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머더미스테리 심층 분석(Part 2.) - 플레이 요령과 개인적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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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08:34

안녕하세요, 월드다이스 롤롤롤 매거진 편집장 가만두더지입니다.

오늘은 최근 보드게임계를 강타한 머더미스테리의 심층 분석(파트 2)을 진행해보겠습니다.

본고는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으니,

목요일에 이어진 두 번째 파트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저희 매거진 팀원들의 응원으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이전글] 머더미스테리 심층 분석(Part 1.) - 머더미스테리의 기원과 국내 유통사(史) 바로가기

3. 머더미스테리 플레이 요령

(1) 기본적인 구성

머더미스테리는 기본적으로 ‘살인사건’을 플레이 무대로 하기 때문에, 미성년 학생들과의 플레이를 권장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누군가 또는 모두가 자신의 단서나 알리바이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에 앞서 연기할 캐릭터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기본적인 시나리오를 짜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게임 마스터는 게임 방식을 안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적인 플레이 시퀀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는지를 안내해주어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대본을 보고 읽거나 남얘기 하듯 하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진입장벽으로 여겨질 진지한 연기까지 요구하진 않는다. 하지만 파티에 따라 진지한 연기를 동반한 몰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게임 마스터는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여 원활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대부분의 플레이 방식 개요

머더미스테리는 보통 다음의 단계를 따른다. 1) 캐릭터 숙지 > 2) 자기 소개 > 3) 단서 수집 > 4) 추리 및 토론 > 5) 반복 > 6) 최종 추리 및 토론 > 7) 용의자 지목

플레이 방식은 앞서 예시로 들었던 크라임씬을 떠올리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다만, 보드게임으로 구현되어 있다보니 전현무 님처럼 현장을 뒤엎으며 단서를 찾거나 숨겨져있는 단서를 꼼꼼히 뒤져가며 찾을 순 없다. 대부분의 단서는 카드의 형태로 주어져있으며, 필요한 단서의 획득은 어느정도 운빨로 진행된다.

(3) 약간씩의 룰 차이

머더미스테리는 작가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자유도를 지닌다. 애초에 미스테리이기 때문에 구현하는 방식에 장르적 제한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관된 플레이를 예상할 수도 없고, 하던대로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조금 아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만큼 캐주얼하게 구성되기 마련이지만, 게임 전 룰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대부분의 머더미스테리가 다같이 모여 시작하는 자리에서 개봉, 가이드를 읽게 되는편인만큼 룰북이 무거워지면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템포가 쳐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제작자들은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아무나 거짓말을 해도 되나? 장소마다 단서카드를 가져오는 방식은? 토론은 언제 하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1) 거짓말

요즘 국내 유통되는 많은 머더미스테리는 모두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필자의 팀이 제작 중인 머더미스테리는 범인만 거짓말을 하게 할지, 그 거짓말도 제한을 둘지 고민하는 중이기도 하고, 2020년대 초반의 작품들은 거짓말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았던만큼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해서는 곤란하다(코가 길어질 수도 있다).

2) 단서 습득

장소마다 단서를 습득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단서를 습득하기 위한 장소나 NPC와의 접선에 라운드마다 한 명만 접근 가능한 경우도 있고, 제한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이 한 번에 여러장을 습득 가능한 경우도 있고, 라운드 동안 같은 장소에서 단서를 한 번만 습득 가능한 경우도 있다. 게임 전체에 어마어마한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제작자는 분명 이런 규칙 하에 테스트를 진행했을 것인만큼 반드시 룰을 숙지해 플레이하도록 해야 한다.

3) 토론 방식

토론 역시 그 방식이 다양하다. 토론 타이밍이 언제인지, 토론 방식은 1:1 밀담인지 전체 토론인지. Y의 장례식과 몽환의 세계, 유령섬 살인사건 등은 풀로 1:1 밀담이 진행되고, 단서를 획득하는 방식도 독특한 방식이었는데, 머더미스테리 미니 전에 등장했던(인간졸업 등) 게임들은 장소 테마를 좀 더 살린 기믹에서 1:1 밀담이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좀 더 복합적이면서도 강한 상호작용을 추구했던 점을 고려해보면, 다소 캐주얼성은 떨어지지만 치밀한 구성을 가져올 수 있는 점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반대로 전체 토론은 좀 더 다양한 단서와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좀 더 넓은 관점의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이 더 나은지는 각자의 취향이나 시나리오 세팅에서 갈릴만한 부분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떠나 게임에서 주는 다양한 재미를 추구해볼 수 있길 바란다.

4)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것들

앞서 머더미스테리의 운영 방식에 대해 다양한 요소를 다뤘기 때문에, 이제와서 갑자기 반드시 준수해!!! 라고 할만한 것은 거의 없다. 다만, 한가지 중요한 것은 몰입이다. 몰입에 요구되는 범위는 넓고 다양하지만, 최소한 ‘여기 이렇게 써있었어.’, ‘그렇게 안 적혀있던데?’ 같은 식의 방식은 열심히 플레이 중인 다른 유저들의 텐션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떨어진 텐션은 줍는 데에도 억텐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회플 유저일수록 다른 것보다 이런 부분을 챙겨주는 것이 매우, 매우매우 중요하다.

또한, 범인인 캐릭터를 맡았을 때에는 본인 역량이 많이 차지하지만, 어떻게든 자신의 타임라인을 포장하기 위한 거짓말을 준비해야 한다. 몇몇 머더미스테리의 경우, 범인의 범행이 너무나도 분명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으로 짜여지기도 하는데, 그건 그 게임 나름대로의 컨셉인만큼 어떻게든 유저가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다만,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영역이니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플레이해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4. 머더미스테리 작품들 간단 리뷰

이하에 다뤄지는 간단 리뷰는 개인적인 평이며, 만고불변의 진리도 아니고, 다른 유저들의 의견을 폄하하는 내용이 아님을 사전에 밝힙니다. 다만, 제 의견과 다른 의견(스포가 없는 차원에서)이 댓글을 통해 다양하게 논의되면, 해당 게임에 대한 재미난 콘텐츠가 또 생성되는 것이니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1) 가장 재밌었다고 생각되는 작품

가장 재밌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두 가지 갈래로 따져볼 수 있다. 서사와 설계. 아무래도 머더미스테리는 누군가가 원한을 사고, 그 원한에 대한 살의들이 모여 우연히 하나의 살인이 발생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우선 서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웬디, 어른이 되렴>이라는 작품, 국내에 머더미스테리 붐을 가져온 이 작품은 상당히 재밌었다. 깔깔 재미로 접근할 수는 없지만, 여운이 남는 그런 작품이었다. 매 순간마다 의아함을 자아냈던 게임의 흐름, 결국 모든 의문을 한데모아 마지막에 펑! 하고 해소시켜버리는 이 작품의 구성이 매우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서사가 기가막힌 대신 머더미스테리의 전형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서사적으로 재밌었다고만 평하겠다.

설계/머더미스테리의 전형으로 재밌었던 작품은 <문스톤 저택 살인 사건>이다. <문스톤 저택 살인 사건>은 매우 전형적인 머더미스테리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서사 또한 상당히 전형적이다. 하지만, 그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정통 추리극처럼 누가 범인인지 헷갈리게 설계되어 있으면서도 뻔하지만은 않게 설계된 작품이 매력적이었다. 맞다. 필자가 범인이었는데, 준내 잘했다. 乃乃 오예~

(2)가장 아쉬웠던 작품

참고로 아쉽다는 것은 비추천한다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더~~~ 라는 아쉬움이다. 비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여러 이유때문에라도 굳이 언급하진 않겠다.

먼저 시스템적으로 아쉬운 작품은 <교토 이세계>였다. 이 작품은 게임적으로 하자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서사도 마음에 들었고, 매우 재밌는 설계였다. 다만, 각 장소에서 해야할 일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 때문에 분기가 확연히 갈린다는 것이 아쉬웠다. 좀 더 말하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제해볼 때, 게임 자체는 추천하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게임에 임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본인의 의지였다면 그 엔딩이 맞는 것이겠지. 필자가 플레이 한 경험은 ‘A’를 했어야 했는데, 실수해서 이런 엔딩이 나왔다!!! 라는 결말이었기 때문에, 1회를 날린 기분이 들었다.

(3)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

입문자에게는 전형적인 머더미스테리를 체험하는 것이, 어느정도 완성도가 있는 게임을 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추천하는 작품은 <서스펙트 게임>과 <문스톤 저택 살인 사건>이다. 아무래도 머더미스테리의 전형을 모두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들로 머더미스테리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된다면, 그건 그거대로 다른 게임들을 즐기기 좋은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스톤의 경우, 장소 입장 조건이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그 정도는 익스큐즈 해야, 이후에 편하게 몰입하지 않을까!!!)

다만, 입문자들끼리 파티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미 많은 머더미스테리 유저들에게 이 작품들은 타고온 기차이기 때문에, 함께 파티를 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가장 추천하는 작품은 ‘즉시 파티에 참여해 게임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내가 플레이 하지 못하는 베스트 게임, 베스트 인원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5. 앞으로의 머더미스테리

머더미스테리의 미래는 밝을까?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 오히려 1년 전이었으면 밝다고 말했으리라. 앞서 중흥기라 표현하며, 2024년 4월을 기점으로 수많은 머더미스테리 작가들의 작품활동이 쏟아지고 있는데. 많은 소비자들은 ‘너무 많다’라고 표현하며 서서히 선별/자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선별/자제 작업의 결말은 대부분 검증된 해외 작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슬프게도 한정된 재화와 시간을 쓰고, 내가 테스트 플레이어가 되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머더미스테리의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국내 제작자들에 대한 후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머더미스테리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선 양질의 작품이 출시되고, 제작자들의 양질의 작품 제작이 꾸준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선 탄탄한 테스트 풀이 필요하고, 원활한 프로모션의 장이 필요하다. 국내 보드게임 제작 풀이 한정적인 이유는 탄탄한 테스트 풀이 보편화되어있지 않고, 프로모션의 방식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어느정도 확보 가능한 테스트 풀이 있고, 프로모션 수단도 갖추고 있지만, 일반적인 데뷔 전 작가분들은 이런 상황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지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보드게임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면, 그래서 우리 게이머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그 방향이 무엇이든 어떠할까. 월드다이스 롤롤롤 역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게이머가 더 즐길요소가 있을지 고민하며 만들어진 것인만큼 머더미스테리 분야에서 더 나은 길이 펼쳐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과정을 위해 본 팀 역시 게임 제작을 진행중이며, 향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