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보게 입장문 반박
코보게는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완경기라는 단어를 썼다고 주장했으며, 정신분열증이 조현병이 되고 꼽추가 척추측만증이 된 예시를 들었습니다. 좋습니다. 의도 너무 좋죠. 저도 완경기란 단어가 좋다고 생각하고 그 단어를 사용할 의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1. 정신분열증은 의사들끼리 모여서 의학용어를 개정하기위해 모인 회의에서 토론을 거쳐 정식으로 변경된 단어 입니다.
하지만 정식 채택전에 그 용어를 자기 마음대로 사용한다는건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자'라는 단어가 음성모음으로 되어있어 부정적인 어감을 준다고 공식문서에 '야자' 라고 바꾸어 적으면? 이런 행위가 어떻게 보이시나요? 이게 누군가가 상처 받지 않게 하는 행위 인가요? 누가보더라도 '어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회적 메세지를 던지려는 행위' 라고 보이지 않을까요?
2.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의사집단도 아닐뿐더러 국어나 언어관련 기관이 아닙니다. 의학이나 언어에 대해 어떤 말을 할 권리가 애초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전혀 관련도, 권리도 없는 보드게임 회사에서 기존의 정식 의학용어가 아닌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이를 굽히지 않음은 이 또한 어떤 '특정한 사회적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3. 전 개인적으로 코보게가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여도 상관없으며 설령 페미니스트들을 후원한다고 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기업의 자유니까요. 하지만 '상품'을 파는 회사에서 '상품'에 개인의 특정한 의도를 포함시키는것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특정한 의도'를 가진 상품을 그 의도로 인해 사기도 하지만 그 의도 때문에 사지 않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 기준에서 보드게임은 게임이지 특정한 의도 때문에 사는 물건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보더라도 '의도'가 묻어버렸기 때문에 저도 이제 게임이 아닌 그 '의도'를 판단해서 구매를 보류 하려 합니다.
4. 유럽에 가면 가끔 자기들 언어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영어로 질문하면 영어를 아는 사람도 일부러 자기들 언어로 답변한다는 사실인지 알수없는 말을 책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적어도 제가 상대방 언어를 안다는 전제하에 상대방에게 맞는 용어를 사용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내가 한글을 사랑하고 이 나라 조국을 사용해도, 영어밖에 못하는 사람에게 '내 신념 때문에 듣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내 언어로만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