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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XX! (2)

726 조회

2024.08.17 21:48

지난 편에 이어서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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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board_community&bbs_num=56518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제로엔 도멘의 긱 평가 리스트를 접한 이후로 제 책장에는 18시리즈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처음 구매하고 플레이했던 게임은 바로 <1849>였어요

이 게임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을 배경으로 하는 기차 운영 중심의 게임입니다

(18시리즈 입문?이라고 하기엔 다소 빡빡한 게임인 1849)

이 게임의 가장 특이한 점은 기찻길의 폭인 '궤'가 세 종류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크기의 기차가 다니는 길은 일반궤, 그 보다 작은 기차는 협궤, 그리고 둘 다 다닐 수 있는 '쌍궤'가 그것이죠

기찻길을 놓을 때마다 건설 비용을 대야 하는데 협궤가 일반궤보다 저렴한 대신에 운송력이 약합니다 (일반궤는 당연히 그 반대)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당장 비용 출혈을 하더라도 일반궤를 짓는 것이 좋겠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마음대로 하기 쉽지 않죠

더군다나 시칠리아 섬은 마피아도 많지만 산악 지형도 많습니다

산을 평탄화하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건설의 선택 하나하나가 진땀을 빼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고생이 후반부에는 많은 운송 이익으로 보상받게 되는 날이 오게 되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항상 모자랍니다

게임 밸런스가 플레이어가 시종일관 방심하지 않도록 묘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갑툭튀 온마스...18시리즈는 온마스 같은 피도눈물도 없는 유로게임인가?)

<1849>에 대한 감상을 끄적거리다보니 급 이런 자문을 하게 됩니다

'18시리즈는 유로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는 유로게임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할 수 없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 스타일 보드게임이라고 하면 운적인 요소를 가능한 배제하고 현재 상황을 어떻게든 내 두뇌로 해결해내고야 마는,

피도 눈물도 없는 두뇌 대결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18시리즈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거든요

앞으로 18시리즈의 일반적인 플레이 과정을 간략히 설명드리면서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담아보겠습니다

18시리즈는 대부분 한 라운드가 두 페이즈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 주식 단계 Stock Round

(2) 운영 단계 Operation Round

주식 단계는 기차 회사의 주식을 사고 팔면서 주주가 되거나 회사의 오너가 되거나 하는 페이즈입니다

Initial auction about to start

(보드 옆에 아름답게 도열해있는 주식 증서들 / 1817 *보드게임긱 펌)

18시리즈는 여러개의 기차 회사들이 앞다퉈 기찻길을 놓고 물자를 운송해 최대한 많은 수익을 얻어야하는 게임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 게임의 주인공은 기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게임에 따라서 적으면 5,6개의 기차 회사, 길면 수십개의 기차 회사가 등장합니다

그럼 이 기차 회사는 플레이어마다 하나씩 나눠 갖게 되는 것이냐? 그건 아닙니다

이 기차 회사들은 주주들을 통해 일정량의 주식 판매로 투자를 받지 않는 이상 자기 마음대로 등장할 수가 없습니다

주식 단계에서 주식의 구매/판매 행위가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진행되면서 기차 회사를 등장시킬지 말지를 결정하거나,

수익성이 높아보이는 기차 회사의 주식을 구매해 운영 단계에서 배당금을 타먹거나,

아니면 수익성이 높아보이는 남의 회사를 골탕맥이기 위해 주식을 팔아서 주가 조작(떡락)을 하거나 하는 수싸움이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인천 철도 회사 주식을 가장 많이 매입해 사장이 되어 버린 나 / 18KOREA)

게임마다 규칙이 조금씩 다릅니다만, 각 기차회사마다 주식이 10주가 존재합니다

주식은 저 사진에서 보이듯이 작은 사이즈의 카드로 표현되는데요, 각 회사당 총 9장입니다 (합병하는 규칙의 게임들은 3장, 5장짜리도 있습니다)

10주이면 10장일텐데 왜 9장이냐? 하면 한 장은 2주짜리이기 때문이죠 (1주짜리 8장, 2주짜리 1장)

2주짜리 주식은 해당 기차 회사의 주식을 맨 처음 구매하는 경우 갖게 되는 것으로서 이를 갖는 플레이어가 잠재적인 사장이 됩니다

이 규칙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이후 게임을 진행하면서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되는 플레이어가 그 즉시 사장이 됩니다

가끔 부잣집 사람들 등장하는 드라마다 보면 주식이 어쩌구 저쩌구 하잖아요?

Song Joong-ki, who was aware of the stock crash, quickly stepped out 💰

(재벌집 막내아들에도 주식 얘기 엄청 나오죠)

드라마에서 자세히 들어보시면 주식이 50퍼센트가 넘냐 마냐로 회사가 내꺼네 네꺼네 막 싸우잖아요?

18시리즈도 마찬가지로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네 마네로 사장 자리가 바뀌게 됩니다

저 위에 인천 철도 회사 주식 밑에 깔려 있는 큰 종이가 내가 회사 사장임을 알려주는 증서라고 보시면 돼요

보통 주식 단계에서 한 회사의 주식이 5주 이상 팔리게 되면 그 회사는 창업에 성공하게 되고 사장이 운영권을 받게 됩니다

그럼 사장 말고 일반 주주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게 되는것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주식 단계가 끝나고 운영 단계가 되면 같은 회사의 사장, 주주들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그 회사가 잘 되길 빌어야만 하죠

그 회사 기차가 잘 달려줘야 좋은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은 배당을 하냐 마냐의 기로에 놓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꼭 사장이 아니어도 어느 회사의 주식을 팔 것인가 살 것인가는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한 중요한 결정입니다

(각 회사의 주식 가격을 표시하는 영역)

좀 전에 말씀드린 맨 첫 주식(2주 짜리)을 구매한 플레이어는 회사의 주가를 설정하게 되는데요, 그걸 위 사진의 표에 표시를 해놓게 됩니다

그게 회사의 초기 공모가가 되는 것이고, 향후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표시된 곳에서 오른쪽 왼쪽, 혹은 위 아래로 이동하면서 가격이 변동하게 됩니다

게임의 전략?이라고 해야할지 주로 발생하는 일들이 주가 떡락 전법인데요, 주식을 팔면 주가가 한칸 떨어지는 규칙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만약 주가 70원짜리 기차 회사가 있다면 그 주식을 한 장 팔았을 때 저 표에서 70원의 한 칸 아래인 60원으로 떨어집니다

여러 플레이어들이 합심해서 연속으로 3주를 판매하면 주가가 45원으로 왕창 하락하면서

주식으로 인한 재산 또한 순식간에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회사 운영을 너무 잘 해서 남들의 질투심을 얻거나, 돈 많다고 자랑하면 꼭 이 전법에 당해 피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근데 그게 바로 접니다...)

주식단계는 통상적으로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자기 차례가 되면 사거나 팔면 되거든요?

근데 게임에 따라서 다른 규칙을 적용하는 것들도 더러 있습니다

특히 경매 시스템이 추가한 <1822>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Bidding in 1822

(하나의 주식을 플레이어마다 배팅을 해서 매입하는 시스템 / 1822 *보드게임긱 펌)

1822는 특정 회사들의 주식이 메인 보드 위에 깔리고, 이를 가지고 플레이어마다 배팅을 하는 것으로 구매가 이루어집니다

인기가 많을 수록 주가가 올라가는 실제 주식 시장의 매커니즘을 절묘하게 반영한 규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 게임은 안 해봤는데(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규칙만 들어도 꽤나 재밌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주식 단계를 대충 말씀드려보았는데요, 유로 게임 같지만 다르다는 말씀을 어느 정도 이해하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회사의 주식을 구매할까 하는 머릿싸움도 있지만서도 운영 단계에서 주주들과 회사 사장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기에

플레이어들끼리 피도 눈물도 없이 경쟁해야만 하는 구도는 생각보다 적게 일어납니다

오히려 몇 사람끼리 뭉치거나(주가 조작...), 협잡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는 게 이 주식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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