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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없는 불금 보드게임 후기!

2,542 조회

2017.02.04 02:27

오랜만에 삼남매가 다 모인 자리여서, 치킨을 뜯으며 보드게임을 한 판 했습니다.

1. 산토리니

요사이 많이 거론되는 핫한 게임입니다.

얼마전에 보드엠에서 배송받고, 드디어 한 번 돌려보게 되었네요.

첫째 동생은 골치아픈 건 질색이라며 게임에서 빠지고, 저와 둘째 동생이 시작을 합니다.

일단 저는 수싸움에 매우 약한 타입이고, 둘째 동생은 나름 수를 세는 타입이더군요.

깔끔하게 2패 했습니다.

첫판은 동생이 한 쪽 구석에 집중하는 전략을, 저는 그것을 방해하러 가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몇수 안두고, 동생이 건물과 일꾼으로 길막을 하고(!) 바로 정상을 차지하여 2-3분 만에 첫 겜이 끝나더군요.

분해서 한 판 더 도전 했습니다.

이번엔 제가 선이어서 먼저 한 쪽 구석에 집중하고, 동생이 이를 방해하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이내 절묘한 수로, 제 일꾼 하나를 가둬버리고(!), 저를 몰아세워버립니다.

저도 이제는 머리를 좀 굴려서, 일꾼을 탈출시키고 역으로 동생 일꾼을 땅에 가둬버립니다.

이제 넓은 2층 땅을 제 일꾼 둘과 동생 일꾼 하나가 경쟁하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외로운 동생 일꾼의 길을 막고 3층에 올라가려던 찰나, 수계산이 잘 못되어 외려 동생이 올라갈 건물에 돔을 씌우느라

제 일꾼들이 모두 땅으로 떨어지고, 결국 동생이 또 승리를 쟁취합니다.

아...두 번째 게임을 불러옵니다.

2. 마스크맨

이젠 삼남매가 같이 플레이합니다.

제 생각에 이만한 테마와 룰의 조화가 아름다운 설명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잘나가는 레슬링 에이전트다.

우리의 목표는 레슬매니아들을 만족시킬 훌륭한 레슬러들을 소개하고 멋진 경기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손에 후보 선수들을 푸시할 지원카드들이 있다.

지원카드를 사용하여 레슬러들을 데뷔시키고,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먼저 경기에 처음으로 나서는 레슬러는 1장을 내며, 데뷔를 한다.

이어 데뷔하는 레슬러는 첫 레슬러를 꺾을 실력을 증명해야 하므로 2장을 내야한다.

당연히 세번째는 3장을 내며 데뷔해야 한다.

한 경기에 쏟을 수 있는 레슬러의 파워는 3장이 가장 강력하므로, 3장을 내며 데뷔한 레슬러는 이번 경기의 승리자가 된다.

승리한 레슬러를 경기에 내보낸 에이전트는 바로 이어서 새로운 레슬러를 소개한다!"

즉흥적으로 테스트 플레이를 하며 룰 설명을 했는데, 정말로 다들 바로 룰을 이해하더군요.

생각보다 룰 이해가 어려웠던 게임인데 아주 뿌듯했습니다.

다만.... 재미가 없다고....ㅜ.ㅜ

그냥 레슬링 선수들 데리고 뭐하는 거냐고....

자, 그럼 벼룩을 데리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3. 벼룩서커스

설날에 돌려보고 성공한 벼룩서커스입니다.

전형적인 푸쉬유어럭 게임스타일이라 골치아픈 게임을 싫어하는 첫째 동생이 좋아라합니다.

일단 본인 승률이 높거든요.

이번에도 돌려봅니다.

전략은 셋이 모두 비슷합니다. 낮은 번호로 등록하고, 높은번호로 점수를 챙긴다.

첫째 동생은 적극적으로 카드를 먹고 등록을 했고, 둘째 동생은 운이 붙어서 고득점 카드를 왕창챙기고, 조금씩 트리오를 등록해나갔습니다.

저역시 고득점을 쟁여두고, 낮은 카드들로 트리오를 등록을 해나갔습니다.

카드 한장 더 보려다 같은 종류 카드가 나올때, 카드를 마음껏 펼치세요가 나와서 신나게 카드를 뽑았으나 1장 펼치고 멈췄을 때,

카드 뺏어오기로 동생손의 수많은 5, 6, 7 카드들 중 하나 있는 0 카드를 가져올 때 등 별거 아닌 룰인데도 셋이서 웃음을 터뜨려가며 놀았네요.

신나게 두 판을 저의 승리로 가져가고, 다음 게임으로 넘어갑니다.

4. 해저탐험

벼룩서커스를 하다보니, 첫째 동생을 끌어들이려면 럭을 테스트하는 게임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해저탐험. 푸시유어럭이라고 보긴 애매할 수 있지만, 욕심을 푸시하는 게임!

간단히 룰을 설명하고, 셋이서 돌아가며 살금살금 잠수를 시작합니다.

저는 한 판 해본 입장인지라, 올라갈 타이밍을 재며 공기를 아끼는 반면, 동생들은 과감하게 먹으며 내려갑니다!

저와 첫째는 중간쯤와서 산소통을 보며, 올라갈 채비를 하는데, 둘째 동생은 욕심이 끝이 없네요, 계속 내려갑니다!

저는 산소를 아끼며 해수면을 향해갔으나, 동생들이 보물을 엄청 먹어댄 덕에 산소가 순식간에 동이 나며, 모두 돌아오지 못하고 맙니다.....

2번째 판, 슬슬 감이 온 동생들입니다.

이젠 조심스레 올라갈 타이밍을 노립니다. 한명이 수면을 항해 고개를 돌리자 경쟁적으로 해수면을 향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들 욕심쟁이들이라, 올라가는길에도 끊임없이 보물을 먹어서 예상보다 빠르게 산소가 소모됩니다.

배에 거의 근접한 지점, 둘째는 이번에도 욕심이 과해서 이미 귀환은 물건너 갔고, 저와 첫째가 산소를 두고 다툽니다.

안타깝게도, 첫째가 마지막 산소를 태우며 배에 귀환해버리고, 저는 코앞에서 수장되버리고 맙니다....

복수의 3번째 판, 이미 승패는 결정났지만 그래도 보물 한 번 먹어보자는 심정으로, 얄미운 첫째 물멕여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합니다.

다들 산소 동나는 속도가 엄청난 걸 체감하고 조심조심합니다.

이번에는 칼 같은 계산으로 중간쯤부터 보물을 먹어가며, 동생들이 먹을 산소를 소진시켜가며, 해수면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냉정하신 다이스갓 님께선 저에게 2, 2, 2를 계속 주시며, 이번에도 같이 바다에 남으라 하시네요.

결국 세명 모두 너무나 유쾌하게 바다에 조난당하고 게임이 종료됩니다.

5. 나인타일

아쉬움에 한 판 더 진행했습니다.

첫 게임은 첫째 동생이 엄청난 속도로 정답을 맞추며 1등으로 끝납니다.

저와 둘째가 느린 손으로 끙끙 대며 타일과 씨름하고 있노라니 첫째가 둘째에게 과외를 해줍니다.

각자 실력을 정비한 후 3파전을 재경기 합니다.

그런데, 압도적인 실력이던 첫째가 둘째를 과외해준 후 실력이 급격히 하락합니다. ㅋㅋㅋ

오히려 과외받은 둘째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저는 나름의 전략으로 쫓아갑니다.

첫째도 정신을 차리고, 따라올라와서 각자 3점씩을 챙겨 1점을 두고 경쟁을 하게 됩니다.

진정한 승부(?)를 위해 연속으로 두 점을 따야 승리하는 듀스를 하기로 합니다.

연속으로 점수를 따야 승리하는 상황에 서로 타일을 마구 뒤집어 가며 경쟁을 벌입니다!

엎치락 뒤치락, 타일들을 뒤집어가다 결국, 둘째 동생이 2연속으로 점수를 따내며 승리를 하게됩니다.

초반에 깨졌던 세명의 실력 밸런스가 후반에 갑자기 맞춰지며, 긴장감 넘치는 게임을 즐겼습니다!

-------------

평소에 보드게임을 줄창 사기만하고 플레이 하지를 못하고 있는데 정말 감격스럽게도 가족들과 즐거운 게임을 하게 되었네요.

확실히, 입문자들이 많은 상황이면, 간단한 룰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 분위기도 살리기 좋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부모님도 함께해서 가짜예술가나, 트롤 같은 게임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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