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의 휴가가서 보드게임 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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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15:14

때늦은 휴가라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상태에서 바다를 갔습니다.

솔직히 물에 들어갈만한 기온은 아니지만 휴가지에서 사람 거의 없는 곳에서 느긋하게 보내는 것도 나름 운치있어서 좋았습니다.

늦게 와서 저녁먹고 보드게임을 했는데 이 멤버들과는 보드게임을 참 오랫만에 해보는데 못해본지 벌써 한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처음 꺼낸건 데드 오브 윈터였습니다. 펀칭만하고 그 이후 플레이 한 적 없는 물건이었는데 이번에 휴가지에서 돌려봤습니다만 이거 참 괜찮은 물건이더군요.

테마에 맞게 참 재밌는 게임이라고는 생각하는데 위기카드가 초보자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나와서 첫판은 깔끔하게 망했습니다.

'입이 너무 많다' 시나리오였는데 통조림 투하 이벤트가 연이어 오픈되면서 사람들 사기가 0으로 되면서 피난처가 아수라장이 되며 끝났습니다.

두 번째 판은 장소 두 곳의 카드덱을 모두 소진시켜야 하는 '수색대' 였는데 하필 제가 배반자가 걸렸습니다. 이 친구들은 아직 저를 믿고 있었는데 말이죠. 허허...

원래는 탐색 특화 캐릭을 끼고 전투 특화 하나, 보조할 캐릭터 하나로 세 명씩 두 팀을 만들어서 장소 두 곳을 집중적으로 탐색시키고 남은 인원을 적절히 분배하려고 했는데 제가 배신자가 걸려서 좀비가 늘어나면 위험하니 탐색특화 캐릭터 네 명을 각각 다른 곳으로 보내서 처음 두 곳을 집중하다가 무슨 일이 생겨서 안돼면 아까 보험을 들어놓은 나머지 두 곳에서 하면 된다.

나는 마침 경찰서 탐색 캐릭이 나왔으니 경찰서를 가겠다 너희는 각각 도서관 병원 마트를 가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라고 했더니 이걸 믿고 가더군요.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게 한 명 혼자서 다 하는건 불가능하다는걸 눈치챘을텐데 아직 뉴비들이라 정말 사람들을 흩뿌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장착무기 네 장을 모으는게 목표라 2턴 만에 승리했습니다. 경찰서 탐색특화 요원인데 첫 턴 무기 두 장이 컸습니다.

결국 또 딥다크한 결말...

이후 친구들의 정서회복을 위해 페어리 테일을 돌렸습니다. 이거 참 간단하면서도 오묘한 드레프트 시스템 때문에 재밌어하더군요.

확장카드 없이 세 판을 했는데 한 친구가 두 판을 이기고 제가 한 판을 이겼습니다. 이 친구가 전부터 카드 게임에 강한 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 한 것은 시타델이었습니다. 뱅과 시타델은 제가 사연이 있어 특별하게 생각하는 게임들이라 웬만하면 가져가곤 합니다.

한 명은 졸려서 자러가고 세 명이 3인룰로 돌렸는데 게임은 결국 아까 그 친구가 승리했습니다.

저와 다른 친구는 서로 암살을 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서로 한 세 번씩은 죽인 것 같았습니다. 사실상 공멸한 셈인데 보통은 잘 안짓는 저가 건물을 건축가로 세 개 연속 지으며 승리를 가져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