^

앞으로도 프리드리히 모임을 종종 잡아봐야겠습니다. 언젠가 숙련자 룰로 공격적 선택을 성공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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