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느금마 사태, 저는 다시 보드게임이란 취미를 이어가렵니다
번역에 대한 논란과 의문을 뭉개고 있을 때,
저는 '뭉갬으로써 혐오와 분란을 촉발하려는 저의가 의심스럽고 정이 떨어진다'며
애정하던 이 취미를 접겠다,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후에 일이 어떻게 전개될 지 지켜보고 있었는데
상식적 대응을 기다리던 게이머들에게는 일말의 사과도 배려도 없이
이리저리 간 보다가 너희들끼리 싸우라며 입장문 딱 걸고 뒤로 쏙 빠진 채
철저히 기획한 남여갈등 여론전으로 끌고 가는 졸렬한 행태를 보고 기가 찼습니다
개인적으로
급 참전하여 분란을 일으키는 일부 사람들에게 이제 저는 전혀 화가 나지 않습니다
코보게의 눈돌리기 수단이 되어버려서 안타까운, 표현을 빌리자면 아직 미완인 존재라 그럴 지도 모르죠
브랜드를 믿고 기다리던 게이머들을 악마화하고 편가르는 코보게에 화가 날 뿐입니다
아 이렇게 여론전이니 졸렬이니 악마화 등등의 표현이 기분이 나쁠 수 있으니
'느금마 사태' 정도로 완곡하게 칭하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해봅니다
언어는 변할 수 있는 거니까요
여튼 저는, 11/12 느금마 사태 이후로
안 가기로 맘먹었던 페스타에 토요일에 가기로 마음을 고쳐먹었고
충성고객들에게 보란듯이 느금마를 시전한 코보게 부스를 보며
그동안의 즐거웠던 기억에 나름의 애도를 표하겠습니다
그리고 보드게임의 즐거움과 순기능을 믿으며
열정과 프로정신으로 임하고 있는 다른 회사들과 개인 작가들에게
그들이 골라오고 만들어낸, 수없이 많은, 좋은 게임들을 구매하고 플레이할 예정입니다
아마 보드게임을 사랑하는 여러 분들이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늘 경계하는 마음으로 게임을 대할 것입니다
얼마 안 되었지만 그래도 애정하는 이 바닥에서
사상이 즐거움을 오염시키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치기하며,
혐오를 재생산하는 것을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고 확신하면
그 때 이 취미를 접겠습니다
아이에게는 코리아보드게임즈가 아니더라도
보드게임의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게 하되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제대로 가르치고 영업할 자신이 생겼습니다
선명해지네요
코리아보드게임즈의 게임과 완구를 구매하고 즐겁게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애써 막을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코리아보드게임즈 브랜드를 볼 때마다
느금마 사태를 떠올리며 흐린 눈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