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13 skeil님과 함께 한 반지전쟁 후기
10월인데 8월 후기라니.
신에게는 아직 묵혀둔 6개의 리뷰가...
후기에 앞서, 이 글은 모바일보다 pc화면에 최적화되어있음을 명시합니다.
어느 날, 보드라이프에 skeil님께서 반지전쟁 전도(?) 겸 여행으로 전주에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르침을 청하러 연락을 드렸습니다.
마침 제게는 1년 동안 빛도 못 쐰 반지전쟁 2판이 있었습니다. 미안해 보드게임아 ㅠㅠㅠ
모임은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 위치한 '같이놀다가게2'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파전에 막걸리가 땡기는 그런 날이었지요.
미리 섭외한 지인과 남부시장에서 접선, 빗줄기를 피하며 같놀가에 입장했습니다.
이미 skeil님은 같놀 회원분들과 촐킨을 한판 하고 계셨습니다.
들리는 대화로는 분명 접대(?)용 게임이라고 했는데.
왜 마지막 푸드데이인데 점수가 10, 20점대죠?
아무튼 의문을 뒤로하고 지인과 가볍게 패치워크를 한 판 돌렸습니다.
저는 패치워크 처음 했을 때 분명 마이너스가 나왔는데 말이죠? 저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온...
빼곡하게 채워진 걸 보니 힐링!
접대용(?)의 의문을 뒤로 한 채 혼돈과 파괴, 망ㄱ...의 촐킨이 끝났습니다.
와서 조용히 패치워크 펼치는 걸 보고 skeil님이 같놀 회원인 줄 아셨다고 ㅎㅎ;;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본론(?)인 반지전쟁 세팅을 시작했습니다.
천맵!!!! 천맵!!!!
skeil님이 쫙 하고 꺼낸 것은 반지전쟁 맵에 병사 배치도를 추가한 천맵이었습니다.
핡핡 이 맵, 가지고 싶다!
전날에 다른 지역에서 반지전쟁을 했을 때에도 천맵을 탐내는 분들이 참 많았다고 하시더군요 ㅎㅎ
원래 기존 맵에는 초기 병력 배치가 기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마주보고 앉게 되는 양 진형에 맞게, 숫자도 반대로 기입해져 있네요. 디테일!!
잠시 진정하고,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skeil님의 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찬조출연_by skeil님 팔
반지전쟁은 유명 소설 및 영화 '반지의 제왕'을 테마로 한 보드게임입니다.
양 플레이어는
자유진형
암흑연합
두 세력의 지도자가 되어 광활한 가운데땅(중간계)의 패권을 두고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룰북을 슬쩍 읽어봤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이, skeil님의 명쾌한 설명에 하나 둘씩 풀어져나갑니다.
과장 안하고, skeil님 게임 설명은 이제까지 들었던 게임 설명 중 가장 매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잘하시는구나... 하며 감탄했는데.
아, 아직도 설명이 안 끝났다고요?
흠흠, 반지전쟁은 원작인 반지의 제왕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짜여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잔룰이 상당히 많은 편이고요.
그냥 병력 징발해서 치고박는게 아니라
원작에서 로한의 참전을 위해 간달프가 설득을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자유진형에 속한 국가들은 곧바로 전쟁에 참여하지 못하고 이벤트나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만 전쟁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국가의 전쟁 참여에 관한 룰이나, 전투 룰.
혹은 카드 사용 등 다양한 룰이 원작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아. 그렇구나'라고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고, 팬이 아닌 게임적 요소로 봐도 게임의 전략성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이지요.
전쟁, 카드 사용법, 반지원정대 등등... 약 40분 정도 이어진 skeil님의 설명이 끝난 뒤에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skeil님!!
게임 시작 때 같놀 사장님께서 '반지의 제왕' ost를 틀어주셨습니다. 유투브에서 2시간짜리 재생 누르시고
"과연 게임이 먼저 끝날까 ost가 먼저 끝날까?"
하셨는데 ost 의문의 1승. 크흡
반지전쟁에서 자유진형과 암흑연합은 2가지 승리조건이 있습니다.
자유진형은 원작처럼 반지원정대를 발족하여 운명의 산에 반지를 생매장시키거나
혹은 영토 점령(4점)이지요.
반면 암흑연합은 영토 점령(10점), 그리고 반지원정대의 타락이라는 승리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암흑연합은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로 자유진형을 압박해왔습니다.
마법사 사루만이 창조해낸 우르크하이는 거침없이 나팔산성을 짓밟고, 로한의 숨통을 조여왔습니다.
곤도르는 오스길리아스의 방어를 탄탄히 하려 했지만, 측면에서 들어오는 중규모 부대에 병력을 잃고 북쪽을 내어주는 위기가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반지원정대는 열심히 운명의 산을 향해 달려갑니다.
분위기의 반전은 로한에서부터였습니다.
로한은 예비 병력을 쥐어짜내서 나팔산성을 탈환, 이어서 이센가드를 함락시켜 사루만을 처단합니다.
오스길리아스에서는 몇 번의 접전이 벌어졌지만, 자유연합의 모든 병력이 집결되어 있어 쉽게 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사진에는 찍지 못했지만, 다른 곳에서 거병한 엘프 병력이 암흑연합의 빈집을 노려서 말로만 듣던 전쟁승리도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프로도와 샘은 부지런히 걸어서 운명의 산을 목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타락죽을 거하게 드링킹한 프로도는 운명의 산에서 반지에 의해 타락하게 됩니다.
앙대!!!!!
첫플을 하고 뒤돌아보니 놓친 부분이 너무 많더군요. 조금만 더 잘 생각했으면 빈틈을 파고들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여럿 있었는데 말이죠.
반대로 암흑연합은 꾸준히 병력을 소진하면서 자유진형의 한정된 군사력을 깎아먹어야하는데, 너무 소극적인 플레이를 해서 주도권을 자유연합에 줬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반지전쟁, 참 훌륭한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어째서 1년 동안 묵혀둔 걸까요.
skeil님이 아니었다면, 이 훌륭한 게임을 앞으로 더 묵혀뒀을지도 모릅니다.
룰 설명만 해주신 게 아니라, 게임 내내 관전하시면서 잔룰을 잡아주시고 간단한 조언 등을 해주셔서 정말 매끄럽게 게임을 한 것 같습니다.
혼자 했었으면 에러플 대잔치를 벌였을 듯.
다시 한 번 이 후기를 빌어서 skeil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후기가 너무 늦어졌지만 말이지요.... ^^;;;;
반지전쟁도 조만간 리뷰로 다시 찾아뵙는걸로!
생각해보니 제 닉네임 유래를 말씀드린다는걸 못드렸네요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