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lol 리뷰] 새로운 협력 추리 게임, AI 스페이스 퍼즐을 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월드다이스 롤롤롤 편집장 가만두더지입니다.
요즘 각종 추리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리게임이라고 하면 범죄 그 자체를 테마로 한 머더미스테리 장르의 다양한 게임들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디덕션이라는 추론 시스템을 장르로 활용한 게임들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추리는 ‘추측함으로써 깨닫다’는 의미,
추론은 ‘추측을 토대로 논한다’는 의미로 유의어에 해당하니 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짚고 싶네요.
돌아와서 그런 추론(Deduction) 게임을 생각해보면, 최근 인기를 끌었던 행성 X를 찾아서(후속작 사라진 종을 찾아서 등), 연금술 아카데미 등의 게임도 있고,
시계탑 같은 마피아류도 그런 장르에 해당합니다.
뿐만 아니라 협력 시스템을 끌어들인 게임으로는 하나비, 1대 다 숨바꼭질인 화이트 홀의 술래잡기 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갑자기 이런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오늘 리뷰하고자 하는 게임이 AI 스페이스 퍼즐이기 때문입니다.
1. AI 스페이스 퍼즐의 시스템
AI 스페이스 퍼즐(이하 스페이스 퍼즐)은 앞서 한참을 검토한 것처럼 디덕션, 협력 시스템을 메커니즘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AI에 해당하는 유저가 현재의 미션을 풀어내기 위한 힌트를 다른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유저들은 그 힌트를 토대로 대화하면서 미션의 정답을 맞히는 게임입니다.
시나리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한 라운드마다 AI가 제공할 수 있는 힌트의 양과 방식에 제한이 있고,
유저들은 힌트를 보고 할 수 있는 행동의 수가 제한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I는 효과적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의미한 힌트를 주어야 하고,
유저들은 AI가 매우 제한된 수단으로 제공한 힌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열심히 고민해야 합니다.
2. 플레이 요소
(1) 난이도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첫 플레이였기 때문에 튜토리얼을 포함한 입문 단계를 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사소통을 위한 힌트 조각들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에 비해,
게임에서 제한하는 내용이 많지 않아 조금만 더 창의적으로 고민하면 쉽게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게임에서의 어려움은 의사소통이고,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은 서로 약속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 얘기는 이 게임을 함께 하는 유저들이 조금씩 비언어 요소를 활용해 언어적 체계를 갖춰나간다면 난이도는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2) UI(유저 인터페이스)
게임의 UI는 좋아보이지만, 아쉬웠습니다. AI 플레이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정답을 맞히는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도움 판넬이 사실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예뻐보이고 효율적인가 싶지만, 굳이 듀얼레이어 시스템을? 굳이 세워서 게임을? 굳이 (?, V) 체크를?? 등
게임에서 추구하는 테마를 받아들이기엔 불편하고, 무시하기엔 예쁜 그런 느낌이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컴포넌트(우주인 미플, 주사위 등)는 매우 예뻐서 혹자들은 그것만으로도 살 가치가 충분했다고 말합니다.
(3) 템포
개인적으로 게임을 반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부분입니다.
추론 게임은 아무래도 정답을 맞히기 위한 고민이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장고라는 부분은 사골이 우러나는 것처럼 게임의 맛 자체를 위한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에 템포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AI 플레이어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퍼즐의 힌트를 기똥차게 내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AI 플레이어가 힌트를 제공하고 나면,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지 나머지 유저들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AI 플레이어가 힌트를 내는 동안 나머지 유저들은 대기해야 하고,
나머지 유저들이 힌트를 푸는 동안 AI 플레이어는 대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골이 우러나는 동안 우리는 가스불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그냥 알아서 끓겠지 하고 안방에 들어가 잤다간 불이 날지도 모르니까요.
(4) 교육성
결국 이 게임은 난이도적인 관점에서 다소 교육적 목적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속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의사소통 단계를 거치며 서로가 하고자 하는 의도를 추론해나가고 정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비언어적 기반의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길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린 아이가 친구들과 하기엔 템포적인 측면에서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비언어적인 기호와 그 배열만을 이용한 의사소통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차분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습관이 없는 아이들에겐
조금 부담스러운 교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협력 게임이지만 결국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게임 정도의 포지션일 때
가장 빛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3. 게임의 장단점
왜 인지 앞에서 단점들을 빼곡하게 나열한 느낌은 기분 탓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저에게 맞지 않을 뿐, 충분히 타겟팅된 고객층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의 디자인과 이 정도의 난이도, 그리고 이 정도의 게임을 함께할 아이가 있는 분들에게는 무난한 선택이 아닐까 싶네요.
성인 입문자에게도 충분히 맛을 보여줄만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지난주에 함께 플레이한 아이 아버님도 꽤 재밌게 하셨거든요.
전 조카가 크면 좀 해볼만한 정도이긴 했지만.
그런 점들을 고려하면 장점이 충분해 반대 포지션인 저에겐 단점처럼 보이는 지점이 많았던 게임 정도로 갈무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한테 깔끔한 수작이 아니었다는 것이 안 좋은 게임이라는 평을 들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으니까요.
4. 마무리
사실 돈을 주고 게임을 구매하는 입장인데도, 상당히 무모한 도전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인데요, 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택도 없네요.
그냥 저는 경험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재밌는 경험도 멋지고 효과적인 소비 경험이겠지만, 이 게임이 이븐하게 익었는지 먹어보는 것 자체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에 이 게임이 가만두만의 게임 성향에 비추어 어느 정도의 효용을 주었는지, 그래서 그 평가가 어떤지 주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그 평가가 호평일색은 아니더라도요.
물론, 제 글을 읽고 추후에 나올 제 게임을 해주시는 여러분들은 호평일색을 해주셔야 하구요.
아무튼, 저와 유사한 게임 성향을 가지신 분들은 굳이 구매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와 다른 상황, 저와 다른 게임 성향을 가진 분들 중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기반한 협력 추리 게임을 원하신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최근 어떤 씬에서 자꾸 나오는 얘기라서 좀 그렇긴 한데. 방탈출 한 번보다 싸잖아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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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편집장 가만두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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