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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생각나는 중고거래의 추억

1,368 조회

2015.03.04 17:45

아래 완대님 글을 읽다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 중고거래 추억이 몇가지 있어 끄적여 봅니다.

1. 첫 거래의 추억

어느날 문득 찜질방에서 보드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게 본격 구매/입문의 계기였습니다.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중고장터에서 게임을 사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괜찮아보이는 직거래를 선택했었죠.

푸코랑 이것저것 샀는데...

직거래때 덜렁 구매하고 나중에 열어보니 컴포가 몇개 없더라! 이런 경우를 당할까봐 ㅋㅋ

쌩초본데도 어떻게 보드게임 긱을 알게되서 거기에 나오는 컴포 갯수들 싹 다 메모해서

현장에서 푸코 옥수수 갯수세고 이주민 갯수세고 확인할려고 했었습니다 ㅋㅋㅋ 시장입구에 퍼질러 않아서 ㅋㅋㅋ

그런데 일이 밀리면서 약속장소에 나오지 못할 것 같아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고 부탁하는 마당에 그것까지 확인해달라고는 못해서

걍 전달만해달라고 했었죠

제 손으로 컴포확인하기 전까지 컴포 갯수가 적을까봐 혼자서 막 맘졸이고 있었어요 ㅋㅋ

아씨 욕 한사발 먹더라도 100 몇십개 밖에 안되니까 확인해달라고 할껄 그랬나 하면서 ㅋㅋㅋㅋㅋ

2. 사고는 싶은데 택배비는 아끼고 싶은데 사기 싫은건 아닌데 택배비는 아끼고 싶은 이와의 거래

누구나 그렇듯...... 게임이 너무 많아지니까 공연히 마음이 심란해져서 방출을 했습니다

먼 동네 사는 어느 분이 사고 싶다는 문자를 주셔서 거래합시다~ 했는데,

'오늘은 어려우니 내일 입금드리겠다'는 문의에 '알겠다 대신 꼭 사셔야 한다 다른분껜 팔렸다 했다'고 답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지리한 밀당이 시작되었습니다...

물건값만 보내면 되느냐->택배비 별도라서 따로 주셔야 한다->택배비 꼭 따로 드려야 하나->원한다면 착불도 물론 가능하다->착불을 해달라->

알겠다->컴포는 다 있느냐->다있다->무겁지는않느냐->무겁다->착불하면 돈 만원정도 엄청 나오는거 아니냐->그정도는 절대 안나온다

->거기랑 여기랑 멀지 않느냐->여기가 무슨 도서산간지역도 아니고 그리 나오지는 않는다->그래도 많이 나올까봐 걱정된다->원하는 택배있으면 그걸로보내겠다

->그냥 선불하겠다->그럼 얼마 더 달라->너무 많이 달라는거 아니냐->원하는 저렴한 택배 있으면 그기준으로 보내겠는데 그래도 얼마는 할꺼다

->확실하냐 더 안나오면 어떻게하냐->그럼 착불로 받아라->알겠다 어찌될지 모르니 착불하겠다->알았다 입금하시라->이따 하겠다->하고 알려달라

대충 기억나는대로 썼는데 거의 하루종일 띄엄띄엄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쯤되니 저도 내가 반드시 너한테 이 물건을 착불로 판매하고 말리라는 오기가 생겼었죠

그리고 문자는 계속됩니다...

입금햇나?->안했다 근데 착불하면 택배비는 누가 내냐->당신이 내지->나는 집에 잘 안 있는다->그럼 경비실에 맡기면서 아저씨한테 받든지 하지 않나?

->그럼 나는 경비아저씨한테 어떻게 주느냐->집에 갈때 주면 되겠지->경비아저씨가 바뀌는데->인수인계하든지 따로 말해놓지 않겠냐

->경비아저씨가 안주면 어떻게 되냐->택배아저씨가 님께 전화하든지 어쩌든지 하겠지->그럼 나는 물건 못 받는거 아니냐->그럴수도 있겠지

->그럼 나는 착불하면 안될꺼 같은데 어찌해야 하냐->그럼 얼마 더 보태서 입금해야지-> ... 착불하겠다

의외로 완대님 글에 있는 중고나라 상황에 처하면 판매자는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혼이 반쯤 나가기도 하고 세상만사 화낼 이유가 뭐 있겠느냐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죠

그리고 돈이 입금되었습니다

더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확인하자마자 우체국 달려갔네요

입금 후 발송까지 소요시간 5분도 안될겁니다 발송문자 보내니 그때부터는 얘기가 없더군요 지금은 그 게임을 잘 돌리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3. 기타-당신께 묻고싶지만 싼걸 살꺼야

이 기억은 떠올리니 되게 불쾌하네요. 중고거래 하면서 전화통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이 분은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전화해서 이 게임이 한글화가 필요하냐, 한글화 안 했을때 초보자들은 얼마나 진행할 수 있느냐, 재밌냐, 실제 사람들 반응은 어떠냐,

왜 파냐, 한글설명서는 있느냐, 설명은 쉬운 게임이냐 여러가지 묻더라구요.

같은 지역분 이시기도 하고 저도 담배나 한대 필겸해서 이런저런 답변 해주었는데, 결론은 5000원 더 싸게 파는 사람 있다며 그리 가시더군요.

이거 진짜 기분 더러웠습니다.

게임에 대해 궁금하면 본인이 찾든지...그렇게 구매에 신중하시면 신품 사시든지...=_=

기억은 나쁜 일이 더 오래 남는다고, 이거 쓰다보니 기분 나빠져서 그만해야겠어요 ㅎㅎㅎ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혹여나 저의 구매/판매 과정에서 마음 상하셨을 분 계신다면 사죄드리고 싶습니다. ~~서로 누군지 잘 모르는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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