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8. 브룸 서비스 카드게임 리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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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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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카드게임, 셋콜렉션 게임

플레이 타임 : 15-30분

플레이 인원 : 3 ~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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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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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박스 시리즈로 알려진 보드게임 명가 Alea 가 버건디의 성:카드게임(이하 버카) 을 필두로 스몰박스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보드게이머들은 스몰박스 시리즈에 대해 많은 관심과 동시에 우려를 보였지만 Alea는 버카를 통해 보란듯이 성공적인 평을 끌어내며 카드게임으로의 이식이 가능하다는걸 증명해냈죠.

그렇다면 2015년 SDJ 상을 받은 브룸 서비스를 카드게임으로 이식한 브룸 서비스:카드게임 (이하 브카)는 얼마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함께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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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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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카를 이해하기 위해선 브룸 서비스만의 상징적인 ‘용감한’/’겁많은’ 시스템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 시스템에선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두가지 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정방향으로 카드를 사용하는 ‘용감한’ 방법과 보상을 적게 받더라도 안전함을 추구하는 ‘겁많은’ 방법이 있죠.

모든 플레이어는 약 15장이 넘는 마녀 카드를 받게 되고 그 중 3장의 색이 다른 마녀카드를 손에서 선택합니다. 이 3장의 카드를 가지고 물약을 모으기 위해 승부를 가르죠.

시작 플레이어는 손에 든 마녀카드 한 장을 내려놓으며 ‘용감하게’ 사용할지 ‘겁 많게’ 사용할지 결정 합니다. 다음 차례의 플레이어가 손에 동일한 색상의 마녀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그 카드를 사용하되, 이전과 마찬가지로 ‘용감한’/’겁 많은’ 두 가지 방법 중 한가지를 골라 카드를 내려놓습니다. 이렇게 모든 플레이어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죠. 이렇게 모든 플레이어가 행동을 했다면 자기가 내려놓은 카드의 결과를 처리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용감한/겁많은 카드 사용에 따라 물약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립니다.

마녀카드를 용감하게 쓰면 물약을 3개나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마녀 카드는 테이블 위에 단 한장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즉, 만약 용감하게 카드를 사용했는데 다음 사람이 동일한 색상의 마녀 카드를 ‘용감하게’ 사용했다면 기존에 나온 용감한 마녀 카드는 효과가 모두 무효처리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순번이 앞일 수록 고민을 많이 해야하며, 마지막 사람일수록 용감하게 카드를 사용하기 쉬워지는 특징이 있죠.

‘겁 많은’ 방법으로 카드를 사용하면 보상은 확연히 적지만 뒷 사람들에 의해 제 카드가 죽어버리는 일은 당하지 않습니다. 신중하고 안정적으로 물약을 모으고 싶다면 수비적으로 카드를 사용하면 되죠. 그러나 이렇게만 해서 게임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라운드마다 카드를 보충 받으며 4라운드를 진행한 뒤 색상 별로 자신이 모은 물약의 개수만큼 점수를 받기 때문입니다. 용감하게 도전하여 두 번만 성공해도 3점을 받을 수 있지만, 수비적으로 게임을 운영하면 4번이나 카드를 사용해야 같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효율면에서 큰 차이가 나죠. 이렇게 시스템 자체적으로 용감한 사람들이 더 쉽게 승리 할 수 있도록 게임이 설계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목표 카드로 인해 플레이어들의 눈치 싸움은 한층 더 심해집니다. 카드에 그려진 물약을 모두 모으면 추가로 5점을 받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 목표 카드를 노리는걸 뻔히 알면서도 경쟁에 뛰어드느냐? 아니면 눈치껏 빠져서 사람들이 흥미없어 하는 색만 모으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 앞에 놓이게 되죠. 이렇기 때문에 목표카드를 위해 다투는 그룹과 의도적으로 목표카드를 피하는 그룹끼리 충돌하는 모습도 아주 흔하게 나옵니다.

4라운드를 진행한 뒤 각 물약 별 점수 + 목표 달성 점수를 모두 합하여 가장 높은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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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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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감상에 들어가기 전에 약간 꼬인 족보부터 먼저 설명하는게 좋겠군요. 옛날 옛적에(?) 마녀의 물약이라는 셋콜렉션 카드게임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 보드를 장착하고 규칙을 조금 손본 것이 바로 SDJ를 수상한 브룸서비스 입니다. 그리고 이 브룸서비스에서 보드를 다시 빼내고(?) 규칙을 단순화 한것이 바로 브카입니다. 결국은 원래 카드게임이었던 것이 보드게임이 되었다가 다시 카드 게임으로 바뀐 것이죠. 이런저런 속 사정이 있겠지만 참으로 독특한 녀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브카의 모태가 되는 브룸 서비스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두 개의 마녀 기물을 보드 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양한 점수내기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용감한’/’겁많은’ 카드 시스템인거죠. 마녀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제 어느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데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 및 약간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승리할 수 있는 신선한 게임입니다. 그런 게임에서 모든 것을 다 쳐내고 ‘물약 모으기’로 게임을 간략화 한 것이죠. 말 그대로 브룸 서비스의 정수만 뽑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곁가지를 모두 쳐내고 핵심적인 부분만 게임으로 재구성 하였습니다.

곧바로 감상으로 들어가자면 브카는 ‘다이어트의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나는 게임입니다. 오해는 마세요. 게임 자체는 필러게임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만큼 가볍고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경량화로 인해 수명이 함께 깎여버린듯 합니다. 마치 적당한 다이어트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다이어트는 수명을 줄이듯 말이죠.

사진 출처:: 부르심님 후기 –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3348&tb=community_post&id=&num=&pg=&game_id=4680&start=40&b_category=&game_category=

잠시 브룸 서비스로 돌아가보죠. 브룸 서비스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가능한 겹치지 않도록 혹은 밟히지 않도록 카드를 잘 고르고 잘 쓰는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거기에다 두 마녀를 요리조리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면 카드의 순서까지 고려해야 하죠. 두 가지 모두 잘해야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감한’/’겁 많은’이라는 시스템도 모자라 다른 사람이 사용한 카드로 인해 제가 선택한 카드가 강제적으로 뽑혀나가며 카드 사용순서가 꼬이면 각혈이 나올 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눈치 싸움 위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눈치 싸움이 브룸 서비스의 묘미이자 게임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죠.

그러나 브카에서는 이러한 고뇌와 눈치싸움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핵심적인 시스템은 같지만, 카드 한장 한장이 가진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물약을 더 얻느냐 / 마느냐 정도의 고민에서 끝나게 되죠. 게임 자체가 지나치게 경량화 되는 바람에 고민의 폭이 크게 줄어들며 1~2판만에 게임의 밑천이 다 드러날 정도로 가벼운 게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고민거리가 크게 없다보니 매 게임이 비슷하게 느껴져 게임 자체의 수명이 짧게 느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거죠.

버카도 건물의 기능 및 개인보드를 공략하는 지형적인 전략 등이 빠져버리며 약간의 아쉬움은 남겼지만 버건디 특유의 느낌은 충분히 살리고 있습니다. ‘주사위 수는 적은데 할 것은 너무 많다’는 그 느낌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브카는 브룸 서비스에서 느꼈던 심리적인 압박 / 순서가 꼬이면 안된다는 불안감 / 카드를 고를 때의 신중함과 긴장감이 전반적으로 모두 떨어집니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비슷한 감정이라면 상대방의 ‘용감한’ 마녀 카드를 밟아버렸을 때의 쾌감 정도지만, 브룸서비스에서 상대방의 용감한 카드를 밟음과 동시에 프로그래밍을 다 꼬아버리는 빅엿(…)을 먹여줬을 때의 쾌감만큼은 아닙니다. 경량화는 좋지만 이렇게까지 깎아 낼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마녀 카드가 존재하는데 색상과 카드 구성 수만 다를 뿐 서로간에 차이가 전혀 없습니다. 마녀마다 무언가 특색있는 능력이나 개성을 부여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워낙 마녀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정말로 카드가 겹칠까?’ 하는 우려가 있으실텐데요. 목표 카드의 존재로 인해 사람들이 비슷한 노선을 타기 때문에(모으거나 / 아예 안모으거나) 서로 간에 겹치는 카드를 고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용감하게 성공한다’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브카는 잠깐 등판하여 1~2판 정도 돌아가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구원투수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만약 브카와 브룸 서비스 중 한쪽에 손을 들어줘야 한다면, 저는 가격대비 더 오랜 수명을 보장하는 브룸 서비스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물론 브룸 서비스도 몇 가지 문제점이 존재하긴 하지만(대표적으로 지나치게 강렬한 보드의 색상 / 애매한 위치에 놓은 탑으로 인한 분쟁) 게임이 워낙 독특한데다 그 쫄깃한 긴장감이 좋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정도예요.

아쉬움이 많은 브카이지만 제가 브룸 서비스 대신 브카를 구입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제 주변 사람들이 브룸 서비스에서 이중 삼중 스트레스를 견디질 못하더군요. 오히려 좀 더 안락한 분위기의 브카 속에서 부담없이 서로를 짓밟는걸 보며 브룸 서비스의 구입은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브카와 함께 오는 브룸 서비스 카드들은 전혀 쓸모가 없게 되었네요.

만약 서로가 서로를 짓밟으며 망치는걸 즐기는 자극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다면 브룸 서비스를 찾아보세요. 충분히 만족하실 겁니다. 그러나 브룸 서비스만의 독특한 ‘용감한’/’겁많은’ 시스템만 가볍게 맛보고 싶거나, 자신이 계획한 것이 망가진다는 강한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 하는 아이들과 게임을 할 생각이라면 브카가 더 적합할 겁니다.

원문 :: https://www.raccooncave.com/broom-service-card-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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