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보드게임이 멀어지는 나의 모습을 보고
나는 과연 보드게이머인것인가? 하는 질문을 오늘 해보았습니다.
복통으로 인해 회사 연차를 내고 병원을 갔다 온뒤 혼자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하려 합니다.
잠깐 옆에 보드게임이 들어가있는 책장을 봅니다.
하지도 않은..그리고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보드게임이 여러개 보입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꺼내려보려고 하지만 막상 꺼내보려고 하니 다시 룰을 확인하고...세팅하고 혼자서 이 모든것을 감당하기가 두렵습니다.
게시판 글들을 보면 아이와 즐겁게 하고 있는 여러 가정들이 보입니다.
아직 아이가 아기였던 시절에 크면서 아빠랑 이런 게임들은 할 수 있을꺼야 하면서 구매했던 게임들도 보입니다.
잠시 현실을 생각해봅니다.
첫째 아이가 학원을 갔다 돌아오면 어느새 저녁 8시가 되고...밥을 먹고...숙제를 하고...씻고 나면 어느새 자러가야 할 시간입니다.
둘째아이는 아직 6살이라 아직 보드게임에 대한 집중력이 없는 상태라 무엇을 해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만하여 힘들어집니다.
아이에게 오늘 보드게임 한판 할래? 라고 물어보는 것도 어느새 미안해집니다.
매일 아이가 보고 있는 유튜브를 좀 그만 보라며 잔소리 하는 나를 생각해봅니다.
아이가 유튜브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나는 과연 아이와 잘 놀아주는 아빠가 되어있나? 다시 생각해도 아이에게 미안합니다.
아이가 지난번에 보드게임을 하고 싶어할때 나는 막상 뭐라고 애기했는가? 빨리 씻고 나서 자고나서 내일 시간날때 하자..
항상 돌이켜보면 아이에게 미안해집니다.
나는 보드게임을 하려고 사는 사람이 아닌 단순 전시용으로 사고 있는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보드게임이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정령섬 또는 얼마전에 구매했던 로빈슨 크루소를 봅니다.
투매니본즈도 보입니다. 솔플 게임이 참 많은데 손이 안갑니다. 세팅의 압박감을 넘어야 하는데 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는 보드게이머인가? 단순 전시용으로 구매하는 사람인가?
하지도 않는 게임들은 왜 이리 많이 샀는가..1년에 몇일이나 게임을 하는가...
얼마전에 추석날에 집에왔던 사촌 동생들과 했던 스플렌더와 라스베가스 생각이 납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어려운 게임이 아니라도 여럿이 즐기면 너무나도 즐겁습니다.
모임을 가고 싶어도 아직은 여건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라도 할수 있는 보드게임을 다시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나는 보드게임을 왜 하는가? 원초적인 질문에 친구들, 가족들과 다 같이 여러가지 즐거운 것들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드게임이 멀어집니다. 다시 보드게임이 가까워지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보드게임 한판 해볼래? 라는 말을 먼저 꺼내봐야 할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