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동안 ‘싫어요’를 눌렀습니다. + 페미논쟁 그만!
안녕하세요?
"""데굴데굴 영상들에 눌렀던 ‘좋아요’를 20여 분 동안 ‘싫어요’로 바꿔 눌렀습니다."""
(영상별로 좋아요가 150~300개이던데 '싫어요'가 '좋아요'보다 많아지면 조금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해봤습니다.)
'싫어요'로 바꿔 누르면서 보니 오랫동안도 봐 왔더군요.... 하............
어제 아침 언론 기사를 통해 본 내용에 너무 화가 나 감정을 추스를 수 없었습니다.
1. 불매
2. 구독 취소, 팔로우 취소, 회원 탈퇴
이외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더 화가 납니다.
조금이라도 풀어 보겠다고 고작 한다는 게 댓글로 싸우고 있는 영상이 아닌
지금까지 함께 하고 좋아해 왔던 모든 영상들에 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뿐이었습니다.
상처받은 거에 비해 딱히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내가 받은 상처만큼 상처 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더 화가 났습니다.
유튜브 앱으로 스크롤 내리면서 영상 하나하나 들어가서 했는데 이 와중에 무심코 내리다 보니 마지막에 있는 첫 영상 제목 보고 좀 웃참했습니다.
'그렇지 우리는 내놓은 자식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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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하실 분들을 위해 사설은 아래 따로 적어 놓았습니다.
(어제 11월 13일(수) 시점인데 일 때문에 글을 이제서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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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논쟁 그만!
아침부터 올라오고 있는 언론 기사들 속에서 저는 하루아침에 정상적인 일반 소시민이 아닌 아집에 가든 찬 히키코모리 집단 속의 한남충 중의 한 명 혹은 그들의 취미를 즐기는 사람 중의 한 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완경”이라는 단어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레디컬 페미의 목적을 떠나 과거 저희 가족들의 경험을 돌이켜 볼 때 ‘당사자의 우울감을 배려해 줄 수 있는 단어 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번 사건을 “완경”이라는 페미단어 여부에 대한 초점보다는 업체의 행태 문제를 더 지적하고 싶습니다.
작가가 아닌 출판사로서의 역할을 부정한 임의의 의도적인 오역, 그리고 그에 대해 주고객(소비자)이 한 정당한 문의에 대한 업체측의 이전과는 다른 일관적인 무대응과 리뷰삭제 등 주고객층을 기만, 증폭되는 해당 업체의 배후 혹은 배경에 대한 논란 등등…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과 시간 속에 애정하는 팬심은 집안에 있는 그 업체의 게임들을 보면 섬뜩함과 함께 분노가 느껴지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이후 근 일주일 동안 보드게이머 간의 분쟁과 분열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깝고 속상함 속에서 업체의 대응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되돌아온 것은 우리를 조롱하는 다양한 신작 소개와 홍보영상들 그리고 공식 입장문과 훈계…
어제는 일하는 도중 쉬는 시간에 공식 입장문을 접했는데 일하는 도중에 한동안 머리가 띵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함께 즐거워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떠오르며 아쉬움, 허망함, 우롱과 조롱 그리고 기만에 대한 깊은 배신감과 먹먹함.
'우리 사이가 이랬던가?… 우리와 꼭 이렇게 끝내야만 했었나? 좀 더 스윗하게 끝낼 수는 없었나?'
집에 와서 유튜버의 영상을 보며 마음을 달래고 위로받으며 한잔하고서야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언론의 내용들은 더욱더 참담하게 만들었습니다. 댓글들이 아닌 언론을 통해 비추어진 저의 모습은 단순히 하나의 단어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졸렬한 프레임 집단으로 규정되고 매도되고 있었습니다.
사건의 부분적인 단편만 편집한 체 <오역을 한 업체 vs 수정을 요구한 주고객층(소비자)>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인에게는 완곡해 보이는 정상 업체 vs 페미단어에 집단의 발악하는 한남들>로 묘사되어 이미 반박을 할 수 없는 그렇게 규정된 집단으로 평가되어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비추어진 보드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단어 하나에 발작하여 정상적인 업체를 해하는 졸렬한 비정상 집단으로 치부고 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었나???'
수년간 보드게임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여서 서로 마주하고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즐거움을 찾던 이 놀이판은
이제 마치 전쟁통에 이웃을 의심하며 신고하듯이 혹은 어두운 드럼통 속에 빠진 쥐들 마냥 서로를 할퀴며 의심하고 평가하고 갈라치는... 모임에 대한 대책과 규정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서로의 면을 숨기고 눈치를 보며 조심해야만 하는 살벌한 놀이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특정 개인 혹은 단체의 신념과 목적에 의해 너무나도 간단하고 간결하게 아무런 저항도 영향을 받지도 않고 10일도 안되는 시간에 벌어진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즐거운 일부분이었던 보드게임이라는 놀이판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휘둘려지고 훼손되었다는 게 너무나 상처가 큽니다.
그것도 다른 외부의 세력이 아닌 누구보다도 우리와 가까웠던 추억을 함께 했던 업체였다라는 것이 더욱 더 배신감이 큰 것 같습니다.
게다가 드럼통 외부에서 우리를 드럼통으로 밀어 넣은 업체와 함께 외부 일반인들이 그 모습을 보며 손가락질하며 즐기고 있다는게 너무나 개탄스럽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1. 불매
2. 구독 취소, 팔로우 취소, 회원 탈퇴
3. 싫어요 누르기
고작 이것뿐...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나약함”에 분노하고 분통합니다.
게다가 이번 문제의 핵심이 시간이 갈수록 페미 갈등으로 만 비추어지고 확산되어 규정되는 것이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페미 논쟁 그만!
언론도 일반인들도 계속해서 이번 사건을 단순히 용어 논쟁으로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진영간 용어논쟁이 아닌 <업체와 주고객층(소비자) 사이의 갈등>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뒤 내용 다 자르고 "너네 페미 단어 썼으니까 꺼져!", "너네 페미 집단이니까 불매!", "꼴 보기 싫으니까 불매!"가 아니라
딱 간단하게 왜 불매를 하게 되었는지 논쟁의 포인트를 찍어주고 문제점을 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페미단어라서? 아닙니다.
전문메디컬 게임을 표방한 게임에서 일반적인 의학용어가 있음에도 아직 사회적 협의, 의학적 결정이 나지 않은 분쟁의 여지가 있는 단어를 굳이 공식 입장문과 같이 의도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주고객층을 농락해서? 맞습니다!
원작가와 원제작사에서 의도하지 않은 단어의 의미를 출판사의 독단에 의해 오역을 하고 주고객층이 이에 대한 수정을 요구함에도 무대응과 의견삭제와 논란의 방치, 논란 속에서의 제품 홍보강행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주고객층을 우롱했습니다.
그것도 일반적인 업체와 고객의 관계가 아닌 보드게임업체와 보드게이머라는 조금은 특수한 시장에서의 주고객층을 상대로 발생한 사건입니다. 단순히 <단어의 선택에 대한 발작>이 아니라 <오역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반적인 기업의 행태라 할 수 없는 주고객층(소비자)을 기만하는 해당 업체의 대응>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계속해서 "'완'이 맞네 '폐'가 맞네 '전문용어'가 맞네"만을 따지고 있으면 계속해서 논쟁의 논지에서 벗어나 그들이 원하는 페미 논쟁의 프레임에만 갇힐 뿐이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불만만 토로하며 그들에 휘둘려 논쟁에 끌려가기보다는 정확한 사건의 사실과 논지를 알리며
그들이 없이도 다시 예전 우리처럼 서로를 옳은 모습으로 바라보고 즐길 수 있던 때로 되돌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상처도 빨리 아물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