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가 유명한 범죄자 Mr. X 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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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2 16:28

어제 야근중에 뜬금없이 "스코틀랜드 야드" 생각이 갑자기 나더군요.

지난번 들었던 보톡스에서 가이오트님이 언급했던 것도 아마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긴 합니다. :-)

원래 Mr. X 1명과 형사 5명이 진행하는 게임입니다만 아내와 둘 뿐이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아내가 Mr. X 역할을 하기로 하고 제가 혼자서 형사 3명 역할을 하기로 정하고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Mr. X가 쓰는 모자를 삐딱하게 눌러 쓰면서 제대로 몰입하더군요. ㅋㅋㅋ

Mr. X는 초기 택시 4, 버스 3, 지하철 3, 그리고 두번 이동 티켓 (X2) 2, 형사 숫자만큼의 비밀 이동 티켓을 얻습니다. 여기서 두번 이동 티켓과 비밀 이동 티켓의 횟수만 의미가 있을뿐 택시, 버스, 지하철 티켓은 형사가 사용한 티켓을 획득하게 되기 때문에 갯수 제한의 의미는 없습니다.

형사들은 각자 택시 10, 버스 8, 지하철 4 장씩을 얻습니다. 형사들이 모든 티켓을 다 쓸 때까지 잡히지 않으면 Mr. X의 승리, 중간에 형사에게 잡히면 형사 팀의 승리입니다.

먼저 노란색 형사가 위치를 잡고,

다음으로 파란색 형사 말이 위치를 잡습니다.

마지막으로 붉은 색 형사까지 초기 위치를 잡으면서 게임 시작 준비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Mr. X의 붉은 잠옷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면 그것은 당신의 착각입니다. :-)

초기 위치가 설정된 이후 Mr. X는 첫번째 이동을 수행하고 무슨 교통 수단을 사용했는지를 공개합니다. 이동 기록을 남기는 기록판이 매우 직관적이라 맘에 들더군요.

3번째 턴에서 Mr. X가 처음으로 위치를 드러냅니다.

1, 2번째 턴에서는 아무 단서가 없기 때문에 3번째 턴에서 처음 모습을 나타낼 때 신속하게 인근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형사들은 이전에 정거장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되도록 지하철, 버스 이동이 가능한 곳으로 가는 것이 좋을꺼 같네요.

예상되는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형사들은 유기적으로 수사망을 조여가게 됩니다.

수사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비밀 이동 티켓의 사용 시점과 x2 티켓의 사용 시점을 잘 포착해야 하는거죠.

구석으로 잘 몰아갔으나 어느 순간 빠져나간 Mr. X.

게임 후 복기 때 확인해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동 경로로 허를 찔렀더군요. 최선을 선택을 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수사망을 조여갔지만 이런 경우 의외의 비효율적 이동에 허를 찔릴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아무튼 2번째 위치 공개 이후 야심차게 진행한 이곳에서의 포위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영영 놓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정의(?)는 승리하는 법

Mr. X의 마지막 위치 공개 턴에 나타난 곳이 Mr. X 입장에서는 이동에 제약이 많은 좋지 못한 지점이었습니다. 덕분에 21번째 턴에서 검거에 성공했네요. :-)

두 사람 모두 긴장감 넘치는 추격 및 도주전이었습니다.

아내가 게임에 좀 더 익숙해지면 형사 3으로는 검거 못할듯 싶네요. 그때는 형사 4으로 늘려야겠어요.ㅋㅋㅋ

이 게임에 대해서 대부분 Mr. X 혼자만 긴장감 넘치게 재미보고 형사들은 그냥 밋밋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저는 형사도 꽤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게임은 그렇게 사랑받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야드' 플레이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첫번째 테플에서 아내는 6턴만에 검거되었습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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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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