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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금마를 시전해?

1,857 조회

2024.11.13 01:45

매년 연례행사처럼 즐기는 Top 100을 작업하던 도중 기묘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완경이란 용어 사용 문제가 불거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잠자코 있기로 했죠.

1. 나는 해당 게임에 대해 잘 모른다.

2. 나는 해당 용어에 대해 잘 모른다.

3. 나는 코보게의 입장을 아직 모른다.

모르는 것 투성인 문제에 대해 내 의견을 섣불리 덧댈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1, 2번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어느정도 쟁점을 이해 할 수 있었고 제 의견도 확고해졌지만, 그래도 기다렸어요.

결론을 내기 위한 마지막 정보. 코보게의 입장을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대표의 행보, 코보게의 무응답, 문제가 제기된 이미지 사용을 보면서

'이건 확실하다. 이게 코보게의 입장을 간접증명한다.' 라고 외쳐댔지만

심증일 뿐 무엇 하나 직접적인 증거가 되진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기다리던 마지막 정보가 올라옵니다.

한줄 한줄 읽으며 반박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입장은 이해 할 수 있으나 그 예시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죠.

완경이란 단어가 모두를 위해 좋은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의견만 담겨있을 뿐 실제로 현장에 발을 담고 있는 의료계의 전반적인 의견은 담겨있지 않죠.

마치 언어가 늘 올바른 방향으로, 더 많은 이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듯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장애우 같은 표현을 시도했다가 단어가 가진 자체적인 문제점과 수 많은 반대에 결국 장애인으로 다시 원점회귀 한 경우는 언급하지 않고 있죠.

'근거가 약하다. 코보게의 의견은 알겠지만 나는 코보게의 선택에 동의 할 수 없다.'

라는 결론과 함께 마지막 문단을 읽는 순간.

"보드게임을 즐기는 우리들도 모두 각자의 어머니가 있었기에 세상에 태어난 존재입니다. 저희는 이미 사용된 완경이라는 표현을 거두지 않는 것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뭘 읽은거야? 하며 어이가 없더군요.

이 말을 그대로 뒤집으면 완경이라는 표현을 거두라고 하는 자는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에 대한 예의를 보이지 않는 자라는 뜻입니다.

글쓴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말이죠.

만약 의도한거라면, 메시지를 반박할 수 없으니 메신저를 공격하는 방식은 치졸하기 짝이 없는 논쟁적 토론술입니다.

정치권 & 언론에서 자주 써먹는 흔하디 흔한 방식이고요.

감성을 건드리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메신저를 건드리는건 필요이상으로 경계심을 세워 합의점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최악의 방법이란건 몰랐나요?

상술했듯, 지금의 제겐 폐경 vs 완경 중 어느 표현이 제 어머니, 아내, 딸들을 위한 선택인지 판단 할 수 있는 지혜가 부족합니다.

설령 그런 지혜가 있더라도 누군가에게 훈계 하고 가르칠 수 있는 권리 또한 없죠.

생각의 차이이지 옳고 그름의 차이가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완경이라는 단어는 더 세밀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단어라고 생각하며,

논란의 여지가 많을수록 오랜 시간을 들여 조심히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에겐 약자를 배려한답시고 장애우라는 단어를 섣불리 도입했다가 크게 물러난 경험이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코보게는 너무 강압적이었어요.

이번 오역이 해명하지 않을 실수이든 실수를 빙자한 고의이든 말이죠.

이념을 떠나 소비자들이 반발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양쪽 입장을 고려하며 조심스럽게 관찰하던 입장에서 갑자기 느금마 시전을 당함과 동시에 예의없는 자가 되었는데,

이건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저 또한 코보게가 납득할 만한 행보를 취하지 않는 한,

앞으로 진행 할 Top100 에서 혹시라도 등장할 코보게 게임은 영문명 한줄로 치환하겠습니다.

지난 순위 + 게임 이미지 + 추천 코멘트 + Top100 파트너의 코멘트도 모두 삭제하겠습니다.

또한 차후에 올릴 모든 후기에서 코보게의 게임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해외에 사는 제가 여러분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제 미물 같은 리뷰조차도 누군가를 다치게 하진 않을까,

누군가의 취향을 무시하는건 아닐까 최소 네다섯번은 퇴고를 하고 조심스럽게 올린 뒤 댓글을 보며

의도하지 않은 뜻이 전달된건 아닌지 계속 확인하는데...

이게 기업이 발표한 입장문이라는게 믿기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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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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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미가 우리 보고 뭐라 하든 상대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한줄평 작성 시 뒤 부분이 잘려서 나오네요

이번 코보게의 '완경' 이슈에 대한 아이의 눈높이 해법

의견 드립니다. 다른 회사의 신작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시는 건 어떤가요?

의견 드립니다. 직구 방법 가이드나 그 회사의 직구 상품 추천은 어떤가요?

어머님이 힘드실땐 웃겨드리곤 했습니다.

코보게 앞으로 불매합니다. 탈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