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마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가이드 3부: 왜 바이마르를 경험해야 하는가(솔로 및 각 시나리오 모드)
안녕하십니까, 히트게임즈 공동대표 백준호입니다. 지난 2회에 걸친 게시글을 통해서 "바이마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게임에 대한 역사적 배경, 그리고 바이마르의 탄생, 정체성, 전반적인 게임의 흐름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바이마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가이드 1부: 역사편 (바로가기)
"바이마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가이드 2부: 바이마르의 탄생과 정체성, 어떻게 즐길 것인가 (바로가기)
오늘은 바이마르 가이드 3부로 솔로 및 각 시나리오에 대한 소개, 어떻게 밸런스를 조정할 것인지, 왜 바이마르를 경험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주제로 작성해볼까 합니다.
1. 바이마르의 라운드 구성
이미 이전 글인 가이드 2부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다룬 내용이긴 하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는 의미로 라운드 구성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라운드가 시작하게 되면 제일 첫번째로 공화국 단계가 진행하게 됩니다.
1~6라운드까지 공화국 단계에서 효과를 적용하게 되는 라운드카드
위 이미지의 카드가 변동없이 사건으로 터지게 되며, 해당 효과를 적용하면서 라운드를 시작하게 됩니다.
2번째로 강령 단계를 진행하게 되는데, 일종의 자신만의 전략을 구축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핸드를 만드는 과정으로 일단 카드 구성을 보겠습니다.
바이마르 게임 내 카드 전체 구성
위 이미지의 녹색 칸을 먼저 보게 되면 각 정당 혹은 플레이어들은 4장의 고유 강령카드를 갖고 있으며, 매 라운드 강령단계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강령카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파란색 사건카드를 2장씩 받고, 해당하는 정당의 정당카드를 3장 받게 됩니다. 강령카드는 이번 라운드의 플레이어 고유의 전략을 대변하며, 사건카드 2장과 정당카드 3장으로 핸드를 준비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든 플레이어가 강령단계를 끝내면 다음으로 이 게임의 주요단계인 활동단계가 시작됩니다.
강령단계에서 만들어놓은 본인의 핸드 5장을 모든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1장씩 사용합니다. 카드에 적혀진 대로 이벤트로 사용도 가능하고, 행동이나 토론에 포인트로 사용도 가능합니다. 물론 상대방의 액션에 대한 대응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활동단계는 사실상 이 게임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플레이어가 카드 1장씩 사용할 때마다 현재의 정세, 흐름이 무질서하게 바뀝니다. 이 게임의 제목 바이마르 공화국, 말 그대로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양상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쿠데타를 일으킬 것인지, 상대진영을 공격할 것인지, 거리에 내몰린 국민들의 정서는 무시한 채 정당의 의석수를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할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딜레마는 게임의 양상을 다채롭게 만들어줍니다. 각자 소유한 5장의 카드를 돌아가며, 즉 20장의 카드 액션을 하는 내내 수없이 변동되는 양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야 말로 이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단계에서는 이런 활동단계에서의 결과가 반영되는 단계로 안건 마커와 공화국의 정세를 평가하면서 의석수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바이마르의 솔로 및 짧은 시나리오
이전까지의 설명들이 최대 6라운드까지 플레이 할 수 있는 바이마르의 주요 시나리오였다면 지금부터는 솔로 및 짧은 시나리오에 대해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2-1. 벼랑 끝에 선 공화국
이 시나리오는 솔로 플레이 전용으로 두 라운드 동안 진행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게임을 설명하기 전에 규칙과 게임 플레이를 익히는데 적합한 시나리오입니다.
솔로 플레이 시 플레이어가 운영해야 하는 2개의 진영
플레이어는 SPD와 일부 제한 사항이 있는 Zentrum을 플레이합니다.
솔로 플레이 시 플레이어의 반대 진영이 되는 "반자동" 봇(KPD, DNVP)
상대인 반자동 봇은 위 2개의 진영을 선택하며 의사결정표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게 됩니다.
앞서 설명드린 대로 솔로 플레이는 2라운드로 비교적 주요 시나리오에 비해 상당히 짧게 진행하게 됩니다. 2라운드가 끝나면 10가지 기준에 따라 승리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여기서 바이마르 솔로 게임에서의 봇이 상당히 재미있게 구현되어 있는데, 바로 일반적인 행동 순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순서에 의해서 봇의 플레이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에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당연히 플레이어를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진행하게 되며, 반자동 봇이라는 명칭과도 어울리게 플레이어들과 즐기는 것 못지 않은 괴로움과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솔로 플레이 시 승리를 위한 10가지 기준표
2라운드 정치 단계까지 진행한 후 승리를 위한 조건이 충족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승리기준 5개 이상을 충족하면 "작은 승리", 승리기준 8이상을 충족하면 "큰 승리"를 하게 됩니다. 이 외의 결과(조기 종료 포함)는 모두 패배 처리하게 됩니다.
그럼 더 들어가서 반자동 봇은 일반적인 행동 순서가 아닌 우선순위에 의해서 행동을 하게 된다고 알려드렸는데요, 솔로 플레이만으로도 이 게임을 얼마나 치밀하게 즐길 수 있는지 설명을 좀 덧붙여 볼까 합니다. 플레이어가 운영하게 되는 2개의 진영, 즉 SPD와 Zentrum 사이에도 엄연히 경쟁관계가 존재했듯이 한 플레이어가 2개의 진영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그 차별점을 구현했습니다.
일단 Zentrum은 제한된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행동점수 1점으로 토론을 할 경우에는 SPD가 통제하고 있는 안건 마크를 이동, 정당 기반 제거 행동을 하려고 하면 주사위 값으로 제거의 조건을 결정하고, 반자동 봇에 대한 대응 역시 주사위 값 얼마 이상이냐에 따라서 누가 대응할 것인지도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이외 모든 룰은 일반 룰에 의해 진행하면 됩니다.
그럼 봇은 어떻게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있을까요?
일단 룰북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 정당의 정신을 따릅니다: 시나리오 규칙으로 완전히 결정되지 않는 행동이 있다면, 의사결정표의 우선순위에 따라 봇이 최선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결정을 내립니다.
◉ 가능하면 항상 대응합니다: 봇은 대응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응을 수행합니다. ◉ 정치인 카드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봇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무작위 순서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정치인 카드로 대응할 수 없습니다.
◉ 쿠데타에 중립 노선을 취합니다: 쿠데타가 발생하면 다른 봇(또는 플레이어가 반쿠데타를 수행한 경우 두 봇 모두)의 유닛은 항상 중립으로 간주합니다.
◉ 위기 주사위 굴림에서 도시를 선택할 때: 위기 주사위 굴림 효과에 따라 도시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 봇은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도시 중에서 우선 순위가 가장 낮은 도시를 선택합니다.
◉ 안건 획득: 봇은 안건을 얻으면, 항상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합니다.
위와 같이 기본적인 주요규칙을 구성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에 따른 우선순위도 존재합니다.
KPD: Zentrum > SPD > DNVP
DNVP: SPD > KPD > Zentrum
부등호를 보면 아시겠지만 봇이 운영하는 진영끼리도 약간의 견제는 존재합니다.
봇이 행동하는 정당 기반과 유닛에 대한 도시 우선순위
봇이 자신의 정당 기반이나 유닛을 놓을 도시를 선택해야 할 때마다 위 표를 참고합니다. 놓을 대상에 따라 "정당 기반" 또는 "유닛" 두 가지 조건만 참고합니다. 봇은 먼저 1번 조건을 충족하는 도시 중에서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도시를 선택합니다. 1번 조건에 맞는 도시가 없다면 모든 도시 중에서 2번 조건을 충족하는 도시를 선택합니다. 그 외의 경우 다른 조건은 고려하지 않고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도시를 선택합니다.
플레이어들이 카드 행동을 할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정세를 세세하게 묘사하듯 봇과의 플레이에도 그 가변성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령카드의 선택하는 방법, 활동 단계에서 이벤트와 점수의 활용방법, 토론으로 행동할 때의 각각의 조건, 도시행동, 쿠데타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치밀한 상대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2-2. 형제 전쟁
이 시나리오는 플레이어 4명을 위한 시나리오로 1,2라운드만 진행합니다. 따라서 "형제 전쟁"은 주요 시나리오의 시작 부분과 유사하지만 훨씬 짧습니다. 게임을 처음하는 플레이어가 있거나 시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게임에 입문하기 적합한 시나리오입니다.
2개의 무장 노동자 부대가 경찰과의 충돌을 준비하는 과정
2-3. 화산 위에서 춤을
이 시나리오는 플레이어 4명을 위한 시나리오로 마지막 5, 6라운드만 진행합니다. 이 시나리오는 제5라운드에서 시작하며 재정 위기와 NSDAP의 부상으로 인해 공화국에 큰 시련이 닥쳤던 1929년부터 1933년까지의 시기를 다룹니다. 이 시기는 DNVP에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SPD와 Zentrum 은 함께 DNVP를 약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영 안이 통과된다면 경제적 안정을 이룰 수 있지만 DNVP에게 위험과 잠재적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형제 전쟁을 플레이 해 본 분들에게 추천드리며, 이미 게임이 진행된 양상을 반영해서 세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2-4. 주요 시나리오
결과적으로 솔로모드 및 짧은 시나리오 2개 모두 풀 게임인 주요 시나리오를 즐기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숙련자들이 즐기더라도 적지 않은 플레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게임을 즐기는 내내 그 시간이 길다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된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이란 걸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히틀러-루덴도르프 쿠데타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이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려 있습니다.
3. 가이드를 마치며
바이마르는 역사적 배경에서 언급했듯이 기존 우위 세력이었던 SPD의 체제 안정추구, SPD에서 파생되어온 Zentrum의 범용성, 기존 우위 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독일 시민들의 열망을 담은 KPD와 DNVP의 체제 전복의 목적이 어우러진 각기 다른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바이마르를 경험하게 된다면 플레이어들은 각자 서로 다른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경쟁게임들이 그렇듯 이 게임 역시 순위를 다퉈야 한다는 점에서는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지만, 턴이 넘어갈 때마다 느끼게 될 가변성과 변화 무쌍함은 여태 즐겨왔던 다른 게임들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느끼는 바가 다릅니다. 취향도 짜릿함을 느끼는 포인트도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도 모두 다릅니다. 누구에게는 최고의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 지루한 게임일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허나 가이드 3부의 제목처럼 왜 바이마르를 경험해야 하는가 라는 부분에서 생각을 해본다면 제가 생각하고 있는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럭저럭 취미의 한 귀퉁이로 여겨지던 보드게임의 그레이드가 얼만큼 올라왔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게임이라고 말입니다.
역사를 체험하는 부분, 연기자 처럼 누군가가 되어서 메소드 연기를 즐기는 그런 느낌. 의석을 늘리기 위한 치열한 장외투쟁. 마치 역사책을 읽어가며 깊이 빠져드는 것과 같은 간접 체험의 정점에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바이마르는 역사를 재현하기 위한 게임이 아니며, 역사의 재현을 시스템으로 구축한 전쟁, 역사를 테마로 유로를 가미한 훌륭한 테마게임입니다. 형태만 다를뿐 적절한 견제의 조건이 맞취진다면 적당한 자유도도 선사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주는 즐거움을 넘어서서 바이마를 체험한다는 그 자체가 갚진 경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게임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언젠가 게임을 하면서 한번쯤 떠올렸을 법한 의구심, 바이마르를 경험하고 나서 생각해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