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01] 주사위가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하는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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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1 06:09

복잡한 게임도 잘 돌려주는 아내한테 항상 고맙지만, 황혼의 투쟁은 첫 테플 몇 번 한 이후로는 도저히 손을 댈 생각을 안하더라구요. 비슷하게 오래 걸리는 게임인 메이지 나이트는 잘 돌려주는걸로 봐서 복잡도가 문제는 아닌 것 같아서 아내랑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황혼의 투쟁은 대체 왜 그렇게 싫어하는거야?"

"주사위로 전투하는게 싫어!!"

비슷한 이유로 아내는 A&A도 엄청 싫어합니다. 기껏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해서 세팅해놨더니 고작 주사위로 전투를 하고 있다면서요.

"메이지 나이트도 마나 주사위 많이 쓰잖아. 원하는 마나가 안나와서 꼼짝 못하고 있던 적도 많고, 낮인데 순식간에 검은 마나로 뒤덮여서 아무것도 못하고 라운드가 끝난적도 있고. 그런데 왜 황혼의 투쟁만 싫어해?"

"음...그러게. 무슨 차이지? 내 생각에 메이지 나이트는 마나 주사위를 본 이후에 내가 할 액션을 이러저리 짜맞춰 볼 수 있지만, 황혼의 투쟁은 주사위를 굴리고 나서 공격의 성공 실패가 바로 결정되어서 그런 것 같아"

"아!! 그런 차이가 있구나. 전혀 생각을 못했었네."

이 대화 후에 문득 아내가 블러프(라이어스 다이)도 엄청 좋아한다는게 생각났습니다. 결국 문제는 주사위를 많이 쓰고 적게 쓰고의 문제가 아니라 주사위가 플레이어의 선택에 결정적인(혹은 마지막) 역할을 하느냐 아니면 이미 나와 있는 주사위를 가지고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면에서는 버건디의 성도 좋아해야 마땅한데 테마가 몰입이 안된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네요. 보라분들은 주사위의 영향력이 어느정도 되는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최근에 메이지 워즈라는 게임에 관심이 생겼는데 이 게임도 주사위가 들어있더군요. 아직 룰북은 자세히 못봤고 후기만 좀 봤는데, 이 게임은 주사위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가요? 황혼의 투쟁처럼 공격의 성공/실패를 바로 결정하나요? 아니면 주사위를 굴린 후에도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나요?

다른 이야기로 최근에 후배가 쓰루 디 에이지스 신판을 구해와서 아내랑 셋이서 같이 플레이 해 봤습니다. 아무도 구판/신판을 해 본적이 없어서 2시대까지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룰을 가지고 했는데 역시 쓰루는 명불허전이네요. 테플이라 엄청 허덕이면서 했는데도 아내가 역시 좋아하더라구요. 블라다 크바틸씨는 역시 천재라고 칭찬해서 왠지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조만간 쓰루 신판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 문제는 그동안 열심히 사랑해줬던 우베 아저씨가 뒷방으로 밀려났다는 겁니다. 계속 농장 테마 게임만 만들어서 그런지 아그리콜라, 르아브르, 뤄양의 사람들은 샀는데 카베르나는 절대 안 사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