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루 디 에이지스 : [A-Z] 1. Open (A시대)
쓰루 디 에이지스에서 사람들이 아주 중요하게 고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이 첫 시작 빌드입니다.
보통 서양에서 보드게임의 첫 시작을 오픈(Open)이라고 많이 표현하는 그것 말입니다.
사실 이 게임은 맞춰가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빌드로 가겠어! 하고 게임에 임하는 것은 매우 그릇된 선택입니다.
그 전략보다는 오히려 그때그때 가장 좋은 것을 택하는 greedy 전략이 더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드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에 기반을 잘 닦으면 잘 되지 않을까?"하는 당연한 생각에 시작 빌드를 최적화 하고는 합니다만...
서두가 길었습니다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신판 기준)
(1) 천재 공학자와 문화유산
A시대 카드 중 그 어떤 카드보다 좋은 것은 A시대 천재 공학자입니다.
이 게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시저니 아리스토텔레스니 하는 애들보다 이 카드가 좋다는 것을 압니다.
이 카드가 왜 좋냐고 하는 사람들에게 딱 한문장으로 설명하면 "1턴에 공짜 액션으로 자원을 2주는 카드가 이것밖에 없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A 시대에 돈을 쓸 곳은 총 6곳. 종교, 연금술, 전사, 농업, 청동, 문화 유산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은 문화 유산입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사람을 먹지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과학을 먹지 않습니다. 세번째로 가장 효율적입니다.
실제로 문화 유산은 1시대에 준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학이라거나 (공중정원), 인쇄기라거나 (도서관), 법전이라거나 (피라미드)
그런데 A시대 문화 유산을 짓는 비용은 6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3턴은 되어야 완성할 수 있습니다..만.
천재 공학자는 이것을 2턴에 완성시킬 수 있게합니다. 1턴에 자원을 하나도 소모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있습니다.
즉, 1시대 기술을 2턴부터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어떤 영웅도 이렇게 할 수가 없는데, 1시대 기술을 깔고 사람과 과학을 쏟을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문화 유산은 총 네 개가 있는데 나머지 한 개를 빼면 쓸만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2턴 피라미드) >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 피라미드 > 공중정원 순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피라미드의 장점은 바로 흰 토큰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짓는 액션이 2단계이며, 초반에 시민 액션을 패널티 없이 하나 더 할 수 있다는 것은 문명의 기반을 닦기에 아주 훌륭합니다. 흰 토큰은 3시대에도 똑같이 한 액션입니다. 즉, 게임 내내 꾸준히 좋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초반에 치고 나가기 가장 좋은 원더인데, 사람 없이 점수와 과학을 주기 때문입니다. 보통 3턴에 짓는걸 감안하고 게임이 20턴에 끝나는걸 감안하면 17 점수 17과학에 달하는 건물입니다. 17과학이면 3시대 기술 2개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의 양입니다. 물론 과학 생산량 1은 중반 이후로 빛을 바래지만 특수 능력인 카드 1장씩 더 집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쏠쏠하게 후반까지 도움이 됩니다.
공중정원은 초반 인구 플레이를 막히지 않게 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초반에 행복 2는 사람 1명분에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종교 발전이 안 나와서 사람들이 행복을 허덕인다면 그 가치는 상당히 높다고 하겠습니다. 잠재적으로 이주민을 먹을 수도 있지만 사실 피라미드와 도서관보다 낮게 평가하는 이유는 (1) 행복은 턴으로 생산되는 자원이 아니다. (2) 파괴의 시기에 더 취약하다. 라고 하겠습니다.
신판 콜로서스는 지을 가치가 없습니다. 사실 A시대에 가장 구린 카드를 꼽으라면 신판 콜로서스를 주겠습니다. 군사력 2는 초반에 좋을지는 몰라도 꼴랑 3원짜리 1시대 검사의 능력치인데 좋을리가 없습니다. 애당초 군사력 1등은 기사로 중세부대를 완성한 플레이어의 것입니다.
(2) 영웅
영웅은 신판에서는 다 집을만합니다. 구판에서는 집지 말아야할 영웅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호메로스고 다른 하나는 함무라비였습니다.
다만 난이도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가장 이득을 보기 쉬운 영웅은 단연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하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직관적으로 강합니다.
다만 아리스토텔레스를 잡으면 연금술이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잡을 유인이 강해진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덮어놓고 기술집다가는 거지꼴을 못면합니다. 이 게임에서 중수와 하수를 가르는 것은 노란색 카드를 얼마나 잘 활용하냐에 달렸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득을 보기 쉬운 영웅은 모세입니다. 모세는 3/3 체제에서는 빠른 인구 부스팅을 하게 해주고 2/3 체제에서는 3/3 체제처럼 사람을 뽑을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모세의 경우, 행복이 정말 빨리 고파진다는 점과 모세에 의존하여 2/3 체제를 오래 지속하면 추후에 인구 상승에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십시오. 더욱이 식량 관련 이벤트가 나왔을 경우 (풍작 등) 가장 대처가 안되는 것이 모세입니다. 이미 불행을 무릅써가며 인구를 늘렸을텐데 그 이상으로 식량을 써서 인구를 늘렸다가는 문명 밸런스가 어그러지기 좋으니까요. 자고로 모세를 쓰려면 식량이 허락하는한 꾸준히 인구를 늘리면서 최대한 노는 인구가 없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노는 인구가 없게하려면 A시대 건물에 사람을 박게 되는데 그러면 비효율적이기는 합니다. 이 게임은 최대한 적은 인구로 고효율의 기술에서 굴리는 것이 권장되는 형태로 설계되었으니까요)
나머지 영웅 넷 (호메로스 / 알렉산더 / 시저 / 함무라비) 은 만약 초보라고 생각한다면 집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나마 함무라비 정도가 직관성 있게 게임에 도움이 되고 호메로스 정도가 당장 행복을 메꿔주긴합니다만 시저나 알렉산더는 그것으로 초보가 이득을 보기 너무 어렵습니다. 알렉산더는 그것으로 아예 상대 문명을 때려패서 이기는 이득을 함부로 보려고 하면 안됩니다. 어차피 1시대 군사 일등은 알렉산더의 것이 아니고 중세 부대 (보병 - 기병) 의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벌집을 건드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시저는 옛날에는 오히려 함무라비나 아리스토텔레스를 전담해서 억제했는데 방어 시스템이 바뀐 연유로 이득을 보기 어렵습니다.
알렉산더는 상대가 군사에 별도의 자원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그리고 군대에 투자하면 문명 발전이 느려지니까 그것을 노리는) 플레이가 주효하며, 시저는 빨간 토큰이 하나 더 많은 만큼 이벤트 카드를 미리보고 준비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하면 좋습니다.
(3) 시작 투자 체제 2-3? or 3-3?
처음 시작할 때, 2-3으로 시작하느냐 (청동에만 인구를 셋으로 만드는 전략) 3-3을 시작하느냐 (농업과 청동에 인구를 셋으로 만드는 전략) 가 있습니다. 2 대 3이니까 당연히 3-3 이 좋은 거 아니야?라고 할 수 있지만 이 게임 특유의 인구 생성 시스템상 2-3보다 3-3이 1시대 끝에 인구가 꼴랑 1명 많거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3-3에 비해 자원 낭비가 덜 일어나긴 합니다만. 대신 농업 상위테크에 대한 유인이 강해지기 때문에 3-3이 조금 더 안정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선 농업 3-3을 가는 편이지만 이것은 안정적이라 가는 것이고, 그게 엄청 좋은 테크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