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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되돌아보기 (06) 6월

2,798 조회

2016.12.31 13:50

2015년 말부터, 저는 제가 플레이한 모든 게임에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2016년에 제가 한 모든 게임 세션은 간단하게나마 기록이 되어 있지요. 보면 자주 한 게임도 있고, 한 번밖에 못 한 게임도 있으며, 그 한 번조차 고통스러웠던 게임도 있네요.

이 시리즈(?)는 2016년에 플레이한 게임들을 매달 돌아보고 짧게나마 커멘트를 남겨보기 위해 쓰고 있습니다. 1년치 후기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ㅎㅎ

2016년 되돌아보기

06. 6월

6월입니다!

35게임밖에 못 했네요 ㅜㅜ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Viticulture Essential Edition

리뷰가 있습니다. 비티컬쳐 에센셜 에디션 : 포도향 물씬 나는 토스카나로

★ 저는 이 게임의 흐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봄에는 1년치 계획을 세우고, 여름엔 포도를 심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가을엔 농장 일을 도와줄 방문객을 만나러 다니고, 겨울엔 잘 자란 포도를 수확하고 으깨서 와인을 만들고 그걸 수출합니다. 이렇게 1년이 지나면 포도와 와인이 숙성되죠. 이 흐름만 이해하면 룰도 햇갈릴게 없고,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 게임 종료 조건이 유동적이라 누가 이길지 끝까지 알 수 없고 긴장감이 유지됩니다. 조금씩 승점을 먹으며 빠르게 달리는 전략, 기반을 잘 다지면서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 모두 활용 가능합니다.

☆ 방문객 카드들의 기능이 다양하고 강력한게 많아 카드빨이 좀 있습니다. 그래도 에센셜 에디션이 되면서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 아그리콜라와는 또 다른 맛이 있는 좋은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

탤리 호! Tally Ho!

무려 1973년에 나온 고전 게임입니다. 한 명은 사람으로 플레이하여 장작을 패거나 동물을 잡아 점수를 얻고, 다른 한 명은 육식동물로 플레이하여 오리나 사람을 잡아 점수를 얻습니다.

★ 이 게임은 운적 요소가 매우 많이 가미된 체스나 장기 같습니다. 체스나 장기를 두다보면 내 말로 다른 말을 보호하는 플레이를 자주 하게 되는데, 이 게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많이 펼쳐집니다.

☆ 그러나 이 게임은 체스나 장기와 같은 전략적 깊이를 전혀 주지 못합니다. 역시 그 운적 요소 때문이지요. 타일이 어디에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특정 플레이어가 유리해지기도 하고, 두 진영간 밸런스도 완벽한 느낌은 아닙니다.

♡ 게임이 짧은 편이라 커플 게임으로 간단히 하기엔 괜찮은데, 대단한 게임성을 기대하진 마세요.

퓨즈 Fuse

이 게임은 정확히 10분 후에 폭파됩니다.

★ 폭탄 해체라는 테마와 실시간 협력이라는 게임 방식은 서로 잘 어울립니다. 폭탄 해체를 느긋이 하거나, 누가 더 잘하는지 비교하는건 좀 이상하잖아요?

★ 퍼즐 자체가 어렵진 않습니다. 실시간이 아닌 턴제(?)로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대부분의 상황엔 명확한 정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실시간으로 흘러가기에 사람들이 실수를 하고 당황해서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이것이 이 게임의 재미 포인트입니다.

☆ 실시간, 협력, 주사위 모두 취향이 갈리는 요소들이고, 따라서 이 게임을 같이 해줄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저는 협력 게임을 싫어하는데, 이 녀석은 실시간 요소가 담겨 있어 재밌게 했습니다.

비블리오스 Biblios

스티브 핀의 필러 경매 게임, 비블리오스입니다.

★ 포 세일과 비교가 많이 되죠. 포 세일이 1라운드 경매, 2라운드 동시 액션이라면, 비블리오스는 1라운드 푸쉬 유어 럭, 2라운드 경매입니다. 포 세일은 3-6인, 비블리오스는 2-4인입니다.

★ 일반적인 경매와 큰 차이 없는 2라운드보단 1라운드가 흥미롭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카드를 순서대로 뽑아 하나는 본인이 가지고, 하나는 경매에 나오도록 묻고, 나머지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가질 수 있도록 바닥에 깝니다. 이때 카드를 한꺼번에 뽑아 결정하는게 아니라 한 장씩 보고 결정을 하게 되어있고, 본인이 가질 카드와 묻을 카드, 남에게 줄 카드의 숫자를 정확히 지켜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넘칩니다.

♥ 포 세일과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저처럼 이런 류의 가벼운 경매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수목원 Arboretum

수목원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는 정반대의 빡빡한 게임성을 자랑하죠. 참고로 이 게임은 제가 해본 게임 중 가장 귀여운 타이브레이커 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드림 홈이 역전했습니다.) 동점자들은 각자 나무를 심어서 몇년간 기른 후 가장 크게 자란 나무의 주인이 승리합니다.

★ 흔히 이야기하는 '룰은 쉬운데 잘하기는 어려운' 게임입니다. 카드 2장 뽑아서 하나 놓고 하나 버리는게 이렇게 힘들구나 싶지요. 로스트 시티처럼, 상대방의 카드를 끊임없이 읽으며 고민하고 눈치를 봐야 합니다.

☆ 잔룰이 곳곳에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점수 계산하는 과정이 조금 번거롭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모르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잔룰들이라 초장에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합니다.

♥ 너무 빡빡해서 자주는 안 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카르카손: 남태평양 Carcassonne: South Seas

카르카손의 '어라운드 더 월드' 시리즈 중 하나인 남태평양입니다.

★ 본판보다 룰이 쉽습니다. 점수를 바로 얻는 대신 조개, 바나나와 생선을 모으고, 그걸 점수랑 바꾸는 방식이라 더 직관적입니다. 농부 대신에 잠수부가 등장하는데 이 역시 이해가기 더 쉽습니다.

★ 아트웍이 이쁘고, 잘못 놓은 미플을 뺄 수 있는 등 게임이 전반적으로 실수에 관대한 편이라 가족/커플 게임으로 딱 좋습니다.

☆ 다만 본판의 전략성이나 확장성, 뼈아픈 견제 같은건 기대하지 마세요. 견제에 매달린느 사람보단 자기거 잘 하는 사람이 이깁니다.

♥ 좋은 스핀오프 게임이란, 본작의 기본 틀을 따르면서도 적당히 변주를 주어 다른 타겟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아닐까요. 이 게임은 그 원칙을 정확히 따르고 있습니다.

기차섬 Isle of Trains

카드로 플레이하는 엔진 빌딩 게임이 제 후기에 많이 나오는 이유는 제가 이런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 이런 류의 게임이 다 그렇듯이 손에 들어온 카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이득을 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기차섬은 수송품을 내 기차에 싣을지, 남의 기차에 싣는 대신 보너스를 받을지에 대한 고민이 추가되어 더 다채롭고 상호 작용도 활발합니다.

☆ 다만 게임의 깊이가 깊이인 만큼 좀 심심해요. 두세판 해보면 딱히 더 생각나진 않더라고요.

♡ 가격도 싸고 박스도 작은 만큼 딱 그정도 기대를 하고 플레이하기엔 괜찮습니다. 그 이상은 글쎄요.

스네이크 오일 Snake Oil

Snake oil이란 엉터리 물건 내지 가짜 약이라는 뜻으로, Snake oil salesman이라 하면 가짜를 진짜인 것처럼 파는 사기꾼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입을 털어 자신의 물건을 남에게 파는 게임입니다.

☆ 옛날 옛적에랑 비슷한 구조죠.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남들을 납득시키는 게임. 발상은 재미있는데 뭔가 게임보다는 활동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점수를 매기는 것도 좀 이상하고요.

♡ 이런 게임은 잘하는 편이긴 한데(?) 한번 하고 나면 다신 하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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