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보드게임 매장 방문기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쯤 짝궁과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나가는 해외고 저는 너무나 오랜만이면서 짝궁은 일본이 처음이라,
무리한 일정은 전부 빼고 서로의 취미생활과 관심사에 최대한 집중한
일명 '남들이 들으면 돈 아깝다고 할 만한' 여행을 모토로 하여 다녀왔어요.
당연히 제 취미생활은 보드게임이었고 덕분에 옐로우 서브마린을 비롯해
여러군데 보드게임 매장도 다녀오고 수많은 보드게임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케부쿠로에서 옐로우 서브마린, 젤리젤리샵
아키하바라 옐로우 서브마린, 스루가야
그리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돈키호테나 100엔샵 위주로 구경했어요.
첫 날 방문했던 이케부쿠로 옐로우 서브마린입니다.
6층에 있고 간판이 매우 조그마해서 그닥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키하바라가 있는데 이케부쿠로에서까지 보드게임을...?! 하는 느낌일지도...
TCG를 주로 판매하는 지점이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보드게임이 꽤 있었어요.
신품과 중고가 적당히 있었고, 보드게임 악세서리도 조금 있었습니다!
가장 처음 방문한 보드게임 매장이라 그런지 엄청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TCG 카드를 판매하는 거대한 선반? 매대? 도 진짜 신기했습니다!
넘나 흔들린 사진 죄송합니다...
광각이라 넓게 나온 것도 있지만 생각보다 다양하고 많았어요!
장르 불문 섞여있는데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페스타나 콘같은 행사장에나 가야 볼 수 있을 법한 사이즈인데...
그냥 도심지 한가운데서 이런 구경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신선한 경험!
뭣보다 수많은 엑시트 시리즈가 너무나 부러웠구요....
나는 왜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ㄱ ㅏ... 짝궁도 많이 어렵겠지? 하면서 아쉬워했어요...
특히 뭔가 외계인?이나 셜록 홈즈 테마의 엑시트가 있었는데 매우 궁금했습니다.
첫 날은 이렇게 이케부쿠로 구경을 짧게 하고 다음 날엔 아키하바라로 갔습니다.
짝궁과 저는 지금은 아니지만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하는 덕후였어서
성지라는 아키하바라 라디오 회관을 한번쯤 가보고 싶었거든요.
아키하바라 첫 일정은 다른거라 갔다가 라디오 회관을 들어섰는데 그야말로...신세계...!
들어가자마자 가득 들어찬 피겨 장식장들과 수많은 가챠 머신들이 펼쳐져 있는데 진짜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구요.
지갑을 간신히 부여잡고 구석구석 숲속을 샅샅히 헤매이며 구경하다 반쯤 지칠 무렵
아키하바라 옐로우 서브마린 하비 베이스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아키하바라에 옐로우서브마린이 두군데 있는데,
이 곳은 하비 베이스라 많이 없거나 아예 없을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흔들렸어요 죄송합니다 머쓱 머쓱...
백로성 말차 확장이나, 곧 확장이 나올 베일 오브 이터니티도 반가웠고
한글화를 기다리는 게임들도 있고 유명한 도미나 게임즈의 게임들이 주르륵 시리즈별로 있구요~
요즈음 할로윈이 다가와서 그런지 할로윈을 저격한 유령대소동 시리즈나 (인기가 많은건지 엄청 많았어요 ㅎㅎ)
한글화 소식조차 아직 안뜬 신작들까지 다양했습니다!
웨이트 5.0에 육박한다 생각 되는 모자가 아니잖아와 꽤 유명한 일본 펭귄파티!
저를 몇 달간 애태우던 월드 원더스 문도 확장팩... 이젠 왔지만 말이죠...후....
여긴 이케부쿠로보다 커서 TCG 판매대도 종류가 매우 많고,
옆에서 카드 플레이 하는 공간도 매우 컸어요.
머더 미스터리나 기타 등등의 장르가 한 선반을 거의 다 채우고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일본엔 머더 미스터리 장르가 다양하고 인기가 진짜 많은가봐요.
이쯤 되니 체력도 많이 빠지고...
사고 싶은 게임은 산더미 같지만 보린이 입장에서 언어도 안되고 난이도도 어려운
그런 게임들은 살 수가 없기에 아주 잔자바리 게임들만 집고 얼른 나왔습니다.
아키하바라 옐로우 서브마린 RPG(보드게임, 카드 전용)를 가고 싶었지만 힘들 것 같아서
스루가야 중고 매장만 가기로 했어요!
뭐지...여긴...천국인가....?
옐로우 서브마린보다 좁고 협소했지만 물건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간신히 가나다 순으로 정리 되어 있는 매대에는 진짜 빼~~~곡하게 중고 게임들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중고 게임을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신기했습니다.
거의 대부분 일본어지만 오래된 게임들 중에서는 영어, 독일어 등도 있었고
같은 게임인데 언어가 다른 것들이 여러개 있는 것도 있었어요.
저는 꽤 오래된 게임 두 개를 찾아 봤는데 작은 카드 게임인지라 잘 안보이기도 하고...
사실 저렇게 가나다 순으로 되어있는걸 모르고 무턱대고 찾다가 그만...
짝궁이 너무 힘들어 하기에 떠나왔는데, 나중에 사진 찍은거 보니까 찾던거 하나가 있더라구요?ㅎㅎㅎ...
그리 절실히 찾던건 아니라서 아주 쪼금만 아쉬워 하기로 했습니다...
물건들은 개봉 중고더라도 거의 대부분 따로 포장이 되어있어서
중고인지 잘 분간이 안되기도 하고 가격대도 별 차이가 없는게 많았는데
이번에 중고로 하나 산걸 보니 겉 박스만 개봉이고 카드는 미개봉인 상태더라구요.
이런 물건이 많은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보린이인지라 뭐가 모래알인지 진주인지 알 수 없어서
구경만 반짝반짝 하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제 보겜력이 조금 더 높았더라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네요...내 지갑... 소중해....
이렇게 마지막 보드게임 매장 투어는 끝낼 예정이었는데,
위에 아키바 옐섭에서 언어의 압박으로 사지 못하고 두고 나온 게임 몇 개가 너무 눈에 밟혀서
해당 게임의 퍼블리셔가 하는 게임 매장인 '젤리젤리샵'이 이케부쿠로에 있는걸 알고
다른 일정 가기전에 아주 잠깐 들리기로 했어요.
여기는 옐로우 서브마린과는 다르게 따듯한 분위기에 아기자기한 느낌이에요.
젤리젤리게임즈 게임들은 물론 오잉크나 다른 퍼블리셔의 게임과
한국의 코리아보드게임즈, 플레이트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짝궁이 '어 한글이다 한국 게임인가?'하면서 신기해하는데 귀여웠어요 ㅋㅋㅋ
그리고 역시나 할로윈이라 그런가 메인을 떡 차지하고 있던 유령대소동 시리즈.
가이스트블리츠 시리즈가 이렇게 많은 줄은 일본 와서 처음 알았네요 ㅋㅋㅋ
카드 게임이 무척 많은 일본.
자그마한 박스의 게임들이 무척 많은데 일일히 하나씩 구경하다간 하루가 모자랄 기세라...
정말 열심히 훑어보고 그 자리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는 없어서 궁금한건 찍어와서
따로 숙소에서 검색해보고 그랬네요~ 하지만 역시나 언어의 압박이 큰 친구들이 많았고...
그래도 욕심 내서 더 보러 온 보람 있게 뜻 밖의 행운(?)을 만나서
고민하던 게임 중 두 개는 고민 없이 구매하게 되어 매우 좋았어요!!! 오길 잘했다...🥳
이렇게 보드게임 매장 쁘띠 투어(?)는 끝나고 나머지 일정 소화 후 귀국 했습니다.
아 어째서 말이 편하게 통하는거지? 왜 한국이지? 왜 출근이지? 하는 의문을 뒤로 하고...
후기와 전리품을 풀어 놓으며 마음을 달래봅니다.
전리품은 이렇습니다! 뭔가 꽤 열심히 싸돌아다닌 것 치고는 단촐하죠?ㅋㅋㅋㅋ
펭귄파티는 원래 선물 받은 것이 있었는데 주변에 선물하려고 더 사왔어요~ 사진은 하나만 찍었네요.
숙명의 여단(Fellowship of fate)는 라벤스부르거의 브룸서비스와 비슷한 시스템의 게임인데
2인 위주의 집에서 둘이 하면 재미는 없겠지만, 언어 요소가 그리 크지 않고 아트워크가 맘에 들어서
게임 쇼핑 리스트를 꾸리던 중 가장 먼저 적었던 게임이에요.
일명 현장냥이로 불리우는 캐릭터가 그려진 '현장은 안전하다고 했잖습니까!'는
그냥 웃겨서 샀어요...ㅋㅋㅋ 게임 하면서 '좋았쓰!'를 외치고 싶어서 샀습니다...ㅋㅋㅋㅋ
중고를 우연히 발견해서 샀는데, 보드게임 매장 뿐만 아니라 좀 큰 돈키호테에도 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손바닥 던전(Dinky dungeon), 위자드컵(Wizard cup) 두 게임이
아까 위에서 쓴 젤리젤리샵에서 만난 뜻 밖의 행운이었어요.
메인 매대 말고 사이드 쪽을 보다 보니 뭔가 원래 로고와 좀 다른게 아니겠어요?
뒷면을 보니까 영어로 되어 있길래 혹시나 싶어서 '혹시 영어 버전인가요?'하고 점원에게 물어보니 맞다더라구요.
언어 요소 때문에 구매를 주저했었는데 이게 왠 횡재야! 영어는 뜨문 뜨문 가능하니 진짜 행운이었습니다.
아마 자사 게임이다보니 글로벌 버전도 판매 중인 것 같았어요... 진짜 넘나 행운!!
마지막으로 릿카(六華)는 마작류 게임인데요,
매~~우 쉽고 역이 아~~주 간단해서 마작 입문 또는 아주 간단하게 마작 기분을 낼 수 있는 게임입니다.
간단 마작이라는걸 알게 되고 정보를 찾다 보니 출시 후 거의 바로 품절이 된 게임이라는걸 알고
어 뭐야 못사는건가...싶었는데 운 좋게 최근에 다시 소매점에 풀리기 시작했다더라구요.
사실 2인 조차 가뭄에 콩나듯 하는 집이라 이거 사는게 맞나? 싶었는데
2인 마작 가능 <<< 정말 참을 수 없고... 그냥 샀습니다. 에이 이럴 때 사지 언제사!!! (통장 : ????)
보드게임 전리품은 아주 단촐하게 이게 다이고... 나머지는...
젤리젤리샵 나오는 길에 보드게임 가챠폰이 있어서 뽑아봤습니다.
사실 1번의 하라페코 바하무트라는 카드 게임을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결국 못사서
미니 버전이라도 가질 수 있음 좋겠다! 라고 하고 뽑았는데
젤리젤리샵 매장에서만 뽑을 수 있다는 스페셜 젤리젤리트럼프를 뽑았네요!(칫)
얼마나 작냐면... 대충 세로는 박스가 4.5 센치 정도 됩니다.
너무 코딱지만해서 게임은 불가능하고 그냥 장식용인 것 같아요 ㅋㅋㅋ
색은 알록달록 넘 귀엽더라구요. 아까워서 개봉은 못하고 장식만....🥰
왼쪽의 시선강탈하는 엘더베일 미니어처는 무시해주세요💦
요렇게 잡다구리의 전당(?)에 전시했습니다.
저 태극기 미플은 옐로우서브마린 이케부쿠로 악세서리 섹션에
우연히 만국기 미플이 있길래 또 숲속을샅샅히 뒤져서 겨우 찾아냈어요!!
솔직히 싸진 않았습니다... 꼬맹이 미플 하나에 385엔...이게 맞나...😇
하지만 나는 관광객...그런건 신경쓰지 않는다... 없으면 안살랬는데 있으니 어쩔 수 없죠(?)
후후후..크기가 딱이에요! 아주 귀엽게 전시해뒀습니다. 만족스럽네요~
이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알맹이 적당히 찬 일본 덕질 여행이 끝났습니다~
보겜행사도 체험 보다는 쇼핑과 구경,
그냥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한 행사를 가는 것이 좋아서 가는 사람에게
일본 보드게임 매장 투어는 정말 재밌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같이 다녀준 비보드게이머인 짝궁이 좀 힘들어 해서 미안했지만 그건 그거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으니 괜찮지 않았냐며 강제 설득을 했습니다. 다음에 또 가줄거지?
정작 숙소에서 여독을 풀며 간단히 하겠다고 챙겨간 오딘과 종이와 바다는
귀국날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며 종이와 바다만 간신히 두 판 돌리고 짐이 되어버렸지만은
한게 어디냐며 정신승리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밌고 충만한 시간이었어요.
다음에는 다른 모토로 다른 지역을 가보고 싶네요.
물론...보드게임은 포기 못하고 끼워넣긴 할테지만 말이죠!😆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읽는 동안만큼은 즐거움을 드렸길 바라며, 이만 줄일게요!
남은 하루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덤
둘이 공통 관심사가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데 공통 관심사 중 하나는 '몬스터 헌터'입니다.
아키하바라에 '몬스터 헌터 주점(몬헌사카바)' 이 있다는걸 알자마자 '이건...이건 가야 해!'
몬헌바는 아키하바라에 있는데 같은 건물에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판타지 에오르제아 테마 카페가 같이 있어요.
솔직히 음식 그냥 그렇고, 자릿세도 꽤 받고, 비싼데다가, 생각보다는 별게 없었는데요.
그냥 체험 기분으로 가서 몬헌 테마의 음식 먹고 회복약 먹고 만세도 하고
앉아서 고기도 돌리는 사진도 찍고 하는 쁘띠 테마파크 느낌으로 다녀왔습니다!
(둘 다 부끄럼을 타서 길드 퀘스트는 도전 못했는데 자신있는 분은 도전하세요! 성공하면 저기 걸 수 있는 것 같아요.)
첫 시간에 가서 사람이 많지 않아 사진 편하게 찍고 적당히 먹고 나왔습니다!
일정 중 시간이 비신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ㅎㅎ 예약을 하시면 좋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