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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가족들이랑 라스베가스를 즐겼네요.

1,417 조회

2016.02.10 19:21

다들 새해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부터 출근하신 분들/설에도 출근하셨던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이번 설에 가족들과 보드게임을 돌린 후기를 작성해볼까 합니다.

그래봤자 엊그제와 어제의 일들이지만요

이번 설도 사실 보드게임을 꼭 시켜야 겠다!

라는 마음은 크지 않았습니다.

너무 갑자기 들이미는 것도 거부감이 생길거 같았고

가족들이 원할때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이정도로 원할때..?>

그래서 사실 여타 다른 명절과 비슷하게

시작은 고스톱이였습니다.

밥도 먹고 술도 좀 먹고

부모님과 형, 그리고 저 넷이서 고스톱을 치고

형수님은 형의 돈관리 및 거스름돈을..

(형수님이 고스톱을 칠줄 모르셔요)

그렇게 고스톱을 하는 중에 어머니께서

"얘 너가 사온 게임 해보자 형수는 심심하잖아"

라고 해서 "음..그럴까?" 하는데

형과 아버지가 "안되 뭘 또 새로운걸 해 고스톱해"

라며 단호박

형수님도 구경하는것도 재밌다고 하셨고.. 그렇게 무마되었죠.

<이정도급..>

그래서 고스톱을 한 두세시간 쳤던거 같네요.

치다가 대충 정리하고

어머니와 형수님과 저는 술 한잔 더

간단하게 맥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늘 저를 위기로 몰아넣는 질문인

"너 여자친구는 안사귀니!"

"도련님은 여자 안만나요?"

를

"응 없어"

로 어찌어찌 잘 받아쳐내고..

어머니께서 보드게임을 셋이서라도 해보자

라는 이야기를 꺼내셔서

라스베가스를 꺼냈습니다.

간단하게 룰 설명하고

원하는 숫자를 뽑아쓰는 실력(?)을 선보이며

손쉽게 이기며 돌리고 있는데

방에 있던 형이 나와서 구경을 합니다.

바로 참가를 하며 설거지내기로 잡히고..

엄마한테 커피타달라고 하는데

주사위 굴리기에 빠져 안타주니 직접 타러 오신 아버지까지..

물 흐르듯 참석하게 되서

딱 최대 인원인 5인플을 돌렸네요.

<도박이야? 나도 끼어야징~!>

판은 점차 커져

각자 1000원씩 걸고

3라운드를 돌려 1등이 3000원 2등이 2000원

그리고 꼴등이 설거지내기!

뭐 간단하게 어머니와 형수님을 이기던 저는

자신만만하게 수락을 했고

주사위는 굴러가기 시작했죠.

<자신만만한 내모습>

3라운드를 돌리고 나니 꼴등..

???????머지?ㅎㅎㅎㅎㅎㅎㅎㅎ이럴리가 없는뎋ㅎㅎㅎㅎㅎㅎ

를 연발하며

다시 천원씩 또 걸고

이번엔 설 음식때문에 쌓인 쓰레기 분리수거 걸기!

'그래 설거지는 실내에서 하지만 분리수거는 밖에서 해야 하지

오들오들 떨면서 분리수거 하게 될 사람은 누굴까?' 라는 음흉한 생각으로

두번째를 돌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두번째 판에서 전 알아챘습니다.

이건 제가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플레이어 참가자들을 보아하니

아버지 어머니(부부)

형과 형수님(부부)

나(?!?!)

각자 서로 은밀하게 꼴등 안하게 도와주고

그러니 저 혼자 꼴등 하하핫

결국 추운데 오들오들 떨면서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사람은

제가 되었고 다음날 아침 다들 자고 있을때

설거지와 분리수거 모두 클리어하고 자려는데 아침먹자고 깨워서 잠을 잘 못잠 ^^

머 그래도 게임이 끝난 후에

보드게임에 대해 단호박이셨던 아버지가

"참 게임을 잘만들었네, 엄청 재밌구나 하하하하"

라는 이야기를 어머니한테 하는데 몰래 듣고

속으로 뿌듯해 했네요

(그리고 심지어 다음날 먼저 그거 하자고 말씀을 꺼내셨던..)

형은 또 다른 게임 없냐고 물어보고 앉았고

(이제 입문했으니 당분간 라스베가스만 하라고 했습니다 ^^)

여기까지가 설날에 가족들과 보드게임을 처음으로 돌려본 이야기 입니다.

라스베가스로 성공했네요

이제 무슨게임을 시키는게 좋을지 고민입니다 ㅎㅎ

플탐이 긴건 좀 힘들어 할거 같고

파티게임으로 여러개 돌리는게 좋을거 같다는 생각을 하네요.(추천도 받습니다 ㅎㅎ)

저는

작년 연말부터 보드게임을 하나 둘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는 빈도수는 충분치가 않고..

모임을 나가자니, 괜히 수줍고..

<수줍수줍>

가장 중요한건

부모님에 대한 걱정이였습니다.

작년에 형이 결혼하면서 따로 살게 되니

아버지와 어머니의 눈빛이 반쯤은 쓸쓸함으로 차있는거 같더라구요.

(그래봤자 두 아들 밖에 없는데 막내라고 이런건 잘 알아챔 ^^)

정말 이 부분에서 놀랐던건

형이 집에서 활발하게 지낸다거나 하는건 아니였고

그냥 자기방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였던 캐릭터였는데

(같이 집에 있는데 얼굴보기가 힘든 타입)

그마저도 없으니 너무 쓸쓸해하시는게 보이시더라구요.

거기다 제가 집에 있어도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이제 저를 안부르고

온전히 두분이 해결하려 하시는 모습도

괜히 마음아프긔..

거기다 저까지 독립을 하게 되면

정말로 온전히 두분이 살아가셔야 할텐데

보드게임 몇개라도 알려드려서 두분만 계실때도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형수님이 고스톱을 못치니까,

가족들끼리 모였을떄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 주고도 싶었고

거기다 저희집은 희안하게 친척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친가쪽은 거의다 돌아가셨고,

외가쪽은 친척 자체가 많지 않은 내력이 있어서

(이전에 많을떄 가기도 했었는데 늘 술드시고 싸우시는 모습에 이골이 나서

부모님 두분이 잘 안가십니다. 하핫)

설날에 만날 친척은 고모와 큰고모 딱 두분이고

그 두분도 오셔서 점심먹고 이야기 하다 가시는게 끝이라

어찌보면 지금 다섯명이 가족모임의 최대 인원입니다.

보드게임하기 좋은 인원수 아닙니까 하하

(물론 모두가 저의 여자친구까지 여섯명이서 같이 하는걸 궁극적 목표로 세우시겠지만요)

<이런모습도 나쁘진 않.....>

좀 오바했다면 오바한거고, 쓸데없는 감정이라면 쓸데없는거지만

이런 생각에 가벼운 것들 몇개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보라에서 여러 조언과 이야기들을 듣고

사놓고 겁도 많이 먹었고, 조금 소심해 지기도 했지만

잘 먹혀서 기분이 좋습니다.

타짜2에서 고광렬(유해진)이 헤어지는 사람에게 인사로

"늘 오광하시고~" 라는 말을 건네는데

참 고스톱으로 치면 저만큼 좋은 말이 있을까 싶더군요.

그래서 어젠 부모님께 올 한해는 오광하시라는

방탕한(?) 새해인사도 드렸네요.

보라분들도 늘 오광하시고

밝은 한 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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