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진 없음. 글자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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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9 22:33

안녕하세요. 인천에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쎈빛입니다.

공교롭게도 코X게 사건이 터진 다음날이 저희 모임의 5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사실 반년 전쯤부터 모임은 죽었고, 지금은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누군가에게는 보드게임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모임을 시작하거나, 막 모임장이 된 분들께 다소 뻔하지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우습지만, 저 역시 지난 5년간 보드게임 모임을 운영하며 성장과 쇠퇴를 직접 겪어왔기에, 스스로에게도 다시 새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1. 사람 "들"이 먼저입니다.
아무리 공간, 게임, 시간이 풍부해도 함께할 사람들이 없으면 모든 것은 사치에 불과합니다. 모임원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되, 가능하면 개인적인 의견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자신을 우선하세요.
1번과는 다소 상반되는 부분이지만, 사람 "들"에 중점을 둔 이유는 집단을 뜻하고자 함입니다. 모임을 운영하며 가장 힘든 점은 본인과 맞지 않는 사람들과 계속 지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모임원이라는 이유로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하려 하면 결국 지치게 되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시간적인 부분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조절하길 바랍니다. 자신을 소홀히 하면 결국 지치게 됩니다.

3. 든든한 지원자를 만드세요.
모두가 같은 의견을 가지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십쇼. 하지만 이런 사람을 찾는 것이 어려운 점은 저 역시 공감하며, 솔직히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좋은 사람이 된다면 좋은 상대를 만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4. 편애하지 마세요.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람과 지나치게 친밀하게 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단톡방, 보드게임 중에는 당연하고, 주된 활동이 끝난 후 뒤풀이에서도 가능한 한 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감정이 되돌아올 때 긍정보다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5. 상과 벌을 활용해보세요.
상벌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모임원들에게 일정 기준을 제시하고 격려와 패널티를 부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각 시 후기를 작성하도록 하고, 자주 참여하는 분들께는 음료 쿠폰이나 모임비 할인을 제공하면 모임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6.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마세요.
모임장은 모임 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역할입니다. 그러나 모임이 커질수록 모든 결정을 혼자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사소한 부분은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더라도, 중요한 사항은 운영진이나 활동이 잦은 모임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좋습니다.

7. 모임의 크기에 마음이 변하지 마세요.
초기에는 인원이 적고 활동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이미 자리 잡은 모임들이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괜히 만들었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냥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한 명 한 명 모이다 보면 정기적인 활동이 생기며 모임이 자리 잡게 되고, 점차 유입이 늘어날 것입니다.
반대로 모임이 커지면 의견 충돌과 관리가 어려워지는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모임 초기에 한명한명이 소중했던 마음을 다시 되새기면서 모임이 성장한 것은 모두가 함께한 덕분임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인원만 조정하는 선에서 나아갈 방향을 찾으세요.

음...솔직히 저는 ㅈ밥입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들 밖에 할 줄 모르고, 그럴싸한 말들로 여러분들에게 충고나 조언을 할 만한 사람은 못됩니다.

그냥 다시 마음을 잡고 싶은 마음에 쓴 글입니다.

모임을 시작하며 다짐했던 것들을 대부분 지켜왔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에 큰 실수를 저지르면서 그 동안의 노력이 무색해질 만큼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들은 결코 이해하고 싶지 않겠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관계였습니다. 돈이나 모임 장소, 보드게임, 시간 같은 요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다 보니,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새로운 모임을 시작하는 분들, 막 모임을 이끌어가는 분들은 저보다 훨씬 다정하고 배려심 깊은 분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저와 같은 실수를 하는 분이 생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최근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우울합니다. 추운 겨울, 곁에 있는 소중한 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늘 따뜻하게 대하시고, 무엇보다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아래 링크는 제가 보드라이프에서 좋게 읽은 링크들
보드게임 모임을 운영하는 10가지 팁! (보드게임 긱)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board_community&bbs_num=50289
보드게임 플레이는 어떨 때 재미없을 수 있는가.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7331&id=&tb=board_community
더 많았던 거 같은데 찾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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