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가격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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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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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입문한지가 3월부터이니 10개월차네요~ 10년 전에는 일주일에 4~5일은 보드카페에서 살았었어요.

그래서 나름 다양하게 게임들을 플레이했다고 자부하는데.. 깊이있는 건 많이 못해봤지요~

10년만에 재입문을 하니 제가 즐겨하던 게임들은 절판된 것도 있고.. 당시에 카드 정도는 몇 개 사서 놀았었지만

보드는 구입한 적이 없어서 가격에 대해 크게 개의치가 않았어요. 근데 제대로 입문하고 하나씩 구입을 하다보니

이것 참 가격대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비싸서 깜짝 놀랐습니다.

(10년 전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드게임을 6개월간 팔았었는데도 왜 그땐 비싸다는 인식을 못했을까요;ㅁ;

10만원 이상의 고가를 팔면 기뻐라했던 제가 어렴풋이 떠오르네요...-_-;;)

입문 직전에 보난자나 갱오브포 같은 카드게임들로 먼저 간을 보았는데.. 갱을 살 때 가격이 2만 4천원이었어요.

세상에 카드게임이 뭐 이리 비싸??하며 개탄 했었네요.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그러면서 아직 사지도 않은 보드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지요. 카드가 이 정도면 보드는... 그 아기자기한

컴포들 생각하면...ㄷㄷㄷ 역시나 기본 4~6을 호가하는 보드게임들....☆★

한 달에 1~2개, 많게는 4~5개를 지르고 취향에 따라 방출, 구입을 반복하다보니 카드 빼면 순수(?) 보드는

16개 뿐인데.. 벌써 쓴 돈이 100만원.... 컬렉터 분들에 비하면 한 없이 약소하지만 제가 구입하면서

적어둔 목록을 볼 때마다 충격 아닌 충격을 받네요ㅎㅎ

어느 취미생활이건 돈 드는 거야 당연하고, 제가 영화를 보거나 화장품을 사거나 다른 취미를 해도 그 정도는

늘 들었던 것인데 합산을 해서 그런가 충격이 오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 건 제가 그동안 가열차게 모았던 토이를 좀 팔아서 그 돈으로 보드를 구입했다는 거에요~

실제로 제가 쓴 돈은 30정도지요! 취미로 취미 생활을 한다!

장식장에 고이 모셨던 아이들.. 보드로 재탄생하는 거니까 저는 기쁜 마음으로 보냈어요...;ㅁ;

문제는 제가 부모님과 같이 사는데 제 방은 좁디 좁고, 하나 두 개 쌓아두다 더 이상은 둘 곳이 없더라고요~

카드 게임 외에는 해주지 않던 부모님을 겨우 겨우 사정해서 카탄을 돌렸는데... 카탄 해보고 재밌다며

관심을 가져주셔서 태양신 라부터 핀카 (이게 정말 주요했어요. 저희 부모님을 보드로 끌어들인 녀석입니다)

상트, 버건디 쭉쭉 사게 되었어요. 그래서 창고방의 한 구석 자리도 마련해주셨고요. 보드 사는 것도 허락 받았어요.

아니 내가 나이가 몇 갠데.. 내 돈주고 내가 사는데도 허락을 받아야 하다니..!! 얹혀 살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ㅜ_ㅜ

특히 어머니가 보드에 빠지셔서 이젠 어머니 앞에선 보드의 가격을 속이지 않고 소심하게 밝힐 수 있게 되었죠.

그 전까진 물어보시면 무조건 3만원으로 통일 했었거든요ㅎㅎ 이건 6만 얼마 이건 5만 얼마.. 말 할 때마다 뭐가

이렇게 비싸냐며 타박을 하셨어요. 더 놓을 데도 없으니까 고만 사라고 구박도 많이 받고.. 제가 20개만 사겠다고

저 혼자 약속을 하고 넘어가기 일쑤였죠~

아버지는 같이 즐겁게 플레이 하고선 제가 하나 둘 살 때마다 눈총을... 지금 있는 거만 해도 충분한데 왜 자꾸

사냐고...흡...ㅜ_ㅜ 그러면서 티투텐을 보고 이건 얼마나 하느냐- 물어보시는데 흠칫.. 선뜻 96000원이요~라고

말할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5만원이라고 속였었어요.. 아흑...ㅜㅜ (지금도 아버진 티투텐 가격을 모르세요;;)

계속 구박받다가 가을부턴 포기하신 것 같아요~ 내 돈 주고 내가 사는데! 라고 반항도 좀 해봤고요ㅎㅎ

제가 사는 게임들이 다 마음에 드셨는지 처음엔 제발 같이 해달라고 매달렸었는데, 지금은 먼저 버건디 한 판하고

아콜 하자, 오늘은 촐킨을 하자 이러면서 먼저 꺼내들고 오세요. 그리고 이젠 보드 가격도 숨기지 않게 되었어요!

여전히 비싸다고 뭐라고 하시지만, 낚시대 하나가 몇 십이고!! 술 마시면 몇 만원이 후딱 나가고! 그런 것 보다야

보드는 가족이 화합하는 정말 좋은 취미이다~ 강력하게 어필하니까 두 분 다 그건 인정하시고, 밖에서 나가서

한 번 외식하는 가격에 2만원 정도만 보태면 게임 하나인데.. 처음엔 목돈이 드는 것 같지만 이 정도면 싸고

좋은 취미지~로 생각이 바뀌셨어요... (감격!!)

그러면서 저 또한 이젠 5만원 정도는 그러려니가 되었습니다. 새로 입고된 게임들 보고 5만 8천? 뭐 보드가 다 그렇지~

이렇게 되더라고요.. 어휴 처음엔 너무 비싸다고 ㄷㄷ 했는데.. 여전히 가난한 저는 힘겹고 비싼 보드이지만

가격을 보고 이럴 줄 알았다 끄덕끄덕 하게 될 줄은... 그런데 그게 어머니도 그러려니가 되었어요...ㅜㅜㅋ

이건 얼마냐 물어보시고 가격 듣곤 또? 역시? 이런 반응... 그냥 넘어가고..ㅎㅎ

저녁 먹고 1, 2시간 정도 게임을 하는데 일주일에 많게는 7일, 적어도 2일 이상은 해요.

휴일에는 4~5시간 이상도 하고요! 저희 집에 오는 게임들은 20회 이상은 돌아가요. 아콜이나 버건디는 100플

넘겼다지요~ 50대 부모님이신데 나름 헤비유저에요! 본인들께서 뚝딱뚝딱 게임 전용 테이블도 만들었어요~

창고방 구석탱이에 쌓여있던 보드들은 원래 잡다한 물건이 쌓여있던 앵글을 재조립해서 보드 전용으로

만드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직한 가족이죠?? 많이들 부러워하시는데... 자랑 맞습니다^^

이제 남편만 있으면 4인플 가능하겠네요. 어디서 살고는 있겠죠. 언젠가는 만날 거에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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