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보드게임 카드 제작기
2화 : 보드게임 카드 제작기
저희는 우리 모두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신화 속 캐릭터끼리 싸우는 방식의 보드게임이 어떨까 생각하였고,
위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바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서 플레이 해봤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프로토타입 버전 1.
항상 어디서 생기는지 모르겠지만, 집에 굴러다니는 매직더개더링 카드에 슬리브를 끼고 A4용지로 프로토타입을 뽑아 앞면에 장착하였습니다.
1차 프로토타입 완성 후 여러 보드게이머들과 함께 플레이해본 결과.
‘아…재미는 있는데… 한 판 해봤으니까 이제 브라스하자.’
뭔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캐릭터를 빨리 완성해서 카드에 넣어보자!!
그렇게 저희는 디자이너를 갈아 넣기 시작합니다.
디자이너는 그날 태블릿을 구매하고 울면서 작업에 들어갑니다. (친구야 진짜 고생했다 ㅜㅠ)
무려 3달 가까운 시간을 투자하여 나온 게임 캐릭터 11개!!
게임 콘텐츠가 한껏 살아났다고 느낀 저희는 바로 캐릭터를 삽입한 2차 프로토타입을 제작합니다.
2차 프로토타입 플레이 결과는…
1차와 유사한 결론…ㅜㅠ 게임 재미와 콘텐츠를 더 살릴 수 있는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엇을 더 추가해야 재미있을까 고민하던 중 ‘신화 캐릭터 기반이니까 뭔가 기술을 쓸 수 있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누군가 하였고
우리는 바로 이를 실현 해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등장한 스킬카드 프로토타입!!
3차 프로토타입 플레이결과는….
게임을 만든 저도 놀랄 정도로 높아진 긍정적인 평가!!
게임 콘텐츠도 그대로 살리면서 재미요소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실제 게임카드 제작을 위한 프로토타입 작업만 4개월이 넘게 걸리며 예상 프로젝트 종료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ㅜㅠ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저희는 마지막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게임카드 디자인을 우선 완성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디자인 최종 결과물!!
게임카드
스킬카드
저희는 디자인을 들고 바로 인쇄소에 가면 카드가 나올 거라 생각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인쇄소에서 그대로 퇴짜를 맞고 나온 저희는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다른 인쇄소도 들려보았지만 똑같이 못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한 인쇄소 사장님이 이런 게임카드는 게임카드만 뽑는 전문업체가 있으니 거기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아…게임카드만 전문으로 뽑아주는 업체가 있구나...그렇게 게임카드 인쇄 전문 업체를 찾아 다니기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서울에 있는 게임카드 인쇄 업체였습니다.
그분께서는 현재 국내에서 만드는 보드게임은 거의 아트지, 스노우지를 사용하니 그거로 뽑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만져보고 느끼기에 질이 너무 떨어졌습니다.
사장님에게 저희가 생각하는 재질을 이야기하니 그런 건 수입지(외국에서 수입하는 종이)를 사용하는데 국내 기계 랑 잘 맞지가 않아서 프린트가 잘 안된다고 하더군요.
이곳 외에도 여러 업체를 찾아다녔지만,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듣지 못하였고, 아무래도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인쇄업체를 찾아 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인쇄업체를 찾아다니기 시작하였지만, 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업체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ㅜㅠ
그렇게 몇 날 몇일을 인쇄업체를 찾아 다니다가 우리나라에서 게임카드 제작 경력이 가장 오래되었다는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에게 정말 많은 조언을 들었습니다.
우선 카드재질은 국내지(스노우지,아트지 등) < 일본,대만 수입지 < 독일 수입지 <= PVC(플라스틱)
순으로 퀄리티가 나누어 진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가격도 저 순서대로 비싸 집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카드인쇄 업체가 수입지 혹은 PVC를 꺼리는 이유는 해당 재질에 프린트하는 기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입지 자체가 없는 업체도 상당히 많습니다.)
또한, 카드를 프린트하는 기계에 따라 채도(1~6으로 보통 나누어서 이야기합니다.)가 결정되는데 채도가 높을수록 색 프린팅이 잘 되는 겁니다.
그분이 말씀하시길 수입지는 채도를 최대치로 뽑는 게 가능하지만, PVC는 재질 특성상 채도 6까지 구현하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PVC와 독일 수입지 중 우리 캐릭터 색을 조금이라도 더 잘 구현할 수 있는 독일 수입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일은 실제로 우리가 겪었던 일인데, 수입지를 들고 한 업체를 찾아갔는데, 국내지로 유사하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한 업체가 있습니다.
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니 혹시 카드 제작을 하실 예정인 분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카드 재질과 프린팅에 대한 조언과 직접 부딪히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카드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를 국내외 무관하게 찾았고
끝없는 작업 끝에 현재 여러 유명 보드게임을 직접 프린팅 하는 회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최종 계약업체에서 제작한 카드게임들
계약업체는 최소주문수량(보통 500~1,000SET)을 계약해야 샘플을 보내주기 때문에 저희는 우선 독일 수입지로 소량 제작 가능한 업체에 의뢰하여
샘플을 우선적으로 받아 보았습니다.
독일수입지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지시나요??^^
독일수입지 재질은 크게 3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겉면 질감
카드에 오돌토돌한 부분 보이시나요?
저 오돌토돌한 부분이 카드를 잡았을 때 매우 고급진 촉감을 느끼게 해주고 비쥬얼적으로도 고급진 느낌을 준답니다.
둘째. 채도
저희 디자이너가 보고 인정할 정도로 컬러가 똑같이 나오더라고요.
셋째. 독일수입지만의 기술
카드를 절단해보면 저렇게 4가지 종이가 겹쳐져서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독일수입지의 핵심 기술인데요. 종이 자른면에서 2번째 보시면 종이에 흑연가루를 섞어서 아무리 강한 빛을 뒤에서 쏴도 카드 앞면을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이부분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독일이 왜 보드게임 강국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물론 독일 수입지 단가는 무진장 비쌉니다. ㅜㅠ)
끝으로 카드를 실물로 뽑아서 색상을 수정하는 작업이 필수 적이기 때문에 카드 샘플제작은 꼭 해봐야 합니다.
저희도 처음에 구상하였던 색이 생각보다 언발란스하여서 여러 번 수정하였습니다.
수정을 한 후에 색도 값이 정확하게 수치로 잡히면 그 색도 값으로 대량생산업체에 맡기셔야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오랜 노력 끝에 마음에 드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카드 제작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카드제작을 한 줄로 요약하면, ‘카드제작에는 가성비가 없다.’ 입니다.
카드 제작을 요약하면
- 게임카드 프린팅 전문업체가 따로 있다.
- 게임카드는 국내지 < 수입지 <= PVC 재질로 나뉘며, 가격도 좋을수록 비싸다.
- 국내지로는 절대 수입지와 같은 느낌을 줄 수 없다.
- 높은 단가 문제로 거의 모든 보드게임이 국내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 수입지 전문 프린터를 보유한 업체를 만나야 수입지 프린팅이 가능하다.
- 채도는 보통 1~6으로 나뉘며 숫자가 클수록 선명하다.(PVC는 재질 특성상 채도 6으로 프린팅 하기 매우 어렵다.)
다음화는 게임칩 제작기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