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페스타 후기를 가장한 뜬금없는 아내 자랑
안녕하세요. 하루 늦은 페스타 후기 입니다.
아침은 매우 날씨가 쾌청하고 좋더라구요.
용인 수지 살고 있는데, 일산은 사실 가까운 곳은 아닌지라 단풍놀이겸 드라이브 하는 기분으로 출발!
'좋아! 이대로면 10시 전에 도착하니까, 말차 확장이나 버밍엄 노려볼만 하겠어!!'
왠 걸요. 강변북로에서 길을 두번이 나 잘못들어서
볼 일 없을 것 같은 노래 속 합정역 5번 출구을 보고나니 도착시간은 10시를 아득히 넘어버렸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드엠으로 달려가서 직원분에게 여쭈었더니
역시나 품절되었다고 내일 또 같은 수량 가져오신다고 하시더군요.
'아..아쉽다.내일은 또 못와요 ㅠㅠ'
망설임은 품절 또 품절이라더니
각종 할인 할 때 안사고, 네쇼페 완전 쌀 때도 못사고, 오늘도 못사고.
보드엠 사장님 또 찍어주실거죠? 제발요 ㅜㅜ
아내에게 전화와서
"응 말차 품절"
아내는 남편의 지령으로 아스모디로 갔었거든요.
"크하하하하, 이왕 이렇게 된거 즐겨즐겨!!"
이번 페스타는 공간이 넓은 것인지 예전에 비해 사람이 없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복잡복잡하지 않아서 이것 저것 체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들은
행복한 바오밥에서는 '오키도키원정대'
"까짓거 한번 더 굴려! 묻고 더블로가!!....아...터졌내"
이거 장르가 푸쉬유어럭이죠? 아이들보다 제가 더 재밌게했어요.
살까?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고개를 가로져어서 구입하지 "못"하였습니다.
이거 어른용으로 조금만 수정해서 파티게임으로 내놓아도 잼날거 같아요.
열쇠로 상자열 때 쪼으는 손맛이 좋고, 주사위 굴림의 랜덤성과 묻고 더블로 가!
조엔 '만칼라'
그렇게 페스타건 콘이건 쫓아다니면서 만칼라는 못해봤는데 이번에 접할 수 있었어요.
재밌어서 아들과 대여섯판은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체스도 지기 때문에 만칼라 한판도 못이겼내요 ㅠㅠ
아무리봐도 저는 보드게임을 좋아하기만 할 뿐 잘하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존에서 잼난 게임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로맨틱지브라'는 아이들과 저의 취향 저격이라 바로 구입.
옆에 보니 50 /100 써 있는것이 한정판 구입한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딸이 너무 재밌어 했어요.
'세티', '멘네페르' 발표 소식이 있었던 보드피아에서 발길이 가장 오래동안 머물렀는데,
'자반도르의 셉터'는 사실 관심품목은 아니었지만 실물 보고 나니까 뽐이 확 오더라구요.
좋아라하는 중세 판타지 테마이기도하고, 아크릴 토큰들이 구매욕구를 심히 자극하더군요.
선주문이나 펀딩 방식 아니죠? 출시되면 바로 구입 예정입니다.
'시볼루션'은 개인판도 그렇고 생각보다 자리차지를 꽤 하겠는걸 싶더라구요.
테라류 경험은 없지만 왠지 좀 닮아보이기도하고, 우리집에서 돌릴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멘네페르(맴피스)' 미플들 너무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실물보니까 구매욕구 200% 상승
죄송스럽지만 나중을 위해서 '세티' 룰설명 하시는 모습은 조금 멀리 떨어져 몰래 도강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미들에이지'도 구입 예정 리스트에 추가했구요.
'세티', '미들에이지'도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플레이 중이시라 사진은 남기지 못했내요.
그렇게 행사장 몇바퀴 쭉 돌고나서
브라스버밍엄도 말차도 놓친 허탈한 마음에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아내가 물어봅니다.
아내 : "뭐 사고 싶은거 없어?"
남편 : "응, 버밍엄도 품절이라 못사. 관심가는건 몇개 있는데 돌릴 수 있을까도 의문이고."
아내 : "다른건 관심가는거 없어??"
남편 : "피아꺼 중에 가이아프로젝트나 황혼의 투쟁하고 싶은데 가이아는 솔찍히 일러스트가 취향이 아니라서.."
아내 : "황혼의 투쟁은??"
남편 : "자기 좋아할만한 테마는 아니라서"
아내 : "그럼 황혼의 투쟁사 "
순간 제 귀를 의심했어요. 잘못들은 줄 알았어요.
남편 : "같이 해줄꺼야?"
아내 : "응. 해보자."
남편 : "2인 전용 냉전테마야. 미국이랑 소련 나오는거야..러시아도 아니고..세계지도 한장이랑 카드만 있는걸? 괜찮겠어?"
아내 : "그래도 재밌다니까 해보고 싶은거 아냐??"
남편 : "그렇긴하지 긱에서도 오랫동안 1위하고 있었고, 갓겜소리 들었던 게임이니까"
아내 : "그럼 가서 사~"
남편 : "우와!!!나 진짜 산다?!"
아내 : "그려~~사~~"
그 길로 용돈 생긴 애마냥 후다닥 뛰어가서 황혼의 투쟁과 플레이빗을 구입했습니다.
범용 메탈 코인도 있는데, 보드 위에 써보니까 왠지 긁히는 느낌이라
평 좋은 '클레이코인' 2세트도 담았내요.
그리구 이번 페스타에서 구입한 것들
작가존에선 로맨틱지브라를 아스모디에서는 백로성, 포레스트 셔플, 점박이를 구입했습니다.
주차비 정산하다보니 행사장에서 다섯시간이나 있었더라구요.
밖에 비는 치적치적내리고, 집에오는 길에 뒷타이어 펑크까지 나버리고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황혼의 투쟁 같이해 줄 아내와 함께 살아서 행복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보드라이프 즐기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