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사건으로 처음으로 글 써봅니다.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좋아한지는 5년정도 된 것 같습니다. 나름 보드게임 정기적으로 하는 모임도 있고, 백여개 게임을 사면서 많운 분들께 보드게임을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유저분들께 제가 게임을 알려드리기도 하면서 보드게임을 조용히 즐기고 있어요. (플레이타임이 3~4시간 걸리는 종류의 게임들도 가끔 플레이 하는 편입니다.)
저는 완경이라는 단어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딱히 페미니즘과 관계 없이 꽤 오래전부터 주변이나 매스컴에서도 많이 쓰는 단어라서 기억하고 종종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평소에 많이 쓸 일은 없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저도 월경을 매달 하는 여자로써 언젠가 겪게 될 일이기 때문에 아마 남성분들보다는 좀 더 인상적인 단어였고 기억하기 쉬웠던 것 같기도 해요. 폐경이 의학적으로 옳은 단어이고, 부정적인 의미의 '폐'와는 다른 의미의 한자를 쓴다고 할지라도 어감상으로 분명 부정적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한자까지 생각하고 쓰는 세대는 아니니까요. 특히 월경이 멈추었을 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셨던 어머니와 이모님들께 완경이라는 단어를 말씀드리니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코보게 입장문을 보며 굉장히 잘 쓴 글이고, 한 사람의 여성으로써는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딱히 완경이라는 정치적인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했기도 했고, 많은 분들이 분노하셨던 마지막 문장을 보면서도 저는 굳이 누군가를 상처입히기 위한 의도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역이라고 할지언정 이미 사용된 단어이고, 그로인해 위로가 되는 분들이 있다면 굳이 거둘 필요까지는 없기에 그냥 둔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보드게임을 즐겨하는 남동생이나 주변 보드게임을 즐기시는 남성분들 역시 글 잘썼네 정도로 생각하고 별 의견 없긴 하셨어요. (커뮤니티에 글을 쓰거나 할정도로 헤비유저들 아니라 그들의 의견은 거의 보이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몇년전에 가입은 했지만 글 쓰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에요....)
물론 보드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몰입을 하기 위해서 단어의 선택이나 세세한 설정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저도 보드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경이라는 단어가 페미니즘의 단어가 아니고, 보드 라이브 게이머들의 분노가 여성혐오적인 것이 아니듯, 서로가 이해하면서 사태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보드게임이나 보드게이머 자체에 대한 오해나 피로가 생길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ㅠㅠ)
제가 만난 보드게이머분들은 늘 친절하고, 게임에 진심이고, 주변에 너그러운 분들이 많았습니다. 코보게도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 회사이기에, 절대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쓴 입장문은 아니였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그들에게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멋진 보드게이머의 마음으로 이해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속상한 마음들이 있으셨다면 제가 대신 사과를 드려서라도 마음들 푸시고 다시 즐겁게 보드게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기고 지는 싸움은 보드게임 내에서만 하면 좋지 않을까요..?!
처음으로 써본 글이라 생각도 잘 정리를 못했고 떨리지만,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한 유저로써 써보았습니다. 오늘 페스타 너무 가보고 싶은데 일이 있어서 못가는게 너무 아쉽네요. 다들 즐거운 보드게임 라이프 함께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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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음..공격적인 댓글들과 공감하시는 댓글들 보고 다들 이번 사태에 많이 속상하시구나 생각하니까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하지 않은 말이나, 제가 아는 것과는 다른 사실들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사람들은 생각이 전부 다르고, 굳이 한분한분 말씀 나누기에는 제가 필력과 시간이 부족해서 말을 아끼겠습니다. 말씀들 해주신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더 알아보고 생각해볼 여지들도 있는 것 같아서 기회가 된다면 찾아보겠습니다.
제가 진짜 보드게이머인지, 이 계정이 도용당한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던데,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가입은 오래전에 했지만 글을 쓰는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주변에도 커뮤니티는 정보 얻으려고 가끔 들어오시는 분들 정도만 있으시고 활동하시는 분들까지는 없다보니 저도 간혹 눈팅만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오프라인으로 지인들 모아서 보드게임 즐기는 편인데, 저처럼 라이트하게(라고 하면 주변사람들은 덕후라고 하고, 덕후들 사이에서는 머글이라고 하는..) 보드게임 즐기는 분들이랑 이야기하다보니 이번 사태가 좀 안타까워서 용기내서 글 써보았어요. ㅠㅠ 아마 저같은 분들도 많으실텐데, 부디 주변의 많은 분들이 보드게임 겁먹지 않고 맘편하게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함께 노력해보면 좋겠어요! (보드게임 할 때 사람 모으는게 제일 힘든.. 다들 뉴비영업 어케들 하시나요...ㅠㅠ)
무튼 다들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적대적인 의견들도, 친절한 의견들도 모두 즐거운 보드게임을 즐기는 분들의, 보드게임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의견도 같은 마음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