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차 보린이의 고독한 성장기 (5편)
안녕하세요~ 1년차 보린이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오히려 보드게임에 대한 애정과 생각이 격변하는 시기라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어 글을 적어봅니다. 가볍게 읽어주세요^^
1편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board_community&bbs_num=56298
18. 관성의 법칙
사고싶다. 사고싶다. 또 사고싶다. 마음속 소장욕이 불타오른다. 책장에 꽂혀있는 스플렌더, 세듀, 주포마가 마치 내 자식같이 느껴진다. 보드게임 3형제에게 만들어 주고싶다 새로운 동생을. "아빠가 힘내볼게!" 홀로 화이팅을 외친다. 그렇게 찾아간 입양기관 팝콘에듀. 가능하면 똘똘한 녀석을 데려오고 싶다. 그리곤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우리집에 손님을 초대해서 모두 즐겁게 보드게임을 하는 것. 하하호호 생각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그렇다면 나에게 필요한 것은 파티게임이다. 딸깍딸깍. 오늘밤도 마우스와 키보드는 바쁘다.
19. 파티게임
친한 지인들과 할 게임이 뭐가 있을까? 웨이트 낮은 게임, 설명이 크게 필요 없는 게임을 찾아본다. 역시나 평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게 해서 고른 게임 스컬킹, 카훗, 젝스님트, 오버부킹, 라스베가스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추가로 버건디의 성은 그냥 갓겜이라고 해서 이것도 담는다. 이제는 무지성으로 사기 시작한다. 문제는 최근 와이프가 그만사라고 경고를 했다는 점이다. 어떻게 해야하지? 너무 사고싶은데. 아! 그런 방법이 있었지?
20. 게릴라전
숨겨야한다. 어떻게? 나만 알게끔. 일단 몽땅 사고 천천히 그리고 하나씩 와이프 기분 좋아보일때 공개할 계획을 세운다. 물론 그게 몇일 후일지, 몇달 후일지는 알 수 없다. 또한, 택배를 집으로 보내는 건 자살행위다. 그럼 어디로 받아야하는가? 그렇다. 우리에겐 회사가 있다. 그것은 꽤나 성공적인 작전이었다. 퇴근 후 와이프가 없는 시간을 이용해 나는 보드게임을 숨기기 시작했다. 그 위치는 바로 냉장고 위에 있는 수납장이었다. 그렇게 나만의 작은 보물창고가 생겼다.
21. 음과 양
마음이 불편하지만 편안하다. 숨겼다는 불안함과 샀다는 안도감이 공존하는 기이한 체험을 시작한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걸까? 그렇다. 해야한다. 너무 갖고 싶다. 의자를 가져와 밟고 올라서 어두운 보물창고에 숨어있는 녀석들을 바라본다. 언젠가 밝은 세상으로 꺼내주겠다는 기약없는 약속과 함께 수납장 문을 닫는다.
22. 1인플
주포마를 와이프와 하기 위해 룰북을 읽으며 열심히 공부했다. 룰영상을 보고 규칙서를 읽어보지만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는다. 아직 보드게임에 짬이 없고 이해력이 딸려서 그렇다는 자체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나는 1인 플레이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 1인플 규칙서를 봤을 때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며 하는게 보드게임의 매력인데 이걸 혼자한다는게 딱히 이해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테스트를 해봐야 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1인플을 시작했다. 천천히 게임의 흐름을 익혔다. 1인플, 생각보다 재밌다. 카드를 모으고 주사위를 굴려가며 화성을 테라포밍했다. 게임이 끝나고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판더 한판더 하다보니 게임의 룰을 완전히 익혔다. 이제 와이프와 같이 해보면 될 것 같다. 분명히 와이프로 재밌어 할거야!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