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멘탈을 깨뜨린 게임 Top 10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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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18 오전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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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의미로 멘탈이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임이 너무 엉망이라 황당함을 느끼거나...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게임내내 혼란을 느끼거나...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언쟁이 벌어지거나...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것을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거나...

다양하게 "제 멘탈을 붕괴시킨 게임" 10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주제 특성상 순위가 크게 중요하진 않아요~

#10 - [엘더사인/스톤에이지] 주사위지옥

엘더사인과 스톤에이지는 제가 주사위 게임을 혐오하게 만들었던 일등공신 입니다.

엘더사인에선 온갖 아이템을 혼자 다 사용하고도 돋보기 한 개를 굴리지 못해(참고로 돋보기가 주사위에서 가장 많은 면을 많이 차지합니다) 미션 실패는 물론 동료들을 나락으로 등을 떠민적이 있었고... 스톤에이지에선 전설의 "여섯 주사위 다섯 일" 을 굴리며 황금채취가 크게 실패한 적도 있었죠. 협력 게임에선 모든 플레이어의 멘탈을 터뜨리며 욕이란 욕은 다먹고, 경쟁 게임에선 혼자 멘탈이 터져나가며 빠른 GG를 치곤 하니... 이 두 게임이 Top 10에 올라오는 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예요.

이젠 하도 악운을 겪다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스릴 넘치고 빵빵 터지는 주사위 게임을 하고 싶다면 너굴너굴을 찾으라"는 명언까지 나왔죠... ㅠㅠㅠㅠ

#9 - [우봉고 3D] 정답이 있는거야?

한국에서 한 보드게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입니다. 쉬움/어려움 모드 둘 다 한결같이 어려워요 -_-;; 초반에 못맞추면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이상할 정도로 못맞추죠. 게임 내내 "이거 답이 있어?" 하고 똑같은 질문을 되뇌이는건 물론이요... 게임이 진행될 수록 플레이어들이 하나 둘씩 "히히히.. 히히히히히히힠ㅋㅋㅋㅋ" 하고 기괴하게 웃으며 미쳐가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왼쪽에 앉아 "어려워... 모르겠어..... 헤헤...히히히히히.... 히히히히힠ㅋㅋㅋㅋㅋ" 하고 웃으시던 그 분이 잊혀지질 않네요.

#8 - [미스테리움/딕싯/컨셉트] 공감대의 행방불명

최근 미스테리움을 하고 확실히 깨달은건데... 전 사람들과 생각하는 코드가 상당히 다른가봅니다. 제가 설명하면 다들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다들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전 "그게 왜 그렇게 해석 돼?" 하고 반문하는 경우가 잦아요. 게임 내내 혼자 엉뚱한 발상을 하느라 욕이란 욕을 먹으며 폭풍의 눈이 되고 있노라면... "나는 사람들과 생각하는게 다른 것인가" 하고 거리감까지 느낍니다 ㅋㅋ 모두가 "예" 할때 혼자 "아니오" 라고 외치고, 모두가 "아니오" 라고 할때 혼자 "예"라고 외치고 있으니...

뭐가 문제일까요? 저는 제가 잘못된게 아니라 세상이 잘못된 거라 생각합니다!!!

#7 - [더게임/~~덱빌딩/~~플레이테스트 전혀 안했음] 성의없는 이름의 대표주자

처음에 이름을 듣고 믿을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던 세가지 게임입니다.

1. 더 게임

~~2. 덱빌딩:덱빌딩 게임~~

3. 플레이테스트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전 이런식으로 이름을 짓는걸 극혐에 가깝게 싫어합니다. 구글에 검색하기도 힘들고, 성의도 없어보이며, 테이블에 꺼내면 다들 "이게 뭐야~ 이런거 해?" 하고 취미 자체를 비웃거든요. 보드게임 내에 타 게임의 패러디나 무언가의 오마쥬가 있는 것은 상관없지만,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목까지 이렇게 짓는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보드게임을 디자인하고 이런식으로 이름을 짓겠다고 "진심으로" 제게 말한다면...

"멋진 이름이네요. 혹시 당신 가족의 이름은 김남편/김아내/김아들/김딸 인가요?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보고 싶어요.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 더 액션영화] 를 보고 근처에서 [음식: 더 음식]을 함께 먹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네요."

하고 비꼬듯 대답할 것 같습니다.

****

수정:: 알비님 댓글에 따르면, 덱빌딩은 덱빌딩 시스템 뿐만 아니라 나무로 된 Deck에 뭔가를 짓는다는 테마를 살린 중의적인 뜻을 가진거라 해요. 이런 창의적인 이름이라면 정말 좋습니다 :D

****

#6 - [킹스블러드] "애를 낳자"

인지도 0에 가까운 우노(원카드)스타일 게임입니다. 손에 있는 카드를 먼저 다 쓰면 이깁니다. 재밌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카드 한장한장이 인물을 상징하며 가계도를 그리듯 피라미드 형태로 쌓이게 됩니다. 그 와중에 남녀가 만나면 새로운 자식이 태어나죠. 이게 어른들끼리 하면 그냥 가벼운 손털기 게임입니다. 저 역시 별 생각없이 초등학생 애들끼리 하도록 시켜줬더니...

"아, 애기가 태어났는데 할아버지네."

"이 남자랑 이 여자랑 이혼시켜서 저기에 붙이자."

"이 늙은아저씨랑 이 어린 여자애랑 결혼시켜서 애 낳게 해야겠다."

"이 여자는 벌써 세번째 남자가 바뀌었어."

.......게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화가 상당히 엄해지는 바람에 급중단 시키고 다른 게임을 시켜줬던 기억이 나네요 ㅡㅡ;;;; 어른들이 좀 계셨던 자리라... 누가 들을까봐 굉장히 식겁했습니다.

#5 - [쿠] 블러핑게임...?

리뷰를 쓰면서도 굉장히 실망했다고 언급한 게임, 쿠입니다. 지금까지도 이 게임에 재미를 못붙이고 있네요. 블러핑을 하고 싶어도 실패시 페널티가 너무 크니... 자꾸만 소극적으로 변합니다. 게임 내내 혼자 블러핑을 한건 이 게임이 처음이었어요. 심지어 모든 게임에서 가장 먼저 탈락한게 저였습니다 -_-;;; 결국 "블러핑 게임인데 아무도 블러핑을 안하는 뭐 이런 게임이 있어!!!" 하고 황당해 했죠. 그룹을 바꾸어봐도 계속 거짓말을 안하려는 일부 플레이어들 때문에 분위기가 엄해지는 경우가 많아 그냥 포기했습니다.

리포메이션 확장에서 팀이라는 개념이 생겼다곤 하는데... 기본판에서 워낙 멘붕 & 실망을 크게 겪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할 것 같진 않아요.

#4 - [알케미스트] -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이해가 안가...

알케미스트입니다. 따로 공간을 할애하여 설명 했을 정도로 다양한 개념이 녹아있어서 "절대로 초보자를 위한 게임"이 아닙니다. 추리게임 중에 이것만큼 복잡하고 정신없는건 해보지 못한것 같아요. 배울때마다 헷갈리고, 할때마다 헷갈리고, 하고 나서도 헷갈리는... 재밌는 있지만 제게는 잘 안맞는 그런 게임인가봅니다... ㅠㅠㅠㅠ

#3 - [오딘의까마귀] 프로텍터가 뭐여??

오딘의 까마귀는 제가 가장 처음 중고거래로 구매했던 게임이예요. 게임을 받아들고 상자를 열었더니, 카드 한장한장을 코팅 처리해서 빳빳~~하게 잘 보관했더군요. 이땐 프로젝터라는 개념을 전혀 몰랐던터라, "우와.... 이게 뭐야? 왜 게임에 이런걸 했지? 이해할 수가 없네. " 하고 대단히 놀라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후에야 프로텍터라는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었고, 한동안 열심히 프로텍터를 씌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손때가 묻는 곳마다 추억이 새겨지는게 좋다"는 생각에 프로텍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을 알고 있으시다면 당신은 상당한 경력의 보드게이머가 분명합니다!

#2 - [반지의제왕 협력] 극악의 난이도

Top100 에도 나온 게임이죠. 반지의 제왕 협력편입니다.

전 [반지의 제왕 보드게임] 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이 게임을 떠올립니다. 그 정도로 애착이 강하고 좋아하죠. 다만... 게임이 미치도록 어려워서 제대로 깨본적이 없습니다. 운/실력/계획/타이밍... 모든게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반지를 파괴할 수 있더라구요 -_-;;; 심지어 예전엔 "카드 한장만 쓸 수 있다"는 걸 모르고 무조건 "회색&흰색 카드를 한세트로 내야 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바람에... 그만큼 더 악랄한 난이도로 진행했습니다. 지금도 가장 어려운 게임을 꼽으라면 반드시 언급되는 게임이예요.

지금 다시 해도 솔직히 깰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쉬운 모드로 해도요... -_-;;

사족으로... 제가 가장 처음 확장팩을 구매한 게임이자, 이 보드게임 안에 들어있던 크고 거무튀튀한 싸구려 플라스틱 반지를 제대로 된 금반지로 콤포 업글을 한 최초의 게임이랍니다.

저기 놓여있는 도너츠 같이 생긴 조악한 반지를....

친구가 버리려고 했던 반지의제왕 리스크에서 금반지를 가져왔어요 ㅎㅎ

반지에 실제로 글이 새겨져 있어 진짜 같아요. 아 물론 피규어는 다 버렸습니다.

#1 - [잭스님트] 내려갈 놈은 내려간다

이 게임만 하면 심각한 멘붕을 겪습니다. 한번 카드를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되는... "내려갈 놈은 내려간다" DTD 이론이 늘 적용 돼요 ㅡㅡ;; 초반에 잘 하다가도 한번 카드를 먹기 시작하면... 게임 내내 혼자 카드를 먹다가 게임이 끝납니다. 직감을 믿어도 먹고 / 생각을 해도 먹고 / 생각을 한바퀴 꼬아도 먹고 / 생각을 두바퀴 꼬아도 먹고.... 그냥 뭘 해도 카드를 먹습니다 ㅡㅡ;;

보드게임아레나에서 틈나는 대로 하는 게임인데... 성적은 언제나 뒤에서 1~2등... 이젠 그러려니... 하고 모든걸 받아들인 채 하곤 합니다. 이 게임을 잘하는 요령은 뭘까요. 이 게임만 하면 멘탈이 깨져나갑니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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