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화 잡담 (6) - Reset & Install

쉐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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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31 오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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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엘더 사인 한글화의 끝

드디어 얼음의 징조까지 한글화를 했습니다.

뭐랄까, 약간 지분이 생긴 기분이랄까요. ㅎㅎㅎ

룰북까지 다 해결했으니 말입니다.

아주 홀가분합니다. 엘더 사인 확장이 더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 정도로요...

아 그러나, 저는 심해의 징조나 얼음의 징조와 같이 확장이 나온다면 늘 환영하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심해의 징조를 플레이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물론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사기캐였긴 하지만......

역시 엘더 사인은 아만다 피트가 답입니다. 사기 of 사기캐.....

아컴 호러 때부터 남들은 별로라고 했지만 그녀의 비범함을 의심하지 않았었죠, 저는.

그리고 그녀는 역시 엘더 사인에서 바야흐로 넘버원이 되었습니다...(물론 주관적인 기준입니다. 꺄륵)

2. 다들 이해해 주실 거죠? ㅎ

저 정말 이제 FFG에 지분이라도 있는 것 같은 기분이기는 한데,

사실상 아컴 호러 : 카드 게임의 시나리오 팩인 ‘루가루의 저주’와

‘공포의 사육제’에 대해서는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이거 문제 많네...”

한글화 작업을 하지 않았으면 아마 몰랐을 겁니다.

얼마나 카드 커팅이 건성인지 말입니다......

카드마다 중심 지점이 다 다르고 빗나가 있어요.

똑같은 유형의 카드인데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다른 카드들보다 쏠린 카드들이 있음...

혹은 위나 아래로 말이죠.

그렇지만 이런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알기도 어렵다고 할 정도면

어쩌면 이걸 그렇게 나쁘다고 말할 것도 없긴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아주 디테일하게 정확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기준 같은 건 없거든요.

사실 이번에 작업들도 대체적으로 다 건성으로 했어요... ㅎ

특히 FFG 게임 한글화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인 워터마크!

예전에는 워터마크도 어떻게든 복원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그리기까지(ㅋㅋ) 했는데,

지금은 그냥 “에라, 워터마크 찌그러졌다고 게임 못 하나?”가 마음의 대세입니다. ㅋ

그래서 겹친 이미지의 틀이 좀 어긋나거나 하면 마음 속으로는 좀 민망하기도 하고,

프린트기 정말 좋은 거 쓰는 사람이 출력하면 욕하겠구나, 싶고 막 그렇습니다. ㅎ

한글로 즐기는 것에 의의를 둬 달라는 부탁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드리며! ㅎㅎ

3. 초기화 후 설치

하나의 게임의 한글화 작업이 끝나고 다른 게임의 작업으로 넘어갈 적에는

필연적으로 문장에 대해 머릿속으로 초기화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FFG 게임의 문장을 번역할 때에는 고정적으로 쓰는 형태가 있어요.

디센트를 번역할 때에는 기존 한글화 자료를 번역해 주신 물휴지님의 문장 형태를 본떠서

“(힘)을 시험한다”라고 test를 번역했습니다.

그런데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 와서는 “(힘) 테스트를 한다”로 하거든요.

작업을 하다 보면 “(힘) 테스트를 한다”고 했다가 “(힘)을 테스트한다”로 한 걸 보면 좀 그렇거든요.

공포 2를 잃는다고 할지 아니면 공포 2점을 잃는다고 할지.

몬스터라고 할지 아니면 괴물이라고 할지 등등.

용어를 맞추기 위해서 또는 문장의 구조를 동일하게 가져가기 위해서

들여야 하는 신경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정말.

그래서 작업을 할 때에는 한 가지 작업을 몰아서 하는 게 좋아요. 덜 헷갈리거든요.

[패스파인더 : 의인의 분노]의 경우에만 해도 그래요.

패스파인더 시리즈들은 같은 유형의 카드들끼리는 문장 구성이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작업할 때에, 모험 덱 번호별로 순서대로 번역한 게 아니었어요.

모든 팩을 죄다 사 모은 다음, 카드를 유형별로 분리해서 그 카드들끼리만 작업을 한 겁니다.

무기는 무기끼리, 방어구는 방어구끼리 모으는 식으로 B 모험 카드부터 6 모험 카드까지를 다

합친 다음에 한꺼번에 번역을 다 하고 나서 다시 모험 덱 번호별로 분리를 하는 거죠...

이게 더 번거롭게 느껴져도, 실제로는 이렇게 하는 게

용어 통일의 면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좀 더 좋습니다.

게다가 저는 게을러서 자주 나오는 참조 용어들을 따로 표 정리를 안 해놓기 때문에

나중에 헷갈리는 거 나오면 일일이 다시 찾아야 된다는...... ㅠㅠ

이번에도 비슷했어요. ‘아컴 호러 : 카드 게임’ 시나리오팩의 번역과 한글화를 끝내고 나서

‘얼음의 징조’ 확장 한글화로 돌아왔더니, 그리 오래되지도 않은

‘심해의 징조’ 확장 한글화 때에 어떤 표현이나 문장을 썼는지 기억도 잘 안 나더라고요.

이럴 때면 문장구조를 머리에 인스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게임 시리즈별로 따로따로 해 가지고 말이죠.. ㅎ

그래도 얼음의 징조를 이렇게 다 끝내었으니 실로 마음이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정말요.

이제 엘더 사인에서 문장을 어떻게 썼는지를 가지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후......

4. 아직은 시작

최근의 게임 한글화 자료들은 구글 공유 폴더로 공유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보라 자료실에는 업로드의 제한이 매우 큰 편이고

그것 때문에 압축 파일을 나누어서 저장하면 늘 압축이 안 풀린다는 사람이 있어서

고심했었거든요. 이제 그걸로는 고생을 안 하려고요 ㅎ

그래도 아직은 그저 막 시작한 수준인 걸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가 주는 15기가가 다 차는 날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되긴 합니다만,

오지 않은 일까지 너무 많이 신경쓰지는 않는 게 현명하겠지요.

그래도 뭐, 일단은 아직 3기가뿐이니까요. 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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